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타 죽은 소녀, 나무 위 자매 시신..인도 끔찍 성폭행 그뒤엔
국제무대에서 인도의 위상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인구도 많고, 경제적 잠재력도 크다. 그러나 인도는 성폭행 범죄로도 악명 높다. 신비로운 힌두교의 나라, 간디의 비폭력운동의 나라, 요가와 수행의 나라로도 알려진 인도가 성범죄의 나라라는 오명을 듣는 이유는 뭘까.
지난 19일 인도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 주에서 16세 소녀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됐다. 가해자 2명은 피해자에게 경유를 들이붓고 불을 붙였다. 부상과 화상으로 피해자는 12일 동안 병원에서 치료받다 끝내 숨졌다.
그보다 일주일 전에도 같은 주에서 15세와 17세 자매가 6명에게 집단 성폭행당한 뒤 사망했다. 두 자매의 시신은 나무 위에서 발견됐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지난해 약 3만2000건의 성폭행 사건이 보고됐다. 실제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두 사건에는 공통점이 있다. 불에 타 죽은 소녀, 나무 위에서 발견된 자매는 모두 인도 카스트제도에서 불가촉천민으로 불리는 ‘달리트’ 계급이다.
달리트 여성은 인도 여성 인구의 16%를 차지한다. 여성 6명 중 한 명꼴이다. 성차별, 계급차별, 경제적 궁핍으로 신음하고 있는 이들은 성범죄자의 가장 손쉬운 ‘먹잇감’이다.
피해자가 달리트 여성일 경우 공권력은 느리게 작동한다. 조사도 더디다. 일부 수사 관계자는 강간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기도 한다. 증거를 없애기 위해 강간을 저지른 후 불에 태우는 시도가 자주 일어난다. 공권력이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 편에 서는 일이 비일비재해 벌어지는 일이다.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1989년 달리트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범죄들을 막는 법이 제정됐지만, 달리트 여성에 대한 폭력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매일 달리트 여성 10명이 성폭행을 당했다.
사건이 벌어진 북부 우타르 프라데시 주는 여성 대상 범죄가 가장 빈번한 지역이기도 하다. 인도 4개 주에 사는 달리트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한 2006년 연구에선, 응답자 54%가 물리적 폭력을 경험했고 46%는 성희롱을 당한 적이 있었다.
달리트인권센터는 2004년부터 2013년 사이 인도 곳곳에서 달리트 여성과 소녀들을 상대로 벌어진 성폭력 사건 100건을 조사했다. 그 결과 피해자 46%가 18세 미만이었다.
성폭력에 너그러운 문화도 문제다. 미국의 대외정책 연구기관인 애틀랜타카운실은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의 ‘강간 문화(rape culture)’에 대한 보고서에서 “강간 피해자들이 오히려 가족과 지역사회, 법 집행기관으로부터 굴욕을 당할까 두려워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며 “강간이 발생하면 피해자를 비난하는 문화가 퍼져있다”고 지적했다.
또 애틀랜타카운실은“당국이 강간이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여성의 옷차림, 포르노의 유포 등을 꼽으며 계급적 차별 등의 구조적 문제에는 눈을 돌리는 태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해준 기자 lee.ha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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