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간편결제 잡아라"..카드업계 앱 강화 움직임 분주

이은주 2022. 9. 23.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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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은주 기자] 카드업계가 수익원 확보를 골몰하는 가운데, 자체 앱 기능을 강화해 소비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자체 카드앱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여러 혜택들을 추가해 앱 의존도를 높이기 위한 드라이브에 나섰다.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지난해말 100억원을 투자해 전면적인 앱 리뉴얼을 단행했다. 지난 1월에는 카드앱 이름도 ‘디지로카’로 변경했다. 고객들에게 디지털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그동안 롯데카드가 지불수단으로서 고객 선택의 ‘뒤’에 존재했었다면, 이제는 그간 쌓은 데이터들을 이용해 고객의 ‘앞’에 적극적으로 서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디지로카는 결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누적된 소비자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에게 결제할만한 서비스나 콘텐츠를 선제적으로 제공하는 큐레이션 플랫폼을 지향한다. 결제 인프라를 후방에서 지원하는 카드업의 서비스 수준을 뛰어넘어야,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디지로카에서는 시외버스 이동 조회와 예매가 가능하다. 앱을 통한 쇼핑도 할 수 있고 영상이나 웹툰 같은 볼거리를 즐길 수 있다. 앱 내에 여러 기능들을 추가해, 롯데카드 이용자들이 디지로카를 통해 소비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앱을 통한 이용자 소비가 늘어나면 향후에는 여기서 발생하는 수수료 이익이나 중개 이익도 늘어날 수 있다.

우리카드는 우리금융그룹 계열사 앱과의 통합을 통해 카드 서비스의 편의성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우선은 독자적으로 존재했던 우리카드 앱과 우리페이앱 을 하나로 합쳤다. 우리카드 앱에는 없던 결제 기능을 우리페이 앱 기능 추가로 편의성을 강화했다. 우리은행 뱅킹 앱에도 우리페이 기능을 탑재했다. 우리은행 고객들이 우리페이를 편리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한다는 취지다. 우리금융그룹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몇개로 집약된 앱을 통해 결제 서비스를 좀더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리카드의 경우 자사와 제휴한 대형 가맹점들을 활용해 우리페이 이용자들을 늘리는 방향도 모색하고 있다. 우리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는 대형 가맹점의 앱들에 우리페이의 기능을 추가한다. 최근에는 연세대학교 학생증 애플리케이션에 우리카드의 간편결제 서비스를 탑재했다. 이는 카드 이용자들을 늘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접 결제 시스템 구축이 어려워 법인 대상으로 결제 인프라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다.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한 드라이브를 강화하는 셈이다.

신한카드의 경우 주력 디지털 플랫폼 신한플레이를 통해 빅테크와 경쟁에 나서고 있다. 신한플레이를 통해 이용자들은 결제, 자산관리, 적립, 신분증 인증 서비스 등을 한번에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오프라인 공간에서 결제의 편의성을 높였다. 신한플레이의 경우 스마트폰을 흔들기만 하면, 앱을 별도로 실행하지 않더라도 결제를 진행할 수 있는 ‘쉐이크&슬라이드’ 기능을 제공한다. 신한플레이에서도 자신의 관심사를 설정하면 다양한 맞춤형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후방에서 결제를 지원하는 수준에 그치지 않고, 고객과의 접점을 전면에서 확보하기 위해 각사의 앱을 강화하는 것은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다급함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수수료 인하 규제가 지속되고 있는데다가 최고 금리 규제도 있다. (카드 수수료를 통한) 본업에서 경쟁력을 찾지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해야 만한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카드사의 전통적 영업 모델인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가 지속적으로 낮아지면서 카드사의 핵심 수익원이 사라져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위기를 돌파하려면 그간 누적해온 고객 결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러면 앱에 대한 의존도를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그는 이어 “빅테크의 페이서비스가 간편하게 소비자들에게 상당히 다가간 상황에서 카드사로서는 어떻게 고객을 확보하고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고민한다”며 “우선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카드사들이 그간 누적해온 결제 데이터다. 고객의 구체적인 사용처 등을 파악할 수 있어 매우 고품질 자료다. 이를 잘 활용만 하면 다른 어떤 기업보다도 맞춤형 추천 서비스들을 잘 제공할 수 있다고 보고, 그러면서 고객들의 카드앱 유입도 높아질 것이라고 본다. 지금은 출발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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