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색 단풍 암봉 올라 신선이 될까

남호철 입력 2022. 9. 2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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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명소 남설악 흘림골
강원도 양양군 서면 남설악 흘림골에서 드론을 통해 내려다본 등선대 일대. 아찔한 수직 절벽 위 전망대에 오른 등산객이 기암괴석으로 이뤄진 절경을 감상하고 있다. 오른쪽 멀리 망경대 바로 뒤 오색지구도 눈에 들어온다.


단풍의 계절이 다가온다. 올해 단풍 절정 시기는 평년보다 3∼6일 늦을 것으로 예측됐다. 설악산 단풍은 10월 19일쯤 절정에 이를 전망이다. 올해 설악산 단풍 코스로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에 자리한 남설악 흘림골이 관심이다. 2015년 낙석 사고로 통제된 지 7년 만에 지난 8일 재개방됐다. 기암괴석과 폭포가 단풍과 어우러져 선경을 빚어놓는다. 우리나라 가을단풍의 최고 명소로 꼽힌다.

흘림골은 숲이 짙고 계곡이 깊어 항상 날씨가 흐린 듯해서 이름 붙여졌다. 흘림골 탐방로는 오색령(한계령) 중턱에서 오색 주전골을 연결하는 총연장 3.1㎞다. 2001년 10월 공원구역에 반영된 뒤 2004년 9월 20일 처음 개방했다. 2015년 8월 2일 낙석사고로 1명이 숨지면서 폐쇄됐다. 이후 위험 구간 우회, 낙석방지 터널 설치 등 안전시설을 보강한 뒤 재개방됐다.

흘림골 탐방로 입구는 한계령휴게소에서 44번 국도를 따라 양양 방면으로 2㎞쯤 내려오면 나온다. 흘림골에서 시작해 여심폭포, 등선대, 등선폭포, 십이폭포 등을 거쳐 용소폭포가 있는 용소탐방지원센터나 선녀탕·독주대 등이 있는 오색탐방지원센터로 이어진다. 코스가 제법 길지만 흘림골 입구에서 등선대까지는 오르막길, 등선대에서 용소삼거리까지는 내리막길, 용소삼거리에서 오색약수까지는 평탄한 길이다.

출발부터 가파른 오르막길의 연속이다. 수백년 수령의 아름드리 전나무와 단풍나무, 주목들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낸다. 오른쪽 옆으로는 기암절벽으로 무장한 칠형제봉이 웅장하게 도열해 있다. 봉우리들이 잇따르는 칠형제봉은 등선대에 오르는 내내 거리와 높이,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길동무가 돼 준다.

물줄기가 약해 아쉬운 높이 20m의 여심폭포.


1㎞쯤 가면 흘림골의 명소로 꼽히는 여심(女深)폭포가 나온다. 폭포에 이르면 왜 이런 이름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다. 기암절벽을 타고 20m 높이에서 떨어지는 폭포다. 한때 폭포수를 떠 마시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이 알려지면서 신혼부부가 많이 찾던 명소이기도 했다.

여심폭포에서 등선대까지는 깔딱고개다. 길이가 300m에 불과한 것이 다행이다. 신선(仙)이 오른다(登)고 해서 등선대(登仙臺)란 이름이 붙은 봉우리는 흘림골 산행의 백미다. 등선대에 올라서면 가슴이 뻥 뚫린다. 계곡 사이 솟아 있는 천태만상의 기암괴석이 눈앞에 360도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남설악의 만물상이다. 거대한 암릉 곳곳 틈바구니에 붉은 단풍이 어우러지면 환상적인 산수화가 그려질 것이다.

이른 아침 한계령휴게소에서 본 일출 풍경. 오른쪽 칠형제봉과 구름이 노을에 붉게 물들어 있다.


북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설악산 최고봉인 대청봉에서 끝청, 귀때기청봉으로 설악의 서북주릉이 장엄하게 내달린다. 안산 앞 한계령 휴게소가 칠형제봉 너머로 보인다. 동쪽으로는 만경대 뒤 오색리와 그 너머 멀리 동해가 눈에 들어온다. 그 오른쪽으로는 점봉산과 망대암산이 우뚝하다. 한 시간여 발품을 팔아 웅장한 남설악의 절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하얀 물줄기가 경쾌한 등선폭포.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려 주전골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서면 오른쪽으로 등선계곡에 등선폭포가 걸려 있다. 높은 절벽 위에서 시원하게 떨어지는 하얀 물줄기가 경쾌하다. 이어 작은 고개를 하나 만난다. 고개 위에 십이폭쉼터가 마련돼 있어 쉬어가기에 좋다. 쉼터를 내려서면 십이담계곡이다.

탐방로에서 떨어진 숲 속에 숨은 주전폭포.


곧이어 만나게 되는 십이폭포는 열두 번 굽이쳐 흐르는 모습에서 이름을 따왔다. 열두폭 병풍처럼 흘러내린다. 폭포 전체를 한눈에 담기는 어렵지만 각 부분의 모습만 봐도 아름다움에 탄성이 나온다. 바로 아래 주전폭포교에서 왼쪽으로 눈을 돌리면 주전폭포가 숨은 듯 모습을 드러낸다.

이어 용소삼거리다. 이곳에서 용소폭포는 지척이다. 용소폭포는 하얀 계곡물이 붉은빛을 띠는 암반 사이로 웅장한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깊은 소(沼)를 향해 옹골차게 내리꽂는 느낌이다. 이 소에서 1000년을 살던 이무기 두 마리가 승천하려 했으나 암놈 이무기는 준비가 안 돼 승천할 시기를 놓쳤고 결국 이곳에서 바위와 폭포가 됐다는 전설이 있다.

주전골 트레킹은 용소폭포에서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십이폭포를 내려온 물은 용소폭포의 물과 Y자로 만나서 몸집을 불려 주전골로 흐른다. 외설악의 천불동, 내설악의 가야동과 함께 설악산 3대 단풍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주전(鑄錢)이란 이름은 용소폭포 입구에 있는 시루떡바위가 마치 엽전을 쌓아 놓은 것처럼 보인 데서 또는 옛날 이 계곡에서 도둑 무리들이 위조 엽전을 만들었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주전골 탐방로는 물길을 따라 내려가는 길로 매우 평탄해 쉽게 걸을 수 있는 데다 수해를 복구하면서 데크를 놓아 한결 더 평탄하고 쉬워졌다. 그 길을 걸으면 넓은 소를 이루는 선녀탕, 계곡 사이로 우뚝 솟은 독주암 등 주전골의 비경이 차례로 이어진다.

여행메모
오색경관쉼터 무료 주차 가능… 하루 5천명 이내 사전 예약

흘림골 입구는 한계령휴게소에서 양양방면으로 2㎞쯤 내려가면 된다. 대중교통으로는 동서울에서 양양까지 시외버스가 6회 운행한다. 한계령 정상과 오색약수 두 곳에 정차한다.

단풍철이 되면 설악산 오색령(한계령) 일대의 교통체증과 주차난이 극심하다. 흘림골탐방지원센터 200m 아래 오색경관쉼터에 12대가량 무료 주차 공간이 있다. 오색지구에는 하루 5000원짜리 공영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흘림골이든 오색지구든 편도로 가면 차량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흘림골과 오색지구는 도로를 따라 5.3㎞, 흘림골과 용소탐방지원센터는 2.3㎞다. 오색지구에서 흘림골까지 택시요금은 1만5000원)이다.

탐방로는 내년 2월까지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reservation.knps.or.kr)에서 하루 최대 5000명 이내의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탐방로 입산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3시까지다. 한시적으로 개방했던 망경대 코스는 더 이상 운영하지 않는다.

오색지구에 상가가 밀집해 있다. 대부분 산채백반이나 산채비빕밥 등을 내놓는다. 인근에 오색그린야드 호텔 등 숙소가 있다.

양양=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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