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야당엔 대통령이 비속어 써도 된다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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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이 22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에 대해 뒤늦게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일행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모습이 영상에 찍혀 파장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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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경시 속내 드러낸 셈
깨끗이 사과부터 해야
대통령실이 22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 중 비속어 논란에 대해 뒤늦게 해명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최한 ‘글로벌펀드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뒤 일행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하는 듯한 모습이 영상에 찍혀 파장을 낳았다. 해명 요지는 윤 대통령의 발언이 바이든 대통령이나 미국 의회가 아닌 우리나라 야당을 가리켰다는 것이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뉴욕 현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예산 심의권을 장악하고 있는 한국 야당이 (글로벌펀드 공여 예산을) 거부하면 나라의 면이 서지 못할 것이라며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발언은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고 (예산을) 날리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얘기다. 외신에 보도되면서 한·미 간 외교 관계에도 영향을 줄 문제이기에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성문 분석 등을 통해서라도 속히 확인해야 한다. 대통령실 주장이 맞다면 이번 일에 대해 미국 측에 양해를 구하면 된다. 그렇다 해도 문제는 남는다. 야당에 비속어를 쓰는 것도 잘못이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해 왔다. 169석 야당 도움 없이는 민생 법안을 통과시키는 게 불가능해서다. 실제 반도체 특별법,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 완화 등의 안들이 야당의 외면으로 진척이 없는 상태다. 원활한 국정 운영을 위해선 야당을 존중하고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할 입장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취임 후 야당 지도부와 만난 적이 없다. 이번 발언으로 야당은 반대나 일삼는 존재라는 속내를 드러냈다. ‘말 따로 행동 따로’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XX들이냐”고 반발했는데 협치가 물 건너간 것 같아 걱정이다.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태도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이 내게 이XX, 저XX했다”고 폭로한 게 최근이다. 긴가민가했지만 이제 윤 대통령의 말투가 여러 오해를 부르고 국정에도 마이너스임이 분명해졌다. 국민은 대통령에게 국가의 대표에 걸맞은 품격을 원하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대통령은 사과해야 한다. 대통령실은 발언 후 15시간이 돼서야 해명했다. 8초짜리 발언 확인이 그리 오래 걸릴 일인가. 그사이 전 세계에 이 소동이 퍼지며 국격만 흠집났다. 외교라인 외에 대통령실 인적 개편도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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