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차값 할인·격려금 지급"..현대차그룹, 노조 리스크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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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와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노조 리스크에 직면했다.
노조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다른 그룹 계열사가 특별공로금을 지급한 만큼, 차별을 둬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임금 체계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 21일 하루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노조가 파업 칼날을 겨누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내부 갈등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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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신재근 기자]
기아와 현대제철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노조 리스크에 직면했다.
이들은 복지 혜택 개선과 공로금 지급 등을 요구하며 최악의 경우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인플레이션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 시행 등 대외 경영 환경이 날로 악화되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까지 겹치며 그룹은 긴장하는 분위기다.
◆기아, 노사 쟁점 '평생 사원증 제도'
기아 노사가 단체협약(단협) 타결을 못하는 이유는 '평생 사원증 제도' 때문이다.
평생 사원증은 25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한 직원들에게 2년에 한 번씩 차값의 30%를 할인해 주는 일종의 복지 혜택이다.
이 자격만 있으면 퇴직 후 2년마다 30% 할인된 가격에 차를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기아 노사가 혜택을 볼 수 있는 주기를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평생 할인 대신 75세까지로 연령을 제한하면서 노조원 사이에서 반발이 나왔다.
노사는 이 같은 단협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찬반투표에서 노조원 57.6%가 반대하며 부결됐다.
결국 노사는 다시 단협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고, 노조는 사측에 평생 사원증 제도 개선안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면서 노조는 경기도 광명에 위치한 소하리 공장 본관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 "특별공로금, 우리도 달라"
현대제철 노조는 기존에 해 오던 개별교섭 대신 공동교섭과 특별공로금 400만 원 지급 등을 요구하며 지난 5월 2일 이후 사장실을 점거하고 있다.
노조는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다른 그룹 계열사가 특별공로금을 지급한 만큼, 차별을 둬선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다른 계열사와 마찬가지로 현대제철도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사측은 공로금을 지급할 수 없다며 교섭에 불참하고 있다.
현대제철 5개 지회가 동일한 임금 체계가 아니기 때문에 같은 임금 체계인 단위별로 묶어 노조별 개별 임단협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조의 공동교섭 주장에는 특별공로금 400만 원을 쟁점화하려는 의도가 있어 회사로서는 공동교섭에 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파업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미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서 압도적인 찬성(94.18%)을 바탕으로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중지 결정을 통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은 상태다.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 현실적인 임금 지급 요구
현대차 비정규직 노조는 임금 체계 개선을 요구하며 지난 21일 하루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주 52시간을 일해도 연봉이 3천만 원대 초반이란 이유에서다.
비정규직 노조가 하루 파업에 그쳤기 때문에 우려했던 생산 차질은 없었지만, 추가 파업 가능성도 예상되고 있다.
◆밖으론 IRA, 안으론 노조…현대차그룹 '이중고'
현대차그룹 입장에선 현재 가장 촉각을 곤두세워야 할 현안은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21일 3주 만에 또 미국 출장길에 오른 것이 이를 방증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노조가 파업 칼날을 겨누는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은 내부 갈등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노동 전문가들은 엄중한 시기에 파업만은 막아야 한다며 노사 자율 합의를 강조한다.
다만, 노사 입장이 서로 평행선을 달리는 만큼 타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재근기자 jkluv@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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