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언론 "기시다, 尹정부 궁지 몰아봤자 이득 없어"..대화 촉구

아사히 "회담 호칭 문제 유치해"
자민당 보수층 의식 지나치는 의견도
적극적인 관계 회복 자세 촉구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한일 정상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회동한 것과 관련해 일본 언론들이 "윤석열 정부를 궁지에 몰아봤자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며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적극적인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23일 일본 외신은 30분간 진행된 회담을 두고 한국 측이 '약식 회담'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일본 측이 '비공식 간담'이라고 규정한 부분을 짚었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사설을 통해 "한일청구권 협정의 원칙에 대한 입장을 일본 정부가 견지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한국 주도로 적극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윤 정부를 궁지에 모는 행위는 득책이 없다(얻을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한일 관계 정상화를 위한 기시다 총리의 과감한 결단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미국의 옹호 아래 방위비를 증강하는 등 재무장을 추진하고 나서는 상황에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과 대립하는 자세는 전략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미국, 일본과 유사한 가치관을 가지고 새 대통령의 등장한 지금은 한일 관계를 다시 쌓을 호기(좋은 시기)"라며 "한일 관계를 양국 간의 관계 만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제 정세 측면에서 넓게 접근해야 할 때"라고 했다.

진보 성향의 아사히 신문은 "관계를 정상으로 되돌리는 첫걸음"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아사히는 "기시다 총리가 자민당 보수층의 시선을 지나치게 신경 쓰고 있다. 30분 간의 외교 행사를 두고 이를 호칭한 방식이 엇갈리는 점이 유치하고 개탄스럽다"면서 한국 정부가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 조치보다는 피해자들을 구제하는 방안을 착실히 마련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아사히는 "일본 정부도 다시 겸하한 자세로 역사 문제에 임해야 하며 노력 없이 관계 진전은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한일 양국 앞에는 일본 정부는 미국과 함께 발맞춰 동아시아의 지역 안정 유지를 목표로 협력하는 방안 외의 선택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 신문 역시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등 안보 위기가 증대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기시다 내각이 한일 정상 간의 의사소통을 이어나가겠다는 이번 합의를 말 뿐으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