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는 별이 된다..박위의 위라클

우성규 2022. 9. 25.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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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라클-우리 모두에게 기적을/박위 지음/토기장이
[서평] 고상섭 그사랑교회 목사


하나님의 비전은 어떤 슬픔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느헤미야에게 하나님이 찾아오셨을 때도 예루살렘 성전이 무너졌다는 소식에 대한 슬픔이 비전의 시작이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인생은 슬픔이 아닌 자기의 즐거움 자기의 장점에 몰두하며 비전을 찾지만, 사명은 세상과 사람들을 향한 마음으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반드시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슬픔이 동반된다.

유튜브 ‘위라클’로 유명한 박위 형제가 책을 썼다. ‘위라클-우리 모두에게 기적을’(토기장이)이다. 이 책은 단순히 한 개인이 역경을 이기는 스토리가 아니라, 고통이 승화되어 사명이 되는 과정에 관한 이야기이다. 신체 건장한 젊은이가 원하는 회사에 취직을 하고 파티를 즐기고 술에 취해 2층에서 떨어져 전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다는 판정이었지만 굳건한 의지로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고통스러운 상황들이었지만 하나님을 향한 원망이 없었던 이유는 자신이 술을 먹고 잘못해서 사고를 당했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좌절의 상황이 많았지만 그를 새롭게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은 기도였다. 자신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기도를 시작했지만, 점점 주위를 보게 되었다.

중증환자들이 있는 병원에서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자신은 자기가 잘못해서 마비 판정을 받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또는 교통사고로 신체 마비가 된 선량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나님께 따지듯이 “하나님이 공평하시다면, 그리고 살아계시다면 왜 가만히 저런 사람들을 내버려 두십니까. 하나님이 진짜 존재하신다면 직접 도와주셔야 하지 않습니까”라고 기도했다. 그 기도에 하나님은 강렬하게 응답하셨다.

갑자기 화장실에서 하나님이 말씀하셨기 때문이다. “위야, 네가 가서 사랑해주면 되잖아.” 대답을 들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기도에 하나님은 박위라는 한 사람의 인생을 통해 그 기도에 응답하게 하셨다. 다리를 쓸 수 없고, 돈이 없어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그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와 목적을 정했다. 바로 ‘사랑하기 위해 사는 것’이다.

박위 형제. 사진=국민일보DB


인생의 목적이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라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그는 고난을 극복하는 사람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단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이 주시는 행복과 기쁨을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또 특별히 장애를 부각하지도 않는다. 장애의 삶, 그 자체가 사람들의 편견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노약자 양보, 장애인 배려’라는 문구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저자는 장애인과 노약자에게 양보와 배려라는 단어는 베푸는 사람이 도덕적 우위를 가지는 말이라고 한다. 양보를 받은 사람이 늘 고마워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에게 배려나 양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 자체가 단순히 일상의 매너가 되는 세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람에게 희망이 되고자, 사람을 사랑하는 삶의 목적을 위해 유튜브를 개설하고 하루하루 은혜 가운데 사는 삶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고통당한 많은 사람에게 위로가 된다. 장애를 입은 사람들이 절망 속에 있다가 박위의 콘텐츠를 보고 새로운 소망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교통사고로 장애를 입은 한 여학생은 자신의 인생을 소개하면서 “내 인생은 박위 오빠를 만나기 전과 만난 후로 나누어진다”라는 고백을 한다.

또 전신 마비로 힘들어하다가 박위를 만나서 새로운 소망을 얻은 진성이라는 친구는 지금 위라클 편집장으로 함께 일하고 있다. “형이 나를 찾아왔듯이 나도 힘든 사람들을 찾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진성이의 고백이다. 한 사람의 장애는 비록 자신의 실수로 시작되었지만, 하나님은 그를 통해 오늘도 일하시는 분이다.

글의 초반은 힘든 상황을 건조하리만큼 적어간다. 그런데도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더 깊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간증 형식의 눈물이 아니다. 단순한 삶의 일상이 기적임을 깨닫게 해주고,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지에 대한 삶의 방향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하는 책이다.

나무젓가락으로 라면을 처음 먹었을 때의 기쁨을 이야기하는 대목은 눈물이 나면서도 내 삶의 기적을 돌아보게 한다. 평범한 오늘의 삶 자체가 기적임을,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는 새로운 하루임을 깨닫게 해준다. 하나님은 박위 형제의 다리를 고쳐주시지 않았지만, 그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셨다. 그리고 그 은혜를 통해 지금도 수많은 고통받는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주고 계신다. 아픔을 상처로 끝내지 말라. 아픔을 사명으로 승화시켜라.

서평=고상섭 그사랑교회 목사. 사진=국민일보DB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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