[인터뷰] '미세스 다웃파이어' 임창정 2시간 파일 매일 돌려 듣는 이유

이현아 2022. 9. 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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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샘컴퍼니 제공

서하얀의 남편으로 요즘 더 유명한 가수 겸 배우 임창정이 근 10년 만에 뮤지컬 무대에 복귀했다. 벌써 개막 한 달이 되어가는 뮤지컬 ‘미세스 다웃파이어’(샤롯데씨어터 11월 6일까지)로 오랜만에 노래와 연기 잘하는 임창정으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임창정의 뮤지컬 나들이는 2012~2013년 공연한 ‘벽을 뚫는 남자’ 이후다.

임창정은 고 로빈 윌리엄스의 여장으로 유명한 동명의 영화를 각색한 이 뮤지컬에서 주인공 다니엘로 변신 중이다. 다니엘은 이혼 후 아이들과 함께 지내기 위해 노년의 가정부 다웃파이어 부인으로 변신하는 철부지 아빠이자 남편. 2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 대부분을 무대에 올라 극을 이끌고 있다.

대사와 노래뿐 아니라 다니엘이 ‘미세스 다웃파이어’로 변장할 때마다 무대 위에서 실시간으로 특수 분장을 하는 퀵 체인지와 탭 댄스, 브레이크 댄스, 복화술과 밴드 악기인 루프 머신까지…. 임창정이 무대 위에서 해내야 하는 게 한둘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체력적 부담이 엄청나다”면서 “무대가 한 번 끝나면 몸무게가 2∼3㎏은 빠져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임창정은 처음 이 뮤지컬의 출연 제안을 받고 ‘내가 민폐가 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었다. 무대 위에서 30초 만에 옷을 갈아입고 춤과 대사까지 해야 할 것이 정말 많기 때문이라 쉽지 않은 역할로 받아들여졌다.

임창정은 “잠깐만 집중을 안 해도 바로 실수가 터진다. 이제 11번 정도 무대에 올랐는데 아직도 매일 첫 공연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데뷔한 지 벌써 30년이 넘었는데도 뮤지컬 무대를 앞두고는 ‘그러려니’가 안 된다. 지금도 공연 직전이 되면 몸이 벌벌 떨리고 침이 바짝바짝 마른다”고 말했다.

사진=샘컴퍼니 제공

이런 말이 엄살이 아닌게 매일 대사 암기를 위해 학창 시절 숙제하는 기분으로 그 많은 분량의 대사와 노래를 소화하려 애쓰고 있다. 임창정에 따르면 상대 배우와 대사와 노래 반주가 녹음된 2시간 분량의 파일을 만들었다.

실수를 줄이려 다른 이들보다 일찍 공연장에 도착해 파일을 매일 몇 번이고 반복해 돌려 들으며 대사와 가사를 까먹지 않으려 노력한다. 임창정은 “빽빽이라고 하나. 어렸을 때 종이에 내용을 꽉 채워 쓰면서 달달 외웠던 것처럼 하고 있다”고 했다.

매일 머리에 쥐가 나도록 노력했지만, 현장에서 터지는 불상사에 멘붕이 온 적도 물론 이었다. 무대 위에서 입은 옷의 지퍼가 고장 났고, 분장을 신경 쓰다 대사를 통째로 잊어버리는 아찔한 상황도 맞았다. “평생 처음 느껴보는 자괴감이 들었다”는 임창정은 이후로 공연 중 인터미션(휴식시간)은 물론 1~2분 잠깐 짬이 날 때도 절대 쉬는 법이 없다. 대사, 노래를 숙지하고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 정도로 임창정에게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부담이 큰 작품이지만 해냈을 때의 기쁨도 그만큼 비례한다. “오늘도 해냈구나”라는 안도감과 함께 관객들이 고생했다고 말해주는 것과 같은 보상을 받는 느낌이다. 임창정은 “커튼콜 무대에 나갈 때마다 감동이 온다”고 말했다.

사진=샘컴퍼니 제공

임창정에게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단순히 이력 한 줄을 쓰는 의미가 아니다. 작품의 이력에 임창정이라는 배우의 이름을 남길 수 있어 영광인 작품으로 다가온다. 임창정은 “이렇게 멋진 작품에 내가 일조해서 그 수많은 톱니바퀴 중 하나가 되어 있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이 작품을 하게 된 게 내 인생의 큰 행운이다”고 설명했다.

임창정은 본업은 물론 제작자로도 나서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캐스팅부터 음반 제작까지 세세한 것까지 직접 챙긴 5인조 걸그룹 미미로즈가 지난 16일 공식 데뷔했다. 미미로즈는 정상 궤도에 올린 후에는 솔로 가수와 보이그룹에도 손을 댈 계획이다.

임창정은 “후배 양성은 운동선수가 나중에 코치가 돼 후배를 가르치고 싶어하듯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무대에서 노래하며 남들에게 행복을 줬던 일을 후배들이 다시 수십 년 더 이어갈 수 있도록 가르쳐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현아 기자 lalalas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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