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SRBM 쏜 다음날..동해에 한·미 함정 20여척 떴다
부산에 입항했던 미국 해군 항공모함강습단이 사흘만인 26일 오전 동해로 이동했다. 한ㆍ미 해군이 이날부터 나흘간 동해 공해상에서 갖는 대규모 연합훈련을 위해서다.
전날 북한이 평안북도 태천군 일대에서 동해쪽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1발을 쏜 상황에서 훈련이 시작됐다. 이번 훈련에는 한ㆍ미 해군 함정 20척 이상이 참여한다.
미 항모강습단을 이끄는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76)은 이날 오전 10시쯤 부산작전기지를 떠났다.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 챈슬러스빌함(CG 62), 알레이버크급 이지스 구축함 배리함(DDG 52)과 벤폴드함(DDG 65) 등 항모 호위 함정들도 이동 중이다.
국내에 입항하진 않았지만, 로스앤젤레스(LA)급 공격형 핵추진 잠수함인 애나폴리스함(SSN-760)도 훈련에 나선다. 애나폴리스함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쏠 수 있는 12문의 수직발사관(VLS)을 갖추고 있다. 훈련 장소인 동해 공해상에선 북한 전역이 사정권이다.
한국 측에선 이지스 구축함 서애류성룡함(7600t급), KDX-Ⅱ급 구축함 문무대왕함(4400t급) 등이 훈련에 참가한다.
미 핵항모가 참가해 한국작전구역(KTO)에서 한ㆍ미가 연합훈련을 하기는 지난 2017년 11월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당시로 북한이 6차 핵실험(2017년 9월)을 강행하자 매우 이례적으로 항모 3척을 동원해 훈련했다.
이번 훈련에는 레이건함 함재기인 F/A-18 전투기, E-2D 조기경보기, EA-18G 전자전기 등은 물론 공군의 F-15K·KF-16 전투기, 미 육군의 아파치(AH-64E) 공격헬기 등도 참가한다. 대수상전, 대잠전, 방공전, 전술기동훈련 등 다양한 해상훈련을 하기 위해서다.
특히 아파치 헬기는 해상으로 침투하는 적의 특수전부대를 바다에서 격멸하는 대특수전부대작전(MCSOF) 훈련에 투입된다. 군 소식통은 “북한 특작부대의 함대 공격을 가정해 육지에서 이륙한 아파치가 해안가에서 이들을 선제적으로 공격하는 시나리오로 훈련이 진행된다”고 귀띔했다.
이번 훈련이 지난 5월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미국 전략자산 전개의 신호탄인 만큼 북한은 SRBM을 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연합훈련이 끝나면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하는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가 다음 달 16일 개막할 예정이어서 “북한이 도발 수위를 조절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시기인 만큼 핵실험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전략무기와 관련한 군사적 도발은 강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KTO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에서 SRBM 발사 등 추가적인 도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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