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권'부터 '국회부의장'까지..움직이는 與 중진들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 찾아 당심 확보 분주
서병수·정우택·김영선·홍문표, 부의장 물망
'이준석 가처분' 따라 상황 출렁..당내 눈길 쏠려
당내 중진 의원들의 움직임에 국민의힘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깝게는 여당 몫 국회부의장부터 멀게는 당대표와 원내대표까지 미래 당내 역할을 좌우할 위치에 대한 중진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어서다. 차기 당내 지위와 역할에 따라 윤석열 정부 조력 여부와 함께 정치적 위상도 달라지는 만큼 벌써부터 당 중진들의 눈치싸움이 벌써부터 가중되고 있는 모양새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내 차기 당권주자들의 대구·경북(TK) 행이 본격화 되고 있다. 대구·경북 등 영남권은 보수의 심장이라 불릴 만큼 다수의 당원이 포진하고 있어 당심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지역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당원투표 비율이 70%에 달하는 만큼 사실상 당심이 당권을 좌우한다.
이에 당권 도전파들은 언제든지 당심을 움직일 수 있는 위치를 선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미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김기현(4선·울산 남을) 의원이 일찌감치 영남권을 찾은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김 의원은 이달 7일 대구를 찾아 당원 특강과 간담회 일정을 소화한 데 이어 오는 30일에 재차 대구 엑스코를 찾아 당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할 예정이다.
역시 당권에 도전하는 안철수(3선·경기 성남 분당갑) 의원도 지난주 경북 영주·구미와 대구를 방문하며 영남권 당원과의 만남을 가졌다. 특히 지난 21일에는 홍준표 대구시장과도 만나 "당이 빨리 정상화돼야 한다"고 의견을 나누면서 당심 확보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이외에 당 안팎에서 당권 도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윤상현(4선·인천 동구미추홀구을)도 28일 대구 한방의료체험타운을 방문해 청년층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강연에 나선다. 유승민 전 의원도 오는29일 경북대에서 학생들에게 '무능한 정치를 바꾸려면'을 주제로 강연한다.
조경태(5선·부산 사하을) 의원도 당권 도전을 위해 영남권 공략에 나선다. 조 의원은 26일부터 대구와 경북 안동, 영주를 방문해 지역 당원들과 만날 계획이다. 조 의원은 "우선 대구를 방문해 당권에 도전하는 포부와 의미 등을 밝힐 예정"이라며 "이후 당원이 많은 경북 지역을 찾아 그 분들의 생각과 애로사항 그리고 우리 당이 나아가야할 방향이나 쇄신할 부분들을 들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국회부의장 자리와 관련한 중진들의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새 비대위를 책임지면서 국회부의장 자리를 내려놓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 몫 국회부의장으로 거론되는 의원들은 주로 당내 최다선인 5선 의원들이다. 국회부의장은 당내 최다선, 당내 연장자가 맡는 것이 관례기 때문이다.
이에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5선의 서병수(부산 부산진갑·1952년생) 의원이 꼽힌다. 역시 5선인 정우택(충북 청주상당·1953년생) 의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이외에 국민의힘 몫 최초 여성 국회부의장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김영선(5선·경남 창원의창·1960년생) 의원도 물망에 오른 상태다.
당내 일각에선 홍문표(4선·충남 홍성·예산군) 의원에게 부의장 자리가 돌아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의원은 4선으로 앞선 다른 5선 의원들에 비해 선수는 부족하지만 1947년생으로 최고령자이기 때문이다. 홍문표 의원측은 "당이 힘든 상황에서 조심스럽긴 하지만 국회 최고령인 만큼 안정적으로 여야 간 의견을 조율할 능력은 충분하시기에 기회가 온다면 맡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국회부의장 관련 움직임이 현실화되기 위해선 이준석 전 대표가 제기한 가처분 리스크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황정수)는 오는 28일 오전 11시 이 전 대표가 신청한 ▲당헌 개정 전국위원회 효력 정지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직무집행정지 ▲비대위원 6명 직무집행정지 등 3~5차 가처분을 일괄 심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법원이 이번에도 이 전 대표의 손을 들어줄 경우 다시 3차 비대위를 추진하는 건 어렵다는 게 당내 중론이다. 재차 비대위원장을 물색하고 비대위 인선에 시간을 쏟기보단 일단 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정기국회를 넘긴 뒤, 신속하게 차기 지도부를 꾸리는 것이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서다. 만약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현 비대위도 해산될 수 있기 때문에 국회부의장 자리는 다시 정 위원장에게 돌아갈 수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대표뿐만 아니라 원내대표 자리도 주호영 현 원내대표가 내년 4월까지만 임기를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아 벌써부터 하마평이 돌고 있다"며 "당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당대표, 원내대표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가능성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만큼 자리를 위한 움직임은 너무 당연한 것이고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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