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머지 업그레이드가 호재?..선물 투자자는 '팔았다'
이 같은 하락세는 온체인 데이터상 지표로도 나타났다. 특히 ‘거래소 입금량’과 ‘펀딩비’ 데이터에서 지속적인 매도 압박을 확인할 수 있다.
‘거래소 입금량’은 거래소 지갑으로 입금된 암호화폐(코인) 총량으로, 많으면 많을수록 코인 매도 압력이 높아진다. 고래들이 개인 지갑에서 보관하던 코인을 거래소 지갑으로 옮길 때는, 그 목적이 주로 ‘매도’기 때문이다.
‘펀딩비’는 선물 거래소에서 매수(롱) 또는 매도(숏) 비율이 어느 한쪽으로 쏠리는 정도를 나타낸다. 투자자 심리를 보여주는 지표로 펀딩비가 0 이상일 때는 매수 심리가, 0 이하일 때는 매도 심리가 강한 것으로 해석 가능하다.
글로벌 온체인 데이터 분석 기업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최근 일주일 사이 거래소 입금량이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이더리움은 9월 15일 머지 업그레이드 직전인 9월 14일 특히나 입금량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9월 초 일평균 35만개 수준을 유지하던 거래소 입금량은 9월 14일 180만개까지 뛰었다. 9월 22일 57만5000개 수준으로 안정됐지만 9월 초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시간당 펀딩비 역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선물 시장 트레이더가 숏 포지션을 더 많이 잡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머지 업그레이드 직전인 9월 15일에는 이더리움에서 전례 없던 펀딩비 최저점(-0.199)을 기록하기도 했다. 머지 업그레이드 호재에 따른 가격 상승 기대감을 매도 신호로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크립토퀀트 관계자는 “앞서 언급한 두 지표 외에도 고래(큰손 투자자)들은 지속적으로 거래소에 코인을 보내며 매도 압박을 더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서 2023년까지 금리 인상률을 4.6%로 상향 조정한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지속적인 양적 긴축은 위험자산인 코인 시장에 있어 가장 강력한 장애물로 작용 중”이라고 분석했다.
[나건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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