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채널·아이돌도 즐기는 '음주'..유튜브서 흥하는 '술방', 괜찮을까

장수정 2022. 9. 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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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내 어깨를 봐 탈골 됐잖아' 등
유튜브 콘텐츠 한 축이 된 술방

술을 마시며 풀어진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텐츠가 유튜브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150만 구독자가 넘는 대형 채널, 배우, 아이돌 등 인기 게스트들이 출연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다만 유튜브 주 이용층을 비롯해 아이돌 팬덤의 낮은 연령대를 고려하면, 이 같은 영상들이 청소년들에게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웹예능 중 하나는 래퍼 이영지가 MC로 나선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이다. 지난 6월 개설된 이 채널은 빠르게 구독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현재 159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가수 크리스토퍼가 출연한 최근 회차는 630만 조회수를 넘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외에도 채널 딩고 뮤직을 통해 공개 중인 ‘이슬라이브’ 시즌2와 가수 김희철이 진행하는 ‘술트리트 파이터’, 규현이 출연하는 ‘내 어깨를 봐 탈골 됐잖아’를 비롯해 다수의 먹방 콘텐츠에도 ‘술’이 하나의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술을 마시며 음식을 먹고, 이야기를 나누는 ‘술방’이 유튜브 콘텐츠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술로 인해 분위기가 풀어지고, 이에 한층 편안하면서도 솔직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기존에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팬들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한다. 분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때로는 웃음을, 때로는 감동을 선사하면서 일반 토크 프로그램과는 다른 흥미를 만들어내고 있다.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에 출연해 반전 매력을 보여준 있지 채령, 몬스타엑스 형원 등을 비롯해 더보이즈 주연, SF9 로운 등 다수의 아이돌 멤버들이 음주 콘텐츠에 출연한 바 있다. 크리스토퍼를 비롯해 래퍼 박재범, 댄스 크루 홀리뱅 등 인기 연예인들도 대거 음주 콘텐츠에 방문 중이다.


물론 ‘인생술집’ 시리즈, ‘주주총회’ 등 TV 플랫폼에서도 꾸준히 제작되던 장르 중 하나다. 다만 대다수가 늦은 시간대에 편성이 되다 보니 많은 시청자들을 아우르며 크게 흥한 프로그램은 찾기 힘들었다.


이에 음주 콘텐츠는 TV보다는 OTT, 유튜브와 같은 규제가 좀 더 자유로운 플랫폼에 어울리는 콘텐츠라고 여겨지기도 한다. 실제로 안주, 이야기 등에 초점을 맞춰 음주를 지나치게 부각하는 것은 지양하던 이전의 TV 프로그램과는 달리, 주량을 거침없이 언급하는 것은 기본 취기가 오른 상태를 통해 웃음을 유발하는 등 내용 역시도 TV 프로그램보다는 한층 과감하게 이뤄지고 있다.


다만 다수의 음주 프로그램이 TV 플랫폼에서는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으로 방송되던 것과 달리, 유튜브에서는 대다수의 프로그램들을 제한 없이 볼 수 있다는 점은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유튜브 이용 연령층이나 아이돌 팬덤의 연령대가 낮은 것을 생각하면, 더욱 걱정이 된다는 지적이다.


앞서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주류광고 및 음주장면 점검(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한 ‘2021년 주류광고 및 음주장면 실태조사’에 따르면 유튜브 음주영상 모니터링 결과 유튜브의 음주 콘텐츠 100개 중 90개는 음주를 긍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음주 중 부정적 행동(과음, 폭음, 폭탄주, 욕설, 성적인 묘사 등)을 보여주며, 주류 제품을 광고하는 듯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평균 약 80만 회로 많은 사람들이 시청했으며, 아동·청소년에게도 상당 부분 노출됐을 것으로 예상되나, 청소년 계정을 차단하는 등의 보호장치는 전무했다고도 설명했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 강창범 건강증진사업센터장은 “TV 방송의 음주장면은 방송심의규정에 근거해 문제음주장면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요청하고 있으나, 이 중 일부만 심의조치가 이뤄질 뿐만 아니라 유튜브, OTT와 같은 통신매체는 방송 매체보다 더 높은 수준의 자율성이 인정되고 있어 제재가 어려운 실정”이라며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음주장면의 유해성을 알리고, 미디어 음주장면 가이드라인과 사례집을 보급하는 등의 노력으로 유해한 음주장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방송계·제작계에 지속 촉구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현재는 개별 채널을 규제하는 것이 어려운 만큼, 창작자들의 책임감이 더욱 커져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음주 콘텐츠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평가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를 어떻게 담아내는지도 중요해진 시점 같다.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채널이나, 대형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콘텐츠를 비롯해 다수가 이제는 어느 정도 영향력을 체감하며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주 시청 연령층 등을 더욱 고려해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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