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 중국 공산당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조영남 지음, 21세기북스
520·836쪽, 3만9800·4만9800원
‘중국의 엘리트 정치’,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3부작) 등을 쓴 조영남(58)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또 하나의 역작을 내놓았다. ‘중국의 통치 체제 1·2’는 중국을 통치하는 공산당을 세밀하게 분석한 국내 첫 저술이다. 두 권을 합해 13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이다.
30년간 중국 정치를 연구해온 조 교수는 공산당을 모르고는 중국을, 중국 정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본다. “공산당 조직 체제는 중국 전역에 거미줄처럼 뻗어있고, 공산당의 손길은 정치부터 예술까지 미치지 않는 영역이 거의 없다.” 그러나 공산당이 중국을 움직이는 방식은 매우 비밀스럽다. 헌법과 법률, 공식 기구나 조직, 언론 보도 그 너머, 혹은 그 위에서 움직인다.
중국 공산당에는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성공한 공산당이라는 점이다. 소련이나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의 공산당과 달리 붕괴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비약적인 사회경제적 발전을 이뤄냈다. 특히 1980년대 이후 개혁·개방을 추진하면서도 일당 지배의 권위주의 체제를 흔들림 없이 유지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의 통치 방식과 성공 비결을 설명하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조 교수는 중국의 정치 체제는 ‘당-국가 체제’라고 규정한다. “중국의 당-국가 체제는 공산당 영도 체제와 국가 헌정 체제로 구성되고, 실제 정치 과정에서는 공산당 영도 체제가 국가 헌정 체제를 영도할 뿐만 아니라 종종 대체하는 권위주의 정치 체제다.”
조 교수는 “공산당의 성공은 공산당 영도 체제와 그것을 지탱하는 다섯 가지 통제 기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분석한다. 그래서 1권에서는 영도 체제를, 2권에서는 통제 기제를 다룬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창당 당시 50여명의 지식인으로 구성된 소모임에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100년이 지난 지금 당원 규모가 약 9500만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의 엘리트 결사체로 성장했다.
중국 전체 인구 중 공산당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 증가해 2021년 6.7%에 도달했다. 공산당 입당이 허용되는 나이(만 18세 이상)를 기준으로 하면 10% 정도가 된다. 공산당원 선발 절차는 매우 엄격하다. 30개에 달하는 입당 절차를 모두 밟는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2년 6개월에서 3년 정도다. 해마다 약 2000만명 정도가 입당을 신청하고, 정식당원이 되는 비율은 5∼10%(100만∼200만명). 공산당원은 정치적 선민이라고 할 수 있다. 당정기관은 말할 것도 없고 국유기업, 공공기관, 인민단체 등 사회영역에서도 상위 직위를 독차지한다.
공산당은 ‘공산당 전면 영도’ ‘민주 집중제’ ‘당관간부’ ‘통일전선’ 등의 운영 원칙을 갖고 국가를 영도한다. 공산당 조직 체계는 지역별로는 중앙·지방·기층 조직, 기능별로는 영도조직과 사무기구로 나눌 수 있다. 이런 공산당 영도 체제를 성공적으로 지탱해주는 건 인사 통제, 조직 통제, 사상 통제, 무력 통제, 경제 통제가 제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책은 공산당 영도 원칙과 조직, 통제 기제를 하나하나 설명한다.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 체제가 가진 억압적이고 강제적인 성격과 함께 개혁적이고 유능한 면모를 함께 조명한다. 예컨대 공산당은 개혁·개방 정책을 추진하면서 혁명 간부를 퇴진시키고 기술관료를 대거 충원하는 통치 엘리트의 세대 교체를 이뤄냈다. 이것은 공산당이 인사 독점권을 행사하지 못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고, 이런 개혁적이고 민첩한 대응이 개혁·개방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조 교수는 공산당 영도 체제는 당분간 커다란 위기 없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공산당 영도 체제는 현재 중국 국민으로부터 높은 지지와 신뢰를 받고 있다. 그렇다고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정치 지도자 선출과 정책 결정 과정에서 국민의 참여를 배제하고 있다는 구조적 문제가 있고, 지식인과 언론·인터넷 등에 대한 사상 통제를 앞으로도 계속 국민들이 감내할지 미지수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문제, 집단지도체제의 지속성 문제 등도 있다.
김남중 선임기자 nj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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