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인데 4주째 화제성 1위 '스맨파'..점점 세지는 화력

민경원 2022. 9. 25.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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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 맨 파이터'에서 리더 계급이 선보인 지코의 '새삥' 무대. 사진 Mnet

Mnet ‘스트릿 맨 파이터’(스맨파)가 남다른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1.3%(닐슨코리아 기준)로 출발한 시청률은 여전히 1%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 결과 비드라마 부문 화제성은 4주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다.
댄스 경연을 벌이고 있는 8팀 중 엠비셔스ㆍ위댐보이즈ㆍ원밀리언 등 3팀이 출연자 화제성 톱 10에 오르는 등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그동안 조명받지 못했던 여성 스트리트 댄스팀 경연으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예능 판을 사로잡은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에 이어 Mnet의 간판 시리즈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다.


‘새삥’ 안무 영상 타고 음원차트 정상


계급 미션을 위해 만든 지코의 ‘새삥’이 22일 지니 일간 차트 1위에 오르는 등 음원 반응도 뜨겁다. 지코는 별다른 방송 활동을 하지 않았지만, 위댐보이즈의 바타가 만든 안무와 각 팀의 리더가 모여 선보인 무대가 유튜브에서 화제를 모으고 틱톡 챌린지로 이어지면서 역으로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한 것이다. 이미 2020년 ‘아무노래’로 챌린지 덕을 톡톡히 봤던 지코지만, 뉴진스·아이브·블랙핑크 등 지난 여름부터 이어지는 걸그룹 강세 속에 보여준 선전으로 더욱 눈에 띈다.

지난해 ‘스우파’에서 리더 계급이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헤이 마마’는 프랑스 DJ 겸 프로듀서인 데이비드 게타가 2014년 발표한 6집 수록곡이었지만, 퍼포먼스 음원을 직접 만든 것도 달라진 부분. 최정남 PD는 “댄서들이 음원 저작권 문제로 방송에서 춤을 보여주는데 제약이 있어서 아쉬웠다”며 “댄서들만을 위한 신곡을 만들고 마음껏 퍼포먼스를 펼치게 돕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후 이어질 메가 크루 미션 등에 사용될 음원도 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스트릿 맨 파이터'에서 프라임킹즈 리더 트릭스가 배틀을 벌이고 있는 모습. 사진 Mnet

‘쇼미더머니’ ‘프로듀스’ 등 대형 시리즈를 잇는 IP(지적재산)를 발굴한 만큼 Mnet도 사활을 걸고 있다. ‘스우파’에 이어 여고생을 대상으로 한 스핀오프 ‘스트릿댄스 걸스 파이터’, ‘스맨파’에 출연할 프로젝트 크루를 결성하는 프리퀄 ‘비 엠비셔스’ 등을 줄줄이 선보인데 이어 지난 3월에는 유튜브 채널 ‘더 춤’도 별도로 개설했다.
크루별, 멤버별 직캠이나 풀캠은 물론, 본방송 후 코멘터리 영상이나 곡마다 안무를 가르쳐주는 튜토리얼 영상까지 올라온다. 탈락팀이 생길 때마다 티빙에서 공개되는 비하인드 등 부가 콘텐트만 여러 편이다. 편집 논란, 분량 논란이 끊임없이 제기되면서 모색한 활로이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시대를 맞아 가능해진 전략이기도 하다.


“드라마가 80%, 춤은 20%” 지적도


하지만 이같은 소비 방식의 변화는 되려 흥행의 걸림돌로 작용하기도 한다. 가수 박재범이 유튜브에 올린 ‘스맨파’ 리뷰 영상에서 “드라마가 거의 80%이고 춤이 20%”라고 지적한 것처럼 춤은 뒷전으로 밀리고 서사가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본방 대신 유튜브 무대만 챙겨보거나 아예 프로그램을 이탈하는 경우도 발생하는 탓이다.
강미진(34)씨는 “정통 힙합을 추구하는 뱅크투브라더스나 걸리쉬한 춤을 소화하는 어때 등 그동안 언더신에서 주로 활약해온 팀이 나온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통편집 수준이라 춤을 어떻게 췄는지, 심사를 제대로 했는지 보려면 유튜브를 따로 찾아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동안 본방에서 찾아보기 힘들던 뱅크투브라더스가 배틀 강자인 프라임킹즈를 이기고 다음 라운드로 올라가자 저지(심사위원) 보아 등을 향한 악플이 쏟아지면서 소속사가 나서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스트릿 맨 파이터' 저스트절크 메가크루 미션 영상. 유튜브 공개 4일 만에 조회 수 400만회를 기록하는 등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 Mnet

‘스우파’가 댄서들끼리 서로 존중하고 연대하는 모습으로 주목받은 것과 달리 갈등을 부추기는 미션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권영찬 CP는 제작발표회에서 “여자 댄서들의 서바이벌에는 질투, 욕심이 있었다면 남자 댄서들은 의리와 자존심이 자주 보였다”는 발언으로 뭇매를 맞았지만, 안무 카피 경쟁 결과 진 크루가 이긴 크루의 백업 댄서로 무대에 서서 병풍 역할을 하게 하는 등 더 큰 갈등을 유발하는 모양새다. 새 기획사 모어비전을 설립해 오랫동안 함께 활동해온 ‘스우파’ 우승팀 홀리뱅, 댄스 크루 MVP 등을 영입한 박재범은 “이제 ‘백업’이라는 단어 자체를 안 쓴다. ‘스맨파’ ‘스우파’를 떠나 지금은 춤이나 댄서들의 입지가 많이 올라온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스맨파’에 나온 크루들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은 팀이다. ‘스우파’처럼 충분히 서로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수 있었는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가는 느낌”이라고 짚었다. 아직 방송 전이지만 유튜브 공개 4일 만에 조회 수 400만회를 기록한 저스트절크의 메가 크루 영상이나 이미 경연에서 탈락했지만 프라임킹즈 트릭스 TV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한 메가 크루 영상 등을 언급하며 “유튜브에서 만들어진 화제성이 다시 방송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비 엠비셔스’가 배출한 엠비셔스가 출연하는 게 흥행 포인트가 될 수도 있지만 프리퀄로 인한 피로도가 누적되는 것도 간과할 수 없다”며 “결국 경연 프로그램이 성공하려면 크루나 출연자의 캐릭터가 잘 보여야 하는데 자극을 더하는 방식으로는 후속 시리즈를 계속 끌고 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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