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영화 이 장면] 사랑은 비를 타고
전설의 뮤지컬이 재개봉된다. 스탠리 도넨과 진 켈리가 공동 연출하고 켈리가 주연을 맡은 ‘사랑은 비를 타고’(1952)다. 올해 70주년이 되는 이 영화는 ‘라라랜드’(2016)나 BTS의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뮤직비디오처럼 최근까지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뮤지컬 장르의 모든 것이자 단 한 순간도 지루할 틈 없는 완벽한 엔터테인먼트다.
진 켈리와 도널드 오코너의 춤과 당시 신인이었던 데비 레이놀즈의 풋풋한 매력이 잘 어우러진 이 작품은 흥겨운 음악과 수많은 명장면의 연속이다. 특히 진 켈리가 ‘싱잉 인 더 레인(Singin’ in the Rain)’을 부르며 거리에서 춤추는 대목은 영화사를 통틀어 손에 꼽을 만한 장면이다. 문 앞에서 키스를 나눈 연인은 집 안으로 들어가고, 진 켈리는 거리에 홀로 남았다. 그의 몸과 마음은 로맨스의 여운으로 가득 차 있고, 그 에너지를 발산하듯 비 오는 거리에서 춤을 춘다. 우산 하나와 오로지 배우의 개인기로 만들어진 이 장면은 약 3분 30초 동안 이어지는, 영화사상 가장 행복한 러닝타임이다. 마치 모든 것을 성취한 듯, 억누를 수 없는 감정으로 단순하면서도 섬세하게 조율된 춤을 추는 진 켈리는 퍼포먼스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원래는 세 명이 함께할 예정이었지만 진 켈리가 솔로를 고집했는데, 컨셉트는 단지 ‘빗속에서 노래하며 걷는다’ 정도였다고. 촬영 당시 그는 39도 고열에 시달렸다고 한다.
김형석 영화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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