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여정이었다"..황제 페더러, 은퇴 경기서 뜨거운 눈물

피주영 2022. 9. 24.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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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경기를 치르고 동료 선수들에게 축하 받는 테니스 황제 페더러(맨 위). AP=연합뉴스

"완벽한 여정이었다."

은퇴 경기를 마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1·스위스)는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페더러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O2 아레나에서 열린 2022 레이버컵 첫날 복식 경기에 라파엘 나달(스페인)과 한 조로 출전해 프랜시스 티아포-잭 속(이상 미국) 조에 1-2(6-4, 6-7〈2-7〉, 9-11)로 졌다.

이 경기는 페더러의 현역 마지막 경기다. 페더러는 평생 라이벌이었던 나달과 이날 만큼은 한 팀으로 코트를 누볐다. 경기 후엔 자신 그리고 나달과 함께 남자 테니스 '빅4'로 불린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앤디 머리(영국) 등과 포옹했다. 레이버컵조직위원회는 페더러의 특집 영상 상영하며 페더러를 예우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1만7500명 관중은 뜨거운 박수로 '황제'의 마지막을 함께 했다.

은퇴 인터뷰를 하다 경기 중 참았던 눈물을 터뜨린 페더러. AP=연합뉴스

페더러는 2003년 윔블던에서 처음 메이저 단식 정상에 올랐고 2018년 호주오픈에서 남자 테니스 사상 최초로 메이저 단식 20회 우승 기록을 세운 레전드다. 또 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많은 승수(369승)를 올렸다. 이 부문 2위는 조코비치의 334승이다. 세계 랭킹 연속 1위 기록도 페더러가 갖고 있다. 2004년 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4년 6개월간, 237주 연속 1위를 지켰다. 최고령 단식 세계 1위도 2018년 호주오픈에서 페더러가 36세 10개월에 오른 것이 기록이다.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가 선정하는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19년 연속 선정됐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연간 테니스 선수 수입 순위도 최근 17년 연속 페더러가 1위를 차지했다. 페더러는 코트 위 인터뷰에서 "완벽한 여정이었다. 한 번 더 할 수도 있을 정도"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경기 시작 전에 소셜 미디어(SNS)에 "수천 번 했던 경기 준비지만 오늘은 느낌이 다르다"며 "오늘 경기에 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적으며 은퇴 경기에 나섰다. 페더러는 경기를 마친 뒤 "오늘은 행복한 날이지, 슬픈 날이 아니다"라며 "이런 자리에 설 수 있어서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내 미르카와 4명의 자녀, 페더러의 부모도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페더러는 "사실 아내가 한참 전에 나를 은퇴시킬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고 계속 뛰게 해줬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AP통신은 "페더러가 걸어온 여정은 기록으로 나오는 숫자 이상의 의미"라며 "강력한 포핸드, 특유의 원 핸드 백핸드, 완벽한 풋워크, 엄청나게 효율적인 서브, 열정적인 네트 대시, 자신의 경기를 재창조하려는 의지, 그리고 선수로 오래 장수한 사실 등이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페더러에게 찬사를 보냈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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