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들 "불매운동" 격앙..1000원 올린 '학식' 어떻길래
서울대가 지난 4월 학생식당(학식) 메뉴 가격을 인상했으나 식사의 질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평이 학생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서울대 캠퍼스 내 학교식당을 운영·관리하는 생활협동조합(생협)은 지난 4월 물가 상승으로 인한 적자 폭 확대 등을 이유로 약 1000원 정도 인상했다. 약 3000∼6000원에 판매되던 학식은 4000∼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식대가 인상되자 학생들은 ‘가격 대비 품질이 낮다’고 질타하거나 ‘학식 불매운동을 해야 한다’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서울대뿐만 아니다. 서울 주요 대학들도 한 끼 학식 비용을 500~1000원 인상했다. 연세대의 학식 가격을 기존보다 500원 올렸고, 고려대 역시 학식 가격은 1000원이 올라 6000원대가 됐다.
“가격은 올랐는데, 질 개선 안 돼” 지적
4월 인상 당시 학식 가격 상승에 학생들이 반발하자 학교 측은 학식 제조 원가가 판매 가격보다 더 크고, 적자 상황이 지속돼온 만큼 적자 폭 보전을 위해서라도 식대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가격 인상 후 매출 증가분의 25%는 식사 질 개선에, 나머지 금액은 적자 보전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밀키트, 도시락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서울대는 지난 20일부터 코로나19로 인해 운영을 중단했던 학생회관 지하 1층 식당 공간을 재개장해 밀키트 판매를 시작했다.
하지만 학생 사이에선 인상 이후 실제 식사의 질이 나아지지 않았다는 평도 나온다.
서울대 공대 재학생 권모(24)씨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가격이 올랐는데도 되레 식사 질이 나빠졌다는 사실에 정말 화가 난다”며 “식당 수는 적고, 줄은 길고, 맛은 없으니 생협이 운영하는 식당 대신 공과대학에 있는 외부 업체 식당을 이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학교 학생 조모(21)씨도 “가격 인상 뒤에도 식사 질이 나아지지 않아 비판이 많았다”며 “식사 질이 나쁘다 보니 총학생회의 ‘학식 모니터링단’까지 생겼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서울대 "매년 2억 5000만원 이상 지원"
이에 대해 서울대 관계자는 "(비싼 메뉴의 빈도를 줄여) 실제 평균 가격 인상폭은 1000원보다 적고, 인상 뒤에도 4000에서 5000원 사이 가격대 메뉴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서울대가 유지하고 있는 '천원의 식사(1000원짜리 학식)'의 경우 매년 2억50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측은 "생협의 가치는 양질의 식자재, 저칼로리, 저염 등 건강 식단을 제공하는 것에 있다"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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