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SA, 인류 첫 소행성 충돌 실험 실시간 생중계[과학을읽다]
고성능 카메라-큐브 위성으로 촬영, 지상망원경으로도 측정 가능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오는 26일 오후(한국시간 27일 오전) 지구에서 1100만km 떨어진 목성 인근 우주에서 인류 최초의 소행성 충돌 실험이 실시된다.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돼 누구나 지켜볼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6일 오후 7시 14분(미국 동부시간) 세계에서 처음으로 소행성ㆍ혜성으로부터 지구를 방어하는 기술을 실험하기 위해 실시하는 '쌍둥이 소행성 경로 변경 실험(DARTㆍ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 )'을 실시간 온라인 생중계한다고 25일 밝혔다.
이 생중계는 NASA의 자체 TV 채널 및 홈페이지,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 계정 등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 충돌 한 시간여 전인 오후 6시부터 NASA의 존스 홉킨스 응용물리연구소(APL) 주최로 생중계 방송이 시작된다. 오후 8시부터는 APL의 전문가가 해설 방송도 진행한다. DART 우주선은 고성능 망원경인 DRACO를 장착해 목성과 유로파 위성의 위치를 촬영해 목표 지점인 디디모스 소행성의 위치를 찾아내 비행하는 자동항법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NASA는 "이번 테스트는 우주선이 목표 소행성을 스스로 찾아내 고의적으로 충돌해 지상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있을 정도로 소행성의 경로를 변경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것"이라며 "지구 충돌 위험이 있는 소행성이 발견될 경우 더 잘 대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같은 경로 변경이 어떤 경우라도 지구에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NASA는 지난해 11월 무게 약 610kg의 DART 우주선을 발사해 지구에서 1100만km 떨어진 목성 인근에 있는 디디모스 소행성의 위성 디모르포스(지름 약 160m)로 향했으며, 이날 충돌시켜 경로 변경 여부를 실험할 예정이다. NASA는 무게 610kg의 DART 우주선이 초속 6km 이상의 고속으로 충돌하면서 디모르포스 위성의 속도 및 경로에 변동이 생기고, 모성인 디디모스 소행성의 태양 공전 주기도 수 분 정도 늦춰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결과는 DART 우주선과 동행했다가 지난 15일 분리된 이탈리아 우주국의 큐브위성이 측정한다. 또 2024년쯤 유럽우주국이 헤라(Hera) 우주선을 발사해 정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다.
NASA가 총 4000억원을 투자해 이같은 실험을 벌이는 것은 지구 주변을 오가는 소행성ㆍ혜성들의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서다. 지구 주변의 소행성ㆍ혜성은 약 2만여개가 관측되고 있으며, 이중 2000여개가 지구 충돌시 위협이 될 만한 150m 이상으로 추정된다. 소행성은 지구에 충돌할 때 대부분 대기권에서 불타버려 위협이 되지 않지만 만약 성분ㆍ크기에 따라 지표에 충돌할 경우 큰 파괴력을 발휘할 수 있다. 2013년 러시아 중부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지름 20m 안팎의 소행성이 폭발해 작은 도시 하나가 쑥대밭이 되고 1500명 이상이 부상당한 게 대표적 사례다. 6500만년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지름 10km 추정 소행성이 충돌해 공룡이 멸망하는 등 지구 대멸종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위협적이라던 아포피스 소행성이 최근 경로 변경으로 향후 100년간 충돌 가능성이 없다고 전망됐고, 베누 소행성도 2135년 지구-달 사이를 지나갈 예정이고, 2181년 지구에 최근접 하지만 충돌 확률은 2700분의1이다. 한편 미국과 우주 개발 경쟁 중인 중국도 2025~26년 미국과 비슷한 소행성 충돌 실험을 실시한다고 올해 초 밝혔다.
일각에선 미ㆍ중의 이같은 '경쟁'에 대해 마치 소설·게임 속 극강의 무기 '미티어 스웜(운석 소환술)'처럼 소행성을 무기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소행성에 추진 장치를 달거나 고의로 경로를 변경시켜 상대국에 충돌시키는 '우주무기' 개발을 위한 연구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DART 우주선 발사 후 미국의 국방과학기술 전문지 더 디브리프(The Debrief)는 토마스 배니아 미국 보스턴대 천문학 교수 등 일부 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이론적으로 가능한 얘기며 매우 효과적이고 가장 치명적 무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아직 기술적으로 갈 길이 멀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적절한 크기의 소행성을 찾아내고, 고속으로 지구 근처로 운반해야 하며, 정확히 목표를 조준해 충돌시키는 것은 엄청난 비용ㆍ시간은 물론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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