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 스마트폰 속엔 어떤 앱이?

반진욱 2022. 9. 21.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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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앱? NO..자산관리 앱? YES
경제 신문 구독 갤탭 대신 아이패드로

부자들의 컴퓨터와 스마트폰에는 무슨 화면이 띄워져 있을까. 매경이코노미는 TG360의 ‘몰레큘’ 데이터를 활용해 그들의 인터넷 사이트 사용 행태와 앱 사용량을 분석했다. 다른 소득 계층과 어떤 차이가 나는지 총 4가지의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고소득층 사용자일수록, 금융 관련 앱 사용률이 타 소득 계층 대비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은행 앱 사용 비중이 높았다. 사진은 국민은행 앱. (KB국민은행 제공)

▶키워드 1. 꾸준한 자산관리

▷금융·부동산·증권 앱 사용량 ↑

연봉 1억원 이상 계층과 타 소득 계층에서 가장 차이가 두드러지는 분야는 ‘자산관리’다. 고소득층 사용자의 금융, 증권, 부동산 등 자산관리 앱 사용률이 타 계층보다 월등히 높았다. 몰레큘 자료에 따르면 전체 소득 1억원 이상 고소득자 사용자의 ‘금융’ 카테고리 앱 월간 방문 비율은 18%에 달했다. 고소득자 중 18%에 달하는 인구가 금융 분야 앱을 활발히 사용한다는 뜻이다. 일반 사용자보다 사용량이 14배 높았다. 금융 분야에는 증권, 카드, 보험, 은행 등 자산관리용 앱이 속해 있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일반 사용자 대비 16배 많은 인원이 부동산 앱에 접속했다.

증권을 비롯한 금융 앱 사용량이 유독 높은 배경에는 부자들의 특성이 자리 잡는다. 손실이 나면 매도를 하는 일반 계층에 비해, 고소득층은 주식을 계속 보유하려는 성향을 보인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2022 한국부자보고서의 설문 자료를 살펴보면 주식 가격이 떨어져도 계속 보유한다고 응답한 부자는 44%로, 일반 대중(38%)에 비해 더 많았다. 즉, 부자는 일반 대중이나 대중 부유층에 비해 주가 등락에 따라 쉽게 매도하지 않는 성향을 드러낸다. 손절매를 하고 앱을 삭제하는 일반 계층과 달리 주식을 계속 보유하면서 앱에 접속한다는 뜻이다.

고소득층의 또 다른 특징은 은행 앱 사용량이다. 타 계층 대비 월등히 높은 접속량을 자랑한다. 신한S뱅크(66배), NH스마트뱅킹(36배), KB스타뱅킹(35배) 등이 일반 사용자에 비해 사용량이 많았다. 은행 앱 사용량이 많다는 것은 은행이 취급하는 단기 금융 상품(정기예금, CMA 등)과 외화 예금 상품 등을 즐겨 사용한다는 것으로 풀이가 가능하다.

고소득층일수록 명품은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성향을 보였다. 명품 앱 사용량이 일반 사용자 대비 낮았다. (매경DB)

▶키워드 2. 명품 앱은 안 찾아

▷명품 구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소득층은 명품을 선호하는 만큼, 명품 쇼핑몰 사용량도 많지 않을까? 들여다봤더니 결과는 ‘NO’다. 다른 계층에 비해 명품 쇼핑몰 사용량이 현저히 낮았다.

온라인 사이트 방문지수, 앱 사용량에서 명품 앱을 포함한 명품 쇼핑몰은 사용량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부 여성 고소득층 사용자만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여성 고소득층 사용자의 명품 쇼핑몰 방문 상대 지수는 0.63에 그쳤다. 일반 사용자가 10번 방문할 때 여성 고소득층 사용자는 6번 방문한다는 뜻이다. 남성 사용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품 선호도가 높은 고소득층이 왜 명품 쇼핑몰을 자주 찾지 않는 걸까.

이유는 이들의 ‘구매 행태’에서 답이 나온다. 여유가 많은 이들은 가격이 싼 온라인 대신 물건을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오프라인’을 택한다는 추정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백화점 업계는 VIP, VVIP 고객들의 명품 구매량이 대폭 늘어났다. 갤러리아백화점의 VIP 고객 매출 중에서 명품 시계·보석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4%에서 2022년 상반기 22%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명품 잡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22%에서 27%로 증가했다. VIP 고객이 백화점에서 구입한 물건 중 49%가 명품인 셈이다. 롯데백화점 역시 MVG 등급(연간 1800만~2000만원 이상 구매 고객) 이상 고객의 해외 패션 분야 매출이 30% 증가했다.

▶키워드 3. 경제 신문은 아이패드로

▷태블릿PC로 ‘경제 정보’ 얻는다

고소득층은 다른 계층에 비해 ‘경제 신문’을 많이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잡지·신문’을 타 계층에 비해 유독 많이 봤다. 20배 넘게 차이가 났다. 방문자지수를 분석해본 결과 경제 신문(0.37), 종합 일간지(0.29)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종합 일간지보다는 경제 신문을 더 많이 읽었다.

특히 고소득층은 ‘iOS 앱’으로 신문과 잡지를 읽는 경향이 강했다. 타 계층 대비 안드로이드 앱의 ‘신문과 잡지’ 카테고리 사용률은 낮았다. 여유가 많은 고소득층의 경우 태블릿PC로 ‘독서 콘텐츠’를 즐기는 경향이 높은 게 원인으로 풀이된다. 태블릿PC는 화면이 크고 넓어 전자책을 읽거나 신문 등을 보는 데 유용하다. 책과 신문을 보기 위한 목적으로 사는 소비자가 많다. 다만 가격이 높은 고가의 전자기기인 탓에 고소득층 소비자가 많이 구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블릿PC 시장은 스마트폰과 달리 애플의 ‘아이패드’ 점유율이 높다.

▶키워드 4. 영리치는 ‘해외 콘텐츠’

▷국내 콘텐츠 대신 해외 커뮤니티

범위를 좁혀 10대와 20대의 관심사를 살펴보면 다소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10대와 20대 고소득층 1만5000여명의 앱 접속 비율을 살펴본 결과 해외 커뮤니티 사이트의 방문 횟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9GAG’ ‘Meme Generator Free’ ‘iFunny’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왜 해외 앱의 사용량이 높을까. 여유가 있는 유학파, 해외 교류 기회가 많은 젊은 층이 자주 이용하는 앱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1020 젊은 고소득층의 앱 사용률 1~12위가 모두 해외 커뮤니티와 콘텐츠 앱이었다.

사용량이 가장 많은 ‘9GAG’의 경우 활성화 비율이 83%에 달했다. 젊은 고소득층 중 83%가 ‘9GAG’ 앱을 활발히 사용한다는 의미다. 타 소득 계층 대비 159배 높은 사용률을 보였다.

‘9GAG’는 주로 아시아 국가에서 유행하는 사진 등을 미국 쪽에 소개하는 사이트다. 동남아시아, 화교, 동아시아 출신들이 많이 이용한다. 회사 본사도 홍콩에 위치한다.

이외에도 밈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Meme Generator Free(71배)’, 해외 유머를 모아서 전시하는 ‘iFunny(37배)’ ‘OP.GG(25배)’ 등도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영어권 콘텐츠를 더 선호하는 경향은 ‘WEBTOON(3배)’ 앱 사용량에서도 드러난다. ‘WEBTOON’은 ‘네이버 웹툰’의 영어 버전이다. 한국어 버전인 네이버 웹툰보다 영어 버전의 사용량이 높다는 점은 ‘영리치’가 한국어 대신 영어 콘텐츠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는 점을 보여준다.

[반진욱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6호 (2022.09.21~2022.09.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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