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쿼터 확대, 전문가 한목소리 "스카우트 강화가 우선"

김희웅 2022. 9. 21. 19:2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영표 강원FC 대표.(사진=프로축구연맹)

K리그는 현재 외국인 쿼터 확대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다. 전문가들의 시선은 다른 곳으로 향한다. 쿼터 확대를 고려하기 전에 각 구단이 건실한 스카우트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2023~24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수를 5명(국적 불문)+1명(AFC 회원국), 총 6명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현행 규정 3+1+1명(ASEAN 쿼터)을 채택 중인 K리그도 변화를 고려 중이다. 아시아 무대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함이다.

지난달 열린 외국인 선수 제도 개정을 위한 1차 공청회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히 갈렸다. 2차 공청회에서는 찬성 측으로 기울었다. 다만 양극화, 재정 건전화 역행 등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공통 의견이다. 또한 바로 외국인 선수 6명을 두기에는 부담이 있어 연봉·이적료 캡(cap), 출전 제한 등의 룰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2번의 공청회에서 공통으로 나온 주제는 ‘스카우트 시스템’이다. K리그 구단들은 대부분 스카우트 강화에 소극적이다. 2명 남짓한 스카우트 인원이 지구 반대편에 있는 선수의 비디오를 보고 영입을 결정한다. 외국인의 몸값은 높지만, 이들을 스카우트하는 데 쓸 수 있는 인원과 비용은 매우 제한적이다.

결국 빈약한 시스템은 실패로 이어진다. 각 구단이 기록과 비디오를 보고 데려온 외국인 선수는 영상으로 본 것과 다른 경우가 빈번하다. 기대보다 기량이 떨어져 K리그 무대에서 실패하는 이들도 많다. 큰돈을 들여 실패하면 재정 악화는 필연적으로 따라온다. 5명+1명 외국인 쿼터 확대를 반대하는 팀들이 우려하는 바다.

외국인 쿼터 확대보다 먼저 이뤄져야 하는 게 스카우트 강화다. 건실한 스카우트 시스템을 구축해야 제대로 된 외국인 선수를 품을 수 있다. 하지만 현 스카우트 시스템을 고치지 않고 외국인 쿼터만 늘리면, 다수 구단이 재정 악화로 곡소리를 낼 게 뻔하다. 전문가들이 제도 개혁에 앞서 이를 지적하는 이유다.

제1차 공청회 때 방청객으로 자리한 김학범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스카우트에게 지출하는 비용이 적다. 외국인 영입 실패에 쓴 돈은 아까워하지 않지만, 스카우트 지출비는 그렇지 않다. 스카우트가 현장에 가서 속기도 한다.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데, 구단이 이에 인색한 것 같다. 재정 건전성을 보완하려면 스카우트에 투자해서 실패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사진=프로축구연맹)

2차 공청회에도 같은 이야기가 나왔다. 조성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은 2019년 브라질에 직접 가서 에르난데스를 보고 호평했다. 에르난데스는 전남 드래곤즈, 경남FC를 거치며 한국 무대에서 성과를 냈고, 올 시즌 인천에 합류했다. 맨눈으로 확인하는 것과 영상의 차이점을 말한 조 감독은 “스카우트 시스템에 관한 인력 확충과 투자가 있어야 한다. 시스템을 발전시켜 구단과 선수가 상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졌을 때의 기대 효과는 크다. 이영표 강원FC 대표는 “쿼터가 확대되면 비용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구단 수익이 증대될 것이다. K리그가 돈을 버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제대로 영입한) 선수를 한 명 팔면 50~60억 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희웅 기자 sergio@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