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러 가스관' 文탈원전 꿈..위험한 안보거래 "지금 獨 보라" [임명묵의 댓글 읽어드립니다]
■
「 '나는 고발한다' 필진이 자신의 칼럼에 달린 댓글을 직접 읽고 생각을 나누는 콘텐트인 '나는 고발한다 번외편-댓글 읽어드립니다'를 비정기적으로 내보냅니다. 오늘은 서울대학교에서 아시아 지역학을 공부하고 있는 임명묵 작가가 주인공입니다. 임 작가가 쓴 '살 떨리는 獨패착...文도 성공했다면 韓 안보위기 휘청였을 것' 칼럼에 달린 댓글에 그가 직접 답변해드립니다.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러시아가 유럽 연합(EU)으로 향하는 가스 공급을 대폭 감축했고, 이로 인해 석유와 가스 가격이 폭등했습니다. 임명묵 작가는 "독일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난방 온도를 통제하고 전기를 아끼는 방식으로 이 위기를 견디자고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며 "지난 10여년 간 독일이 추진해온 잘못된 에너지 정책 탓"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독일은 환경 운동 진영의 입김이 세 탈석탄·탈원전을 하면서 값싼 러시아 가스를 들여오는 방식을 택했는데, 러시아가 에너지를 정치적 목적에 따라 통제할 수 있다는 위험을 간과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임 작가는 "문재인 정부 역시 독일 같은 방식을 실제로 실현하려고 했기에 남 이야기가 아니다"며 "언제든 안보 위기가 발생할 수 있기에 우리 편이 아닌 상대편에게 에너지 공급망을 의존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이에 대해 "문재인 정부는 대체 어떤 생각으로 고양이한테 생선 맡기는 꼴의 정책을 추진했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하는 독자가 있는 한편, "러시아랑 거래하면 우리나라도 거래처 하나 더 생겨서 에너지 공급에 안정적이지 않으냐"고 반문하는 독자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임 작가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영상을 통해 만나보세요.
Q : 박근혜가 시작한 아이디어 문이 물려받은 것임. 게다가 결국 실현 안 됐음. 즉 한국 정부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잘 작동했다는 말. '실현됐더라면~'하고 소설 쓴 후 욕하는 건 뭐냐? (hjan***)
A : 문재인 정부에서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안 한 것인지 아니면 계속하려다가 못한 것인지는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칼럼에도 썼지만 문 정부 마지막 총리였던 김부겸은 올 초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로 진입하기 직전까지도 남·북·러 가스관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했죠. 그러면 전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국민이 정책을 평가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요? 이런 논의는 앞으로 계속 나올 것이기 때문에 과거의 실수를 돌아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 러시아산 싼 가스를 들여오면 문제가 되지? 거래처 하나 늘린 건데 (chlw***)
A : 문 정부에서 단순히 거래처를 하나 늘리는 차원을 넘어 한국의 에너지 시스템과 에너지 믹스 자체를 바꾸려 했다는 정황이 매우 많습니다. 탈원전 한 후 그 빈자리를 러시아 가스로 채운 게 독일 정책이었고 한국도 이런 정책을 내세웠으니까요.
Q : 러시아와 가스전 연결하면 우리나라의 자원 안정성이 올라가는 거 아니냐? (ysle***)
A : 러시아가 안정적으로 공급해준다면 안정성이 올라가는 게 맞죠. 그런데 한국이 정치적, 외교적으로 러시아의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전제가 숨어있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EU에 속해있지만 엄청난 친(親)러 정책을 펼치며 안정적으로 가스를 공급받는 헝가리같이 행동할지, 아니면 '우리는 저 나라랑 같이 못 갈 것 같아'라고 말하는 폴란드같이 행동할지는 우리나라의 외교정책에 달린 거죠.
Q : 남북 파이프라인 건설을 경제 관점으로만 보는 건 좀 아니죠. 한반도 급변 사태 시 중국의 북한 침입을 막을 수 있는 키로 봐야죠. 만약 중국이 북한에 들어온다면 러시아는 가스 명분으로 중국을 제지할 수 있는 유일한 키가 됩니다. (good***)
A : 노무현 시대나 이명박 시대 때 이런 구상이 통했죠. 그런데 지난 2014년 크림 사태가 발발하고 서방이 경제 제재로 러시아에 본격적으로 각을 세우면서 중국과 러시아의 파트너십이 상당히 강화됐습니다. 만약에 급변 사태가 일어난다면 러시아와 중국이 힘을 합쳐 한국을 압박하는 게 더 현실성이 있을 겁니다. 러시아랑 중국이 사이가 껄끄럽다는 건 우리나라 사람들의 어떤 희망 같아요.
Q : 식량과 에너지를 타국에 의존하게 되면 그 자체가 주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며, 주권을 상실하는 것은 타국이 대한민국을 지배하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seol***)
A : 요즘 같은 세상에서 무역을 안 하고 살 수는 없어요. 특히 식량과 에너지는 한국이 자급자족할 수 없으니 당연히 어느 정도는 의지해야죠. 그런데 중국과 러시아 같은 나라는 자기들이 주도할 수 있는 질서를 원하니까 한국은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공급망은 어떻게 꾸려나갈 것인가 등에 대해 더 활발한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 공산당, 사회주의 국가는 약속을 지키지 않습니다. 이들이 일반 상식보다 더 정치적이고 비 신뢰라는 것은 역사가 말하고 있으니 이런 나라와 무역할 때는 최악을 대비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yush***)
A : 러시아가 공산주의 국가는 아니죠. 다만 상하이협력기구 등을 통해 중국·러시아와 협력을 가속하고 있는 국가들은 대체로 무역을 통한 신뢰 관계보다 자국의 정치적 이해관계 더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에 약소국 입장에서는 (협력하기) 쉽지 않긴 합니다. 그런 점에서 경계하긴 해야죠.
■ 임명묵의 원 픽(PICK)
「 결론은 원전으로 마무리 하자는거지? (75sm***)
그렇죠. 아무래도 한국은 자체적인 원전 기술력도 있고 에너지 수요는 점점 많아질 텐데, 원전이 우리가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니까요. 원전의 중요성을 이번에 독일이 겪는 위기를 통해서 많이들 깨달았을 거 같아요. 사실 원전도 환상의 에너지는 아니긴 해요. 환경 문제를 넘어서 농축 우라늄(원자력 발전의 주 원료)같은 것도 러시아가 시장에서 많이 잡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원전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거라 예상합니다.
」
임명묵 작가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영 '50대 여배우 불륜설'에 분노…"선처없이 강경대응"
- 윤핵관도 정진웅도 변론…'승승장구' 그 변호사, 이재명 맡았다
- 사전예약 이벤트 The JoongAng Plus | 중앙일보
- "대행만 6번째" 당 위기에 또 등판한 주호영...시험대 올랐다
- '마약만 세번째'…연습생 출신 한서희, 1심서 징역 6개월
- 68일만에 찾은 실종 여중생…SNS로 알게된 남성 집에 있었다
- 5명 자리 좌우 맨끝 앉았다…게이츠-멜린다, 이혼 뒤 열린 '길' [뉴스원샷]
- 백화점 한층 통째 들어선 중고숍…사흘만에 매출 1.5억 '대박'
- 꼬리에 꼬리 문다...황소 3마리만큼 일한뒤 먹던 '사상 최고맛' [e슐랭 토크]
- K-막장도 넷플릭스 뒤집다…"52부작 한주만에 정주행" 이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