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시위 확산, 어린이 포함 최소 50명 사망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가 히잡(이슬람 세계의 여성 머리수건)을 부적절하게 착용했단 이유로 경찰에 끌려가 의문사한 뒤 촉발된 이란의 반정부 시위가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 17일 아미니의 장례식 직후 시작된 시위가 현재 이란 전역의 80여 개 지역으로 확산했으며, 이날까지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50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전날 이란 국영언론은 최소 35명이 사망했다고 전했지만, 인권단체들은 실제 사망자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국제엠네스티는 언론인 17명을 비롯한 수백 명이 보안군에 끌려가 구금됐다고 전했다. 초기에 “여성·생명·자유”를 요구하던 시위대는 시간이 지나면서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란 구호까지 외치고 있다. 소셜미디어 영상에 따르면 시위에는 분노한 젊은 여성들이 대거 참가하고 있다. 시위대는 여성 복장을 폭력적으로 단속해 온 ‘도덕 경찰(종교 경찰)’의 본부도 공격했다.
에브라임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평화에 반하는 폭도들을 단호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아미니 사건은 이란의 개인 자유에 대한 제한, 여성에 대한 엄격한 복장 규정, 제재로 휘청거리는 경제 문제에 대한 국민 분노에 불을 붙였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수 강경파인 라이시 대통령의 집권 이후 관료 부패와 무능한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지난 수년간 쌓였던 불만이 한꺼번에 터져나왔다.
CNN은 이란 당국이 인터넷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고 전했다. 그러자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이란에 제공하기로 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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