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발언 논란.. 李 "불의 방관은 불의" vs 대통령실 "가짜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에 더불어민주당의 전방위 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통령실에서 ‘가짜뉴스’라는 언급이 나왔다. 윤 대통령 발언 논란을 두고 에둘러 지원 사격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 발언 영상을 최초 보도한 MBC를 향해 “의도된 조작”이라고 반격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민주당은 ‘외교 참사’라는 주장을 앞세워 인적쇄신 등 책임론을 꺼내 들었다.
25일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논란을 이명박정부 당시 ‘광우병 사태’에 빗댔다.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의 발언 영상을 처음 보도한 MBC를 겨냥해 “야당과 좌파 언론은 이번 윤 대통령의 순방을 제2의 광우병 조작 선동의 기회로 이용하고자 했다”며 “이번 사건에서 MBC가 보여준 행태는 신속한 보도가 아니라 신속한 조작이었다. MBC 뉴스는 정치투쟁 삐라 수준”이라고 비난했다.
권 의원은 MBC를 향해 “팩트부터 확인했어야 한다.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의 성격과 주변 참모와의 대화를 통해 맥락적 분석도 했어야 한다”며 “그러나 MBC는 정반대로 행동했다. 윤 대통령 발언에 이어 박진 외교부 장관이 ‘야당을 잘 설득해 예산을 통과시키겠다’고 답했는데 이를 보도하지 않았다. 여기서 야당은 미국이 아니다. 애초부터 ‘미국’이나 ‘바이든’을 자막으로 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MBC는 지난 22일 윤 대통령의 발언 영상을 보내면서 ‘(미국)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자막을 달았다. 이후 대통령실은 약 15시간 뒤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고, 국회 역시 미국 국회가 아닌 한국 야당을 지칭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대통령실은 다만 윤 대통령이 ‘이 XX들이’라며 비속어를 썼다는 논란은 부인하지 않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에서는 ‘가짜뉴스’라는 단어가 나왔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4차 고위 당정협의회 모두발언에서 “경제가 어려워지면 꼭 나타나는 현상이 있는데 첫째로 경제범죄가 늘고, 둘째는 가짜뉴스가 급증했다”며 “가짜뉴스는 국민을 분열시키고 정부 신뢰도를 떨어뜨려서 가뜩이나 어려운 민생을 더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야당의 공세와 비속어 논란 관련 언론 보도를 향해 에둘러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지원 사격도 이어졌다. 나경원 전 의원은 “MBC는 의도된 왜곡, 조작에 따른 국익 훼손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수영 의원은 “신뢰성 떨어지는 모 방송사가 나쁜 정치적 의도로 ‘이 XX’ ‘바이든’을 집어넣었다”며 “비과학적 자세를 보인 이들은 아직까지 어떤 우를 범했는지 애써 무시하고 있다”고 했다.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은 지난 24일 “조작된 광우병 사태를 다시 획책하려는 무리가 스멀스멀 나타나고 있다”며 “정파적 이익에만 몰두해 가짜뉴스를 확대 재생산하는 작태가 치졸한 파파라치 같다”고 논란에 대응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4일 “불의를 방관하는 건 불의다. 의를 위한다면 마땅히 행동해야 한다”며 윤 대통령 발언 논란을 저격한 것을 두고도 반격이 이어졌다.
권성동 의원은 이 대표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이 대표님 정계 은퇴 선언입니까?”라고 비꼬았다. 김 의원은 “이 대표의 불의를 철저히 수사해 심판하는 것이 윤석열정부의 역사적 숙명”이라고 했다.
조수진 의원은 이 대표가 과거 형수에게 욕설한 내용을 다룬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하고 “이것이 진짜 욕설”이라고 비꼬았다. 다른 글에서는 “이 대표가 언급할 자격이 있나요?”라고 반문했다.
민주당은 ‘외교 참사’를 주장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25일 취재진에게 “(대통령실 거짓 해명을) 민심 분기점이라고 해야 할지, 폭발력이 상당한데 그런 차원에서 이 대표도 글을 쓴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거짓말로 인해 윤석열정부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높아질 것이고, 그에 따라 (민주당이 요구해 온) 특검이나 국정조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영환 원내대변인도 같은 날 “윤석열정부의 외교 참사는 삼진아웃”이라며 “민주당은 박진 외교부 장관과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그리고 김은혜 홍보수석의 경질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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