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밀레니얼 '알파세대'..어리다고 얕보지 말아요
스마트폰 없는 세상 상상 못하는 '알파세대'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다른 소비 패턴 보일 듯
일반적으로 세대를 구분할 때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에 출생한 집단을 X세대, 1980년부터 1994년까지를 밀레니얼 또는 Y세대, 1995년부터 2009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을 Z세대라 일컫는다. 15년 주기로 성향이 다른 집단이 출현한 셈이다.
Z세대에 이어 2010년에서 2024년 사이 출생한 세대는 알파세대(alpha generation)로 불린다. 호주 사회학자 마크 맥크린들(Mark Mccrindle)이 새로운 시작을 표현하기 위해 그리스 알파벳 첫 글자를 사용해 만든 용어다. 지금 알파세대는 갓난아기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로 구성되는데, 40대에 접어든 밀레니얼세대의 자녀들이라 ‘미니 밀레니얼’이라고도 불린다. 2025년 알파세대는 약 22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청소년기부터 디지털 기기를 접한 밀레니얼세대를 네이티브 디지털이라 불렀지만, 2010년 이후 출생한 알파세대는 스마트폰이 없는 세상을 상상조차 못하는 세대다. 이들은 완벽한 디지털 환경 속에서 스마트폰과 패드, 유튜브가 보모이자 교사, 친구 역할을 한 스크린 세대기도 하다. 당연한 결과로 전 세계 알파세대의 공통적인 꿈은 유튜버다. 이미 2021년 수익 상위 10위 유튜버 중 2명이 알파 키즈다. 8살 러시아 소녀 아나스타샤 라드진스카야는 ‘라이크 나스티야 브이로그(Like Nastya Vlog)’ 등 6개의 키즈 전문 채널을 운영한다. 아버지와 콩트 상황극을 주로 만드는데, 유튜브 구독자만 8750만명이다. 미국의 11세 유튜버 라이언 카지는 장난감 리뷰, 과학 실험 등을 다루는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어 구독자 3160만명을 확보했다. 라이언은 2020년 유튜버 수입 1위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아직 어리고 경제력은 없지만, 알파세대는 이미 소비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밀레니얼 부모의 87%가 장난감은 물론 게임, 신발, 의류, 식품 등 다양한 상품 구매에서 자녀와 함께 결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삶의 질을 추구하며 ‘플렉스’ ‘돈쭐’ 등 소비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기를 즐기는 밀레니얼 부모는 저성장기에도 자녀를 위한 프리미엄 제품 구매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디지털 친화적인 부모 덕분에 교육, 놀이, 양육과 기술을 결합한 키즈 테크 시장도 급성장했다. 2030년 이후 성인이 되는 알파세대는 베이비부머, 밀레니얼세대보다 더 큰 소비 파워를 지닐 것으로 예상된다. 알파의 부상과 함께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기업 경영의 중요성 또한 더욱 커질 것이다. 평등과 공정, 환경 문제 등 기성세대가 어른들의 얘기로 여겼던 이슈를 어린 시절부터 학교 수업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토론해온 세대기 때문이다.
2019년 타임지가 올해의 인물로 선정한 10대 환경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알파세대의 대표적인 롤모델이다.
단편적인 세대 구분은 연령층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낳고 개개인의 다양성을 무시하는 한계를 보인다. 하지만 시대 변화의 한 획을 그은 밀레니얼의 자녀이자 팬데믹 상황에서 가치와 규칙을 배우며 정체성을 형성하기 시작한 알파세대는 이전 세대와 또 다른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6호 (2022.09.21~2022.09.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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