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시장 부진 속 'DDR5' 바라보지만..가격 하락 우려도(종합)

김평화 2022. 9. 2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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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정점 찍은 D램 시장, 내년 초까지 하락세
트렌드포스, 4분기 D램 가격 하락 최대 18% 예상
반도체 업계, 고부가가치 'DDR5' D램 타개책 기대
가격 하락 속도 빠른 DDR5,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단 평가도
삼성전자 DDR5 이미지 / 출처=삼성전자

[아시아경제 김평화 기자] 세계 D램 시장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타개책으로 차세대 D램 기술인 '더블데이터레이트(DDR)5'가 주목을 받는다. 고부가가치 제품인 DDR5 D램 상용화로 업계 수익이 늘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DDR5 가격 하락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는 상황이다.

올해 5월까지 이어진 D램 시장 상승세 '마침표'

23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세계 D램 시장이 5월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7월 세계 D램 시장 판매량이 전월 대비 21% 줄었다고 밝혔다. 5월까지 전월 대비 39% 증가세를 보이다 6월 36%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데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한 셈이다.

IC인사이츠는 2020년 하반기 시작돼 올해 5월까지 이어진 D램 시장 상승세가 마침표를 찍었다고 평가했다. 세계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 확대 등으로 스마트폰과 PC 등 전방 산업 수요가 급감하면서 이같은 결과를 보였다는 설명을 더했다. 전년 동기 대비 올해 3분기 D램 시장이 38% 하락세를 보이며 내년 초까지 이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는 전망도 함께다.

D램 가격 하락도 현재진행형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D램 고정거래가격은 1분기 3.41달러에서 2분기 3.37달러로 줄었다. 하반기는 3분기(2.88달러)에서 4분기(2.50달러)로 갈수록 더 줄어들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전분기와 비교해 3, 4분기에 D램 가격이 각각 최대 15%, 18%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이같은 전망은 메모리 반도체 중심인 국내 반도체 업계에 우려를 더한다. 특히 세계 D램 시장에서 70% 넘는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고민을 더하는 요소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43.5%)는 1위, SK하이닉스(27.4%)는 2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과 SK하이닉스의 총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50%, 90%로 상당하다.

시장 부진 타개책 'DDR5' 꼽히지만…"경기 침체 속 반도체만 반전 어려울 수도"

국내 반도체 업계는 D램 업황 부진을 극복할 타개책 중 하나로 DDR5를 바라본다. DDR5는 2013년 출시된 DDR4를 잇는 최신 D램 규격이다. DDR4 대비 두 배 이상 빠른 속도에 전력 효율은 30% 높다. 모바일, PC뿐 아니라 고성능 제품을 필요로 하는 서버용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전체 D램 출하량에서 DDR5 D램 비중이 올해 4.7%에서 2025년 40.5%로 늘어난다고 예측했다. 반도체 업계는 인텔, AMD 등이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CPU를 선보이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수 있다고 봤다. 서버용 CPU 강자인 인텔이 관련 제품 출시를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미뤘긴 하지만 올해 말에서 내년 초 사이에는 만나볼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까지 D램 시장의 주요 사업자 모두 DDR5 D램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다.

DDR5 D램이 DDR4 대비 30%가량 수익성이 높은 만큼 업계 수익 증대가 예상되지만 가격 하락이 빠르게 이뤄지는 점이 변수다. 대만 매체인 디지타임스 아시아는 최근 보고서에서 DDR5 D램 가격이 올해 상당 범위 하락할 수 있다고 봤다. 내년까지 감소세를 이어간다는 설명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 4분기에 DDR4 대비 DDR5 D램 하락세는 더 뚜렷할 수 있다. PC용 D램에선 3분기 DDR4 기반 가격이 전분기 대비 최대 18% 하락한다면, DDR5 기반은 20%까지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업계가 주력하는 서버용 D램에선 4분기 DDR4 기반 가격이 전분기보다 최대 18% 하락한다면 DDR5(샘플) 기반은 30%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가격 하락이 시장 수요를 늘리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경기 둔화 등의 외부 영향을 받아 가격이 빠르게 낮아지는 점은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부진한 시장에서 DDR5로 타개책을 내세우지만 반전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소비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기에 세계 경제가 나아질 때까지 반도체만 반전할 수 있는 여지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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