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면 구긴 '안경 에이스' 박세웅.. 팀은 가을야구와 멀어진다

유준상 2022. 9. 25.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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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24일 키움전서 3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강판,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박세웅

[유준상 기자]

매 경기 1승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선수들이 잘 안다. 이날 경기도 팀 입장에서는 반드시 잡았어야 했다. '안경 에이스'에게 거는 기대가 컸던 이유다. 그러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은 실망감을 남긴 채 마운드를 떠났다.

롯데는 2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 경기에서 5-9로 패배했다. 이날 경기로 7위 롯데와 8위 삼성 라이온즈의 격차는 완전히 사라졌다. 또한 롯데와 5위 KIA 타이거즈의 격차는 3경기 차로 벌어졌다.

24일 키움전 이후 롯데에게 6경기가 더 남아있기는 했지만 올 시즌 수도권에서 갖는 원정 경기는 이날이 마지막이었다. 먼 거리를 이동하기 어려운 팬들이 고척스카이돔으로 모였다. 이들이 보고 싶었던 것은 두 가지, 은퇴식을 앞둔 이대호와 팀의 승리였다.
 
 24일 키움과 원정 경기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롯데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경기 초반부터 꼬인 박세웅, 3이닝 못 채우고 강판

이러한 팬들의 바람과 달리 박세웅은 경기 초반부터 다소 흔들렸다. 1회말 선두타자 김준완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곧바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후속타자 임지열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린 것도 잠시, 초구부터 공략한 이정후에게 1타점 2루타를 내줬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는 김태진의 중전 안타로 한 점을 더 헌납했다.

롯데 타자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2회초 1사 1, 2루서 우전 안타를 기록한 김민수가 2루주자 전준우를 홈으로 불러들여 한 점 차로 추격했다. 1회말을 힘겹게 마무리한 박세웅에게 힘을 보탤 수 있는 점수였다.

2회말을 삼자범퇴로 넘어간 박세웅은 두 번째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3회말 1사 1루서 박세웅의 5구 슬라이더를 잡아당긴 야시엘 푸이그의 타구가 빠르게 날아가 좌측 담장 밖으로 넘어갔다.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그대로 받아쳤고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했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김혜성의 2루타로 루상에 주자를 또 내보냈다. 김태진이 2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2아웃을 잡았지만 이지영과 신준우 두 타자 연속 몸에 맞는 볼로 순식간에 2사 만루가 됐다. 3점 차에서 더 벌어지면 자칫 승부의 추가 키움 쪽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한 롯데 벤치는 결국 박세웅을 마운드에서 내렸다.

2사 만루서 등판한 두 번째 투수 서준원이 송성문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덕분에 승계주자의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2⅔이닝 6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3탈삼진 4실점, '에이스'라고 하기에는 다소 초라한 성적을 남긴 박세웅의 하루였다.
 
 24일 키움과 원정 경기서 선발투수로 등판한 롯데 박세웅
ⓒ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노릇 하지 못한 박세웅의 9월

물론 네 번째 투수 이민석과 다섯 번째 투수 김유영 둘이서 5회말에 대거 5실점을 기록한 게 치명타였다. 6회부터 추격을 시작한 타선이 9회초 4점 차까지 따라붙은 것을 감안할 때 구원투수들의 부진이 팀의 패배로 연결됐다.

다르게 말하면 일찍 불펜을 가동해야 했던 상황 자체가 문제였다. 박세웅이 일찍 내려간 것부터 롯데의 계획이 틀어졌다. 적어도 5이닝 혹은 6이닝 정도 끌어주면서 경기 중반 이후 불펜에게 마운드를 넘겨줬어야 했다. 박세웅과 선발 맞대결을 펼친 키움 안우진(6피안타 2사사구 8탈삼진 2실점)은 6이닝을 소화했다.

한 두 번이라면 모르겠지만 냉정하게 박세웅의 부진은 꽤 길게 이어지고 있다. 정규시즌 개막 이후 4월 한 달만 해도 5경기 30⅔이닝 3승 평균자책점 1.76으로 첫 단추를 잘 끼웠는데, 5월을 기점으로 다른 투수가 됐다. 들쑥날쑥한 투구로 팀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 

이달 들어서는 24일 키움전을 포함해 4경기 15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7.20, 특히 6이닝 이상을 던진 경기가 한 차례도 없었다. 뒷심을 발휘하면서 5위 경쟁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팀의 행보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세웅이 조금만 분발했어도 5위와 격차를 더 줄일 수 있었다.

잔여 경기서 1승만 추가하면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게 전부가 아니다. 중요한 경기에서 팀에 승리를 안기는 것도 에이스의 덕목 중 하나다. 그런 측면에서 올해의 박세웅은 '에이스'와 거리가 멀다. 시즌이 끝나더라도 팀과 선수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을 법한 박세웅의 2022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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