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고강도 긴축' Fed에 일제히 하락..나스닥 1.79%↓

뉴욕=조슬기나 2022. 9. 22. 0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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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21일(현지시간)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3연속 0.75%포인트씩 올리고 점도표를 통해 고강도 긴축이 지속될 것을 시사하면서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군 동원령 등으로 유럽과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진 점도 투자심리를 한층 더 얼어붙게 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522.45포인트(1.70%) 떨어진 3만183.7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6.00포인트(1.71%) 낮은 3789.9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4.86포인트(1.79%) 하락한 1만1220.19에 장을 마감했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대기하며 상승 출발한 뉴욕증시는 Fed의 통화정책 결정이 발표되자 이전까지의 상승분을 반납하고 하락장으로 돌아섰다. 그러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기자회견 동안 상승 전환했고,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다시 하락장으로 꺾이는 등 장중 극심한 변동성을 나타냈다.

종목별로는 경기침체기에 타격이 큰 엔터테인먼트, 여행주의 낙폭이 두드러졌다. 호텔 및 카지노 대기업 시저스는 전장 대비 8.04% 하락 마감했다. 힐튼은 5.35%, 메리어트는 5.63% 내려 앉았다. 유람선 기업인 카니발과 로열 캐리비안은 각각 6.81%, 5.52% 떨어졌다. 유나이티드항공(-5.37%), 아메리칸항공(-5.30%), 델타항공(-4.86%) 등 항공주도 부진했다.

Fed가 점도표를 통해 당초 전망을 웃도는 고강도 긴축이 지속될 것을 예고하며 금리에 민감한 대표 기술주들도 뒷걸음질 쳤다. 메타는 2.72%, 테슬라는 2.57% 떨어졌다. 애플(-2.03%), 아마존(-2.99%), 알파벳(-1.84%) 등도 줄줄이 미끄러졌다. 이밖에 제너럴밀스는 예상치를 웃돈 호실적에 6%가까이 뛰어올랐다. 회사 경영진이 시비가 붙은 상대의 코를 깨물어 논란이 됐던 비욘드미트는 연일 하락장에서 벗어나 이날 반등했으나, 장 마감직전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투자자들은 FOMC 통화정책결정과 함께 공개되는 점도표, 경제 전망,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을 주시했다. Fed가 이달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됐던 상황에서 향후 금리 인상이 어느 선까지 이뤄질지, 얼마나 오랜 기간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할지에 대한 새로운 힌트를 찾고자 한 것이다.

Fed는 이날 연방기금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3.0~3.25%로 0.7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고강도 긴축에도 좀처럼 인플레이션이 꺾이지 않자 예상대로 3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을 밟았다. 이로써 미국의 금리는 2008년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한미 금리격차도 다시 벌어졌다.

파월 의장은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을 확실히 잡을 때까지는 ‘제약적’인 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매파 방침을 재확인했다. 자신의 입장이 잭슨홀 미팅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입을 뗀 그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내려가고 있다고 매우 확신하기 전에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정책이 제약적 수준을 지속해야 한다"며 "이는 향후의 더 큰 고통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의 눈길이 집중된 것은 점도표다. Fed는 점도표를 통해 내년 기준금리를 4%대 후반대로 제시하며 시장 예상보다 더 공격적인 긴축을 예고했다. 점도표에 따르면 올해 말 금리 중간값은 4.4%로 6월보다 1%포인트나 올랐다. FOMC 위원 19명 중 9명은 4.25~4.50%, 8명은 4.00~4.25%를 제시했다. 이날 자이언트 스텝을 제외하고도 연말까지 남은 두 차례 회의에서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내년 말까지는 4.6%까지 올라 2024년 말 3.9%, 2025년 말 2.9%로 내려갈 것으로 봤다. 특히 FOMC 위원 19명 중 6명은 내년에 금리가 4.75~5.00%까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5%대 가능성도 열어뒀다.

고강도 긴축이 예고되면서 직후 국채 금리는 치솟았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 만기 국채 금리는 Fed의 금리 인상 발표 직후 4.1%를 돌파했다. 이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0년물 금리 역시 장중 한때 3.64%까지 올랐다가 현재 진정된 상태다.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1%가까이 올라 111선을 웃돌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28선까지 올랐다.

더블라인 캐피털의 제프리 건들락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출연해 "Fed가 더 일찍 조치를 취했어야 한다"며 "긴축 여파가 누적돼 경기 침체로 이어질 것이다. Fed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Fed가 올 연말 금리 전망을 4.4%로 제시한 것에 대해서도 "그들이 해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경기 둔화 및 침체 우려가 확산하며 Fed도 속도 조절에 나설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반면 글렌메드즈 프라이드의 제이슨 프라이드 최고투자책임자는 "금리가 현재 중립 수준이고 향후 금리 인상으로 이를 웃돌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에게 주식 비중 축소를 권고했다. 찰스슈와프의 케빈 고든 선임투자리서치매니저 역시 "시장 일각에서는 (Fed가) 계속 브레이크를 밟을 것이라고 믿지 않고 있다"면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선을 그었다. Fed가 빨리 긴축을 중단하길 바라는 투자자들로 인해 시장이 파월 의장으로부터 저성장 조짐, 지표 악화 등 언급이 나올 때마다 반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앞서 파월 의장이 잭슨홀 연설에서 언급한 '고통'이 일종의 경기침체를 뜻하는 암호라고 해석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이 한층 높아지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한층 강화되는 모습도 확인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서 "(핵무기)비확산 체제의 의무를 무모하게도 무시하며 유럽을 상대로 공공연한 핵 위협을 했다"고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군 동원령을 발표하고 핵무기 사용성까지 시사한 상태다. 이는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겨 달러 강세를 더했다.

유가는 달러화 강세 등으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달러(1.2%) 내린 배럴당 82.9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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