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기] 그 정도 폭행, 맷집으로 견딘다? 영화 속 얘기일 뿐

오상훈 헬스조선 기자 2022. 9. 21. 19: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인간 사회에서 폭력이 사라진 적은 없다.

특히 개인 또는 소규모 그룹에 의한 '대인간 폭력(interpersonal violence)'은 신체적, 성적, 정신적 폭력으로부터 상실, 방임에 이르는 광범위한 행위들을 포괄한다.

이러한 유형의 폭행은 우발적으로, 집단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잦다.

그런데 의학적인 관점에서 폭행당했을 때의 위험성은 법적ㆍ금전적인 이익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안면, 머리는 한 번의 구타로도 심각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인간 사회에서 폭력이 사라진 적은 없다. 특히 개인 또는 소규모 그룹에 의한 ‘대인간 폭력(interpersonal violence)’은 신체적, 성적, 정신적 폭력으로부터 상실, 방임에 이르는 광범위한 행위들을 포괄한다. 청소년 폭력부터 아동 및 노인 학대와 같은 가족 폭력, 성폭력 등 많은 폭력 유형이 중범죄와 직결된다.

직접적인 폭행에 의한 사망자도 의외로 많다. 경찰청 ‘신체피해 상황’ 통계를 보면 2020년 한 해에만 폭행으로 68명, 상해로 48명이 사망했다. 당초 살인을 의도하지 않았으나, 폭행이 살인으로 이어진 경우다. 수단은 맨 주먹부터 둔기, 맥주병 등 다양하다. 이러한 유형의 폭행은 우발적으로, 집단적으로 이뤄지는 경향이 잦다.

간혹 폭행당할 때 “그냥 맞고 말지” 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장의 폭행에 맞대응해 싸움을 키우는 대신, 나중에 법적인 응징을 기대하겠단 것이다. 일방적 폭행에 의한 피해는 ‘합의금’의 형태로 보상될 수도 있다.

그런데 의학적인 관점에서 폭행당했을 때의 위험성은 법적ㆍ금전적인 이익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다. 특히 안면과 머리에는 중요한 기관들이 몰려있다. 눈, 뇌 등은 운이 나쁘면 한 번의 타격으로 영구히 손상될 수 있다. 해운대부민병원 박억숭 센터장은 “특히 안구가 들어가는 자리인 눈확, 코뼈는 강도가 약해서 주먹에 의한 폭행, 상해에도 수술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머리도 마찬가지다. 두개골의 강도는 과대평가됐다. 가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맥주병으로 머리를 맞아도 다시 일어나는 인물들이 보인다. 당연히 설탕으로 만든 맥주병에 의해 연출된 장면이다. 현실에서는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못할 가능성도 크다. 박억숭 센터장은 “눈썹 위부터 뒤통수까지는 상대적으로 안면보다 강하지만 맥주병 등 둔기에 맞으면 단 한 번만으로도 두개골 골절 및 뇌출혈에 의해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험 결과도 있다. 스위스 베른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득 찬 맥주병은 30J(줄, 에너지의 단위), 빈 맥주병은 40J의 충격 에너지에서 깨졌다. 반면 두개골의 가장 약한 부분은 14J에도 깨질 수 있다. 연구팀은 이 같은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맥주병이 인간 두개골의 최소 골절 임계값을 능가하며 물리적 분쟁에서 위험한 도구로 작용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므로 폭행 사건이 임박했을 때 가장 현명한 조치는 회피하는 것이다. 일단 잘못했다고 말하든 도주를 하든 상황 자체를 없애버리는 게 좋다. 상대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둔기를 들고 있다면 더더욱 그렇다. 회피가 불가능할 정도로 순식간에 일촉즉발의 상황에 처했다면 두 손과 팔로 안면과 머리를 감싼다. 특히 넘어지는 순간에 머리가 직접 땅에 부딪히지 않도록 보호한다. 그나마 폭행에 의한 치명률을 낮추는 방법이다.

머리를 가격당한 폭행 피해자들 대다수는 뇌진탕을 경험한다. 뇌진탕의 의학적 용어는 ‘경증 외상성 뇌손상’이다. 외상 후 30분 이내의 짧은 의식 소실이 있거나, 24시간 안에 기억상실증이 나타나면 진단한다.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을 수 있지만 뇌에 구조적인 문제가 생기지는 않는다. 다만 뇌출혈은 유의해야 한다. 박억숭 센터장은 “뇌혈관에 출혈이 발생하면 압력이 증가해 두통, 오심, 구토 등을 겪을 수 있다”며 “폭행 뒤 두통이 점점 심해진다면 반드시 CT를 찍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위와 같은 상황은 우발적인 사건을 가정한 것이다. 지인과 친족에 의한 지속적인 폭력, 폭력은 반드시 법적인 도움을 받아야 한다.

- Copyrights 헬스조선 & HEALTH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