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젠 '믿보배' 임윤아 "'그 캐릭터로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2022. 9. 26. 08:00
[한국경제TV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빅마우스’를 통해 한계 없는 캐릭터 소화력을 보여준 소녀시대 멤버이자 배우인 임윤아는 이제 믿고 보는 배우로 인정해줘도 될 듯하다.
매회 화제를 낳았던 MBC 금토드라마 ‘빅마우스’가 아쉬움 속에 지난 17일 16회를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오랜 시간동안 촬영해온 결과물이 많은 사랑을 받아서 정말 좋고 감사해요. 첫 느와르 작품이었는데 제 캐릭터도 그렇고 작품 자체를 사랑해주셔서 기억에 많이 남는 작품이 될 것 같아요.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있긴 했지만 열심히 준비해온 모든 걸 다 좋게 봐주셔서 힘을 낼 수 있었어요. 제가 활동한 15년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해가 되지 않을까 해요.”
‘빅마우스’는 우연히 맡게 된 살인사건에 휘말려 교도소에 갇힌 10% 승률의 생계형 변호사 박창호(이종석 분)가 생존과 가족보호를 위해 희대의 사기꾼 빅마우스를 자처하게 되면서 발생하는 특권층 내부의 이야기를 보여주는 느와르 물이다.
“느와르 톤의 신선한 느낌, 긍정적이고 지혜로운 미호의 모습에 끌렸어요. 작품 초반부터 받아들였던 다크 결말이 내심 안타깝지만, 나름의 메시지가 있어요. 오충환 감독님도 첫 느와르여서 결과물이 궁금하다고 하셨는데, 완성된 장면들을 보니 대본보다 훨씬 재밌게 잘 표현된 것들이 많았어요. 소통해보니 저처럼 약간 말랑말랑한 느낌들을 좋아하심을 느꼈고, 나중에 다른 작품으로도 함께 하자고 이야기했어요.”
임윤아는 극중 여주인공 고미호 역을 맡아 활약했다. 남편 박창호의 사건해결을 돕기 위한 조력자로서의 역할과 함께, 간호사로서의 사명을 능동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모습이 윤아의 똑 부러지고 긍정적인 이미지와 함께 더욱 자연스럽게 비쳐져 안방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미호 그 자체였다.
“대본을 받고 미호의 캐릭터 자체가 대단하고 멋있다는 생각이 컸어요. 그래서 인물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죠. 미호는 딱 두 가지로 이뤄져 있어요. 가족에 대한 마음과 직업에 대한 사명감이요. 그런 부분들을 주체성 있게 보여드려서 고구마 없이 시원시원하게 봐주신 부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극중 실마리인 모범수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자 직접 구천교도소의 간호사로 취업해 혈액샘플을 채취하는 한편, 사건 핵심공간인 양어장을 몰래 탐색하다 방사능에 피폭돼 급성 림프종 말기로 사망하는 엔딩은 기존 국내 느와르물 속에서 찾기 어려운 능동적인 여성캐릭터의 한 모습을 완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호의 죽음 결말은 초반부터 알고 있었어요. 작가님과 감독님 모두가 고민을 많이 하셨던 부분이었다고 들었어요. 물론 시청자의 시선으로는 저도 안타깝기는 해요. 하지만 그만큼 고민의 결과물이기도 하고, 그 나름대로 결말을 위한 복선이자 미호를 위한 창호의 마음을 보여주는 마무리라고 생각해요.”
임윤아가 많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었던 건 제작진의 선구안도 있었겠지만 촬영장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촬영에 임했던 임윤아의 노력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미호는 실제 저보다 훨씬 대범하고 능동적이에요. 그러다보니 저 스스로도 좀 더 능동적인 모습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밝은 캐릭터를 하다보면 평소에도 밝아진다는 말을 들었는데, 저는 그러지 않을 줄 알았지만 주변에서 그렇게 이야기하더라고요.”
마지막 회에서 고미호는 남편 박창호에게 ‘좋은 빅마우스가 되어 달라’는 말을 남기고 죽음을 맞는 엔딩으로 안방극장을 눈물짓게 만들었다.
“과거장면에는 창호와의 알콩달콩 로맨스, 가족과의 단단한 애정을 보여주면서 서사를 쌓기 위해 노력했어요. 또 창호가 교도소에 들어간 이후에는 온전히 남편을 믿으면서, 강인하고 현명한 모습을 표현하려 했죠. 그 외에는 직업적인 사명감을 표현하는 것에 무게를 뒀어요. 이종석이 감독님께 저를 추천했다는 말을 듣고 물어봤는데, ‘너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라고 말해서 재밌었어요. 함께하는 것은 처음이었지만, 멤버 효연 언니의 친구로 안부정도는 묻는 사이였기에 촬영 자체는 편했어요. 가까이서 호흡해보니 디테일한 감정까지 잘 살리는 모습이 돋보였어요.”
‘빅마우스’는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는 물론, 마지막회가 무려 13.7%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 속 종영했다.
“멤버들이나 주변 분들이 빅마우스가 누구냐고 많이들 물었어요. 그만큼 많이 봐주시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죠. 또 창호-미호 커플에게 ‘호호커플’이라는 애칭을 붙이시고, ‘미호의 캐릭터가 멋지다’라는 표현을 해주시는 것에 정말 감사했어요. 제가 볼 때는 늘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조금씩 앞으로 걸어가는 모습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임윤아의 흥행은 과거 연기자 데뷔 직후부터 시작됐다. 2008년 KBS1 ‘너는 내 운명’에서 장새벽 역으로 활약했다. 한동안 ‘새벽이’라고 불리던 임윤아는 드라마 ‘총리와 나’, ‘왕은 사랑한다’, ‘THE K2’, ‘허쉬’ 등 다수 작품에서 주연 배우로 활약하며 연기의 중심을 잡아갔다.
“‘너는 내 운명’ 때 열심히 했어요. 배우로서 꼭 필요한 좋은 경험과 배움을 준 작품이에요. 그 덕분에 다른 캐릭터들을 펼칠 수 있었죠. 그동안 저도 모르게 쌓이는 것들이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15년 차 배우 임윤아가 완벽하게 연기자로 설 수 있던 작품은 영화 ‘공조1’과와 ‘엑시트’다. ‘공조1’에서는 분량이 적었지만 생활감 있는 연기로 박수를 받았다. ‘엑시트’에서는 조정석과 함께 유쾌한 케미를 보이며 942만 명의 관객을 이끌어냈다.
“소녀시대 데뷔와 거의 비슷하게 배우활동을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어요. ‘배우’라는 타이틀에 좀 어색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이러한 생각이 2017년 ‘공조1’을 기점으로 새로워진 것 같아요. 지금은 하나하나 배우로서 쌓아가면서, 인간적으로 제 스스로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고민하고 있어요.”
임윤아는 현재 절찬리에 상영 중인 영화 ‘공조2: 인터내셔날’에서 드라마 속 모습과는 상반된 능청스럽고 사랑스러운 매력의 뷰티 유튜버 박민영 역으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 모두를 성공시키는 ‘흥행퀸’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공교롭게 여러 분야 활동이 겹쳤어요. 하나하나 모두 좋은 결과를 내게 돼서 감사한 마음이 커요. 활동할 때 ‘그 캐릭터로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기분이 좋더라고요. 각자 역할과 그리고 소녀시대 윤아로 봐주시고 불러주시는 게 정말 좋다고 느껴져요. 늘 주어진 상황을 잘 걸어가려고 노력하고 있고, 제가 가는 길을 봐주시는 분들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아서 감사해요. 배우나 가수로는 물론 인간적으로도 그 나이에 그 시기에 맞게끔 경험해 볼 것들을 경험하며 차곡차곡 지혜롭게 쌓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빅마우스’를 통해 연기력을 입증한 임윤아. 그는 곧바로 차기작을 택했다. 꿋꿋하게 본인의 연기를 펼치는 임윤아의 미래가 더욱 기대된다.
“내년 개봉예정이라고 들은 영화 ‘두 시의 데이트’ 촬영을 마쳤어요. 하반기는 내년 방영될 ‘킹더랜드’ 촬영을 계속 할 것 같아요.”
디지털이슈팀 유병철 기자 onlinenews@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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