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비정상적 소변, '신장질환' 위험 신호..소변 빈도·색·거품 등 살펴봐야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신장(콩팥)은 작지만 많은 일을 한다. 전해질과 혈압, 칼슘·인·비타민D를 조절해 몸의 항상성을 유지해준다. 적혈구 생산과 뼈를 튼튼하게 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특히 하루 약 120ℓ의 피를 맑게 걸러준다. 혈액 속의 노폐물을 제거해 소변으로 배설한다.
신장병이 생기면 수분과 노폐물이 몸에 쌓이고, 체액이 산성으로 변한다. 빈혈이 생기고, 비타민D 활성화가 안 돼 부갑상선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과하게 분비돼 뼛속의 칼슘이 빠져나간다. 그로 인해 피로감, 식욕 부진, 메스꺼움, 구토, 가려움증, 불면증, 고혈압, 부종, 호흡 곤란, 부정맥(불규칙한 심장 박동)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변량·빈도로 확인해보는 신장 상태
신장질환의 신호는 소변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먼저 체크할 것은 소변량이다. 소변량이 줄어들었다면 몸 안의 체액량이 심하게 줄어 빠른 시간 안에 수분과 염분을 공급해야 한다는 신호다. 이를 ‘핍뇨증’이라 부른다. 소변량은 보통 하루에 500㎖~3ℓ 정도다. 500㎖ 이하까지 줄면 신장 자체에 이상이 생길 위험이 높다. 1회 소변량은 줄었지만, 대신 자주 소변을 보면서 총량이 변하지 않았다면 방광이나 전립선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소변을 보고 싶은 느낌이 있는데 나오지 않고 아랫배가 부풀어 오르는 것도 마찬가지다.
반대로 소변량이 늘어도 신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소변량이 하루 3ℓ 이상인 ‘다뇨증’은 호르몬 이상이거나 혈당이 높거나 이뇨제 복용, 염분이 포함된 수액을 맞았을 때 발생할 수 있다. 소변을 보는 횟수만 증가하고 한 번에 보는 양은 적어 소변 총량이 늘지 않았다면 방광 질환이나 전립선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도 문제다. 소변을 보는 횟수는 하루 5~7회 정도이다. 하루 8회가 넘거나 소변을 보는 간격이 2시간 이내라면 빈뇨에 해당한다. 빈뇨와 소변을 보고도 시원하지 않은 느낌(잔뇨감), 소변이 잘 안 나오는 느낌, 소변을 참을 수 없는 느낌(절박뇨), 소변을 볼 때 아랫배나 요도 부근 통증(배뇨통)이 갑작스럽게 시작됐다면 방광염을 우선 의심한다. 방광염이 아니라면 과민성 방광 같은 방광의 기능적 문제를 생각할 수 있다. 남자인 경우 전립선 질환일 가능성도 높다. 자면서 소변을 보러 가는 ‘야간뇨’도 위험신호다. 자다가 깨서 2번 이상 소변을 보면 야간뇨에 해당한다. 야간뇨는 만성 콩팥병, 전립선 비대증이 있는 환자에서 나타날 수 있다.
소변 거품·색도 확인해야…"건강검진 꼭"
소변에서 거품이 나는 ‘거품뇨’가 보이면 신장질환을 체크해 봐야 한다. 모든 거품뇨가 단백뇨는 아니지만, 거품이 작고 개수가 많으며 몇 분이 지나도 거품이 꺼지지 않는 경우에는 단백뇨를 의심해야 한다. 소변색도 중요한데, 검붉거나 피처럼 빨갛거나 분홍색이면 피가 나오는 혈뇨 이외에도 약, 음식, 심한 근육 손상(횡문근 융해증) 때문일 수 있다. 갈색뇨는 간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혈뇨는 사구체신염, 신장이나 방광, 전립샘의 종양, 염증 등 원인이 다양하다. 나이나 성별, 혈뇨의 양상에 따라서도 질병이 다를 수 있다. 젊은 여자가 갑자기 배뇨통, 절박뇨가 있으면서 혈뇨가 나온다면 급성 방광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면 남자 노인이 혈뇨가 있다가 저절로 사라졌다 하는 양상을 보이면 방광암 검사를 꼼꼼히 받아봐야 한다.
소변색이 뿌옇고 탁하거나, 소변에 찌꺼기가 있다면 염증이 있거나 음식에 함유된 요산이나 인산이 원인일 수 있다. 이 외에도 ▲몸이 붓는다(부종) ▲혈압조절이 안된다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다 ▲수면장애가 있다 ▲입맛이 없다. 음식 냄새가 역하다. 메스껍다. 토한다. ▲쥐가 잘난다 등의 증상이 있으면 신장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신장질환이 의심되면 혈액검사, 소변검사, 영상검사, 방광경검사, 신장조직검사 등을 통해 현재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다. 혈액검사로 확인하는 사구체 여과율은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가장 중요한 수치다. 정상 사구체 여과율은 분당 90~120㎖ 정도다. 1분 동안 이 만큼의 혈액을 깨끗하게 청소한다는 뜻이다. 의사들이 "신장 기능이 떨어졌다"고 하는 말은 통상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됐다"는 의미로 보면 된다.
한금현 일산백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신장병 환자는 신장 기능이 심하게 떨어질 때까지도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흔하다”며 “특히 서서히 진행된 만성 신부전인 경우 투석 치료가 필요한 말기가 돼야 증상을 자각하는 환자들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상이 없는 경우 신장병이 있는지 알기 위해 최소한으로 해야 할 검사는 혈압, 혈액 크레아티닌과 이를 계산하여 추정한 사구체 여과율, 소변 단백뇨 정도”라며 “국가에서 시행하는 공단검진에 이 항목이 포함돼 있으므로 빠트리지 말고 검진을 받고 수치를 꼭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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