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가게 알바생에서 사장님으로..디자이너 살아야 플랫폼 산다

안세진 2022. 9.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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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W컨셉·에이블리 등 패션플랫폼, 업계 상생 나선다
공유오피스 제공하고 신진 디자이너 발굴하고
"창업 초기 어려움 극복 위해 지원"
무신사 성수 공유오피스. 사진=안세진 기자

젊은 패션플랫폼 기업들이 업계 상생을 위해 패션업계 종사자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패션 플랫폼에게 신진 디자이너와 신생 브랜드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업계는 이같은 노력이 패션업계는 물론 이커머스 업계에 있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들이 업계 상생을 위해 각자의 플랫폼에 소속된 젊은 사장님들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우선 최근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해나가고 있는 무신사는 패션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공유오피스를 시중 임대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동대문을 시작으로 지금은 성수동·한남동까지 3곳의 공간을 운영 중이다. 무신사 스튜디오 동대문점은 현재 약 90%에 달하는 입주율을 기록할 만큼 패션 스타트업과 신진 디자이너의 요람으로 자리 잡았다고 회사 측은 자평했다. 입주 기업 중 패션업계 종사자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무신사는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공유 오피스 사업을 전개한다고 설명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공유오피스 사업은 스튜디오를 마련하기 어려운 소규모 업체들에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고, 이들과 동반성장을 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수익을 위한 사업은 아니다. 패션업계 종사자들 혹은 기업의 경우 임대료를 할인해주고 있으며 무신사 입점 브랜드의 경우 추가할인을 적용하고 있다. 패션업계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내 W컨셉 매장 모습. 사진=안세진 기자

W컨셉은 서울시 하이서울쇼룸, 한국패션산업협회 등과 함께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를 지원하고 있다. W컨셉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브랜드 제품을 인기 뮤지션들과 함께 콜라보해 패션 화보, 영상 등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하이서울쇼룸의 경우 W컨셉은 2019년부터 신진 디자이너 브랜드와 신예 뮤지션 만남 테마로 비비, 유라, 악동뮤지션, 쏠 등 뮤지션의 패션 화보 콘텐츠를 제작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한국패션산업협회와 함께 ‘트렌드페어’ 기획전을 열었다. 트렌드페어는 한국패션산업협회가 유망 패션 디자이너 브랜드를 발굴, 육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매년 약 200여 개의 브랜드를 대상으로 전시회를 개최해 국내 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창업 초기부터 상생을 추구하는 이커머스 생태계 마련에 힘을 쏟고 있다. 셀러 창업 지원 프로그램 ‘에이블리 파트너스’가 그중 하나다. 파트너스 솔루션은 누구나 상품 사진만 찍어 올리면 쉽게 마켓을 창업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에이블리가 사입·물류·배송·CS 모든 과정을 대행하는 서비스다. 에이블리는 단순 대행 서비스뿐만 아니라 그동안 에이블리에 쌓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젊은 사장님들께 창업 시 필요한 전문지식을 가르쳐주는 ‘뉴셀러’라는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사진=에이블리코퍼레이션

성공 사례도 여럿 있다. 2019년 론칭한 여성 전문 쇼핑몰 휴지마켓 대표는 과거 옷가게에서 아르바이트 중이었다. 당시 사장님은 옷을 좋아하는 그에게 에이블리를 소개해줬고, 이후 휴지마켓을 오픈하게 됐다. 휴지마켓은 오픈 4개월 만에 매출 2억원, 올해는 하루 매출 240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또 1020 타겟의 파트너스 마켓 ‘앤드모어’의 경우 입점 이후 월 매출 10억원에 달성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또 데일리 의류 마켓 ‘베이델리’는 입점 6개월 만에 월 매출 10억 대 기록할뿐더러, 에이블리 파트너스로 시작해 에이블리 일본 서비스인 파스텔에서도 인기 마켓으로 자리 잡았다.

에이블리는 향후 모든 셀러들이 제조 과정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체인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의 서비스가 동대문 도매상과 소매를 연결하는 모델이라면, 체인 플랫폼은 그 전 단계인 제조와 도·소매를 연결해주는 D2C 모델까지 업그레이드된 형태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처음 창업을 시작하면 인건비, 대출 이자, 공간 대여 시 공간 대여료, 배송용품, 잘못된 의류 가격 측정, 재고관리 실패, 판매 이후 고객 대응(CS) 등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창업 초기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는 물론, 초기 자본 없이도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창업에 대한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모든 셀러들이 제조 과정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체인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며 “셀러들은 이를 통해 제조 공장 연계를 통해 진입 장벽이 높았던 제작, 생산 과정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셀러들의 상품 소싱 폭을 넓히고, 판매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전폭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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