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ed 이어 영국·스위스·홍콩 줄줄이 금리인상..뉴욕증시 하락 출발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3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에 이어 주요국들도 금리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글로벌 긴축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세계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22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작년 12월 주요국 중앙은행 중 가장 먼저 긴축 사이클에 돌입한 BOE는 이번까지 총 7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했다.
세부적으로는 정책위원 9명 중 5명이 0.5%포인트 인상에 동의했고 3명이 0.75%포인트 인상, 나머지 1명이 0.25%포인트 인상 의견을 냈다. 치솟는 물가가 잡히지 않을 경우 차기 MPC가 열리는 11월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넘어선 자이언트스텝을 밟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같은 날 스위스 중앙은행(SNB)도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려 유럽의 마이너스 금리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 스위스의 기준금리는 기존 -0.25%에서 0.5%로 높아졌다. 스위스는 2015년1월 금리를 마이너스로 올린 이후 그 상태를 이어왔었다. SNB는 이번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확인했다.
노르웨이 중앙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노르웨이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상승 속도가 예상치를 웃돌고 있어 다음 회의가 열리는 11월에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예고했다. 앞서 지난 20일에는 스웨덴이 한번에 금리를 1%포인트 올리는 강수를 둬 눈길을 끌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홍콩이 0.75%포인트 인상에 나섰다. 홍콩은 홍콩달러의 통화가치를 달러에 연동한 '달러페그제'를 실시중이다. 필리핀도 이날 금리를 4.25%로 0.5%포인트 올렸다. 앞서 올해 열린 두번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긴축 행보를 이어온 대만 역시 0.12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다.
인도네시아는 기준금리로 활용되는 7일물 역환매채권(RRP) 금리를 4.25%로 올렸다. 당초 예상(0.25%포인트)을 두배 웃도는 0.5%포인트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은행을 상대로 한 예금 금리와 대출 금리도 3.5%와 5.0%로 각각 0.5%포인트 인상했다.
다만 일본은 같은 날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기존 초저금리 통화완화 정책을 고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도록 상한 없이 필요한 금액의 장기 국채를 매입한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직후 기자회견에서 "당분간 금리 인상은 없다"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큰 부작용이나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12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올렸던 브라질도 이날 회의에서는 금리를 13.75%로 동결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은 다음달 12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있다. 전날 Fed의 3연속 자이언트스텝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재차 한국을 웃돌게 됐다. 지난달 한국은행의 0.25%포인트 인상 조치로 같아졌다가, 한 달 만에 다시 격차가 0.75%포인트 벌어진 것이다. 한미 금리 역전이 장기화할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원화 약세 등이 불가피하다. 또한 원화 약세는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요인으로도 꼽힌다.
22일 뉴욕증시는 3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은 Fed의 고강도 긴축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장 초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 동부시간 기준 오전 10시42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70.30포인트(-0.26%)낮은 3만106.48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S&P500지수는 23.61포인트(0.62%) 내려간 3766.7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9.18포인트(1.06%) 떨어진 1만1098.51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종목별로는 금리에 민감한 기술주, 경기침체와 밀접한 임의 소비재, 산업재, 여행주 등의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전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공개된 통화정책결정문, 점도표, 경제전망 등을 통해 한동안 고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앞서 Fed는 점도표를 통해 올해 말에 금리 중앙값을 4.4%로 제시했다. 또한 내년에도 4.6%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제롬 파월 Fed 의장 역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 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매파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실업수당청구 건수는 6주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으나 시장 전망치는 밑돌았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7일까지 주간 신규 실업보험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5000건 증가한 21만3000건으로 집계됐다.
누빈의 최고투자책임자인 사이라 말릭은 "전날 FOMC는 시장이 삼키기 힘든 알약"이었다고 평가했다. 한국에서 일명 '돈나무언니'로 잘 알려진 캐시 우드는 Fed의 정책결정에서 가장 실망스러운 요소는 '만장일치'라며 "Fed가 후행지표와 유추만으로 결정을 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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