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최후의 보루' 실내 마스크도?..일상회복 잰걸음
OECD 국가 중 한국만 모든 실내 장소에서 착용해야
전문가 "개인 방역 수칙 준수 이미 생활화"
정부가 일상회복 일환으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전히 푸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상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21일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 규모가 8월 넷째주 이후 4주간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날 신규 확진자 수는 4만1000여명으로 수요일 기준 10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확진자 감소 추세를 근거로 이번 가을·겨울을 ‘마지막 고비’로 판단하고 있다. 이날 감염재생산지수는 0.82를 기록, 4주 연속 1 이하로 나타났다. 지난주 신규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 모두 300명대로 내려갔다.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과 전체 병상 가동률도 20%대다. 이 2차장은 “충분한 백신 및 치료제와 안정적 의료 대응 역량을 바탕으로 마지막 고비가 될 이번 겨울철을 잘 넘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방역 조치 완화 대상으로 거론된 것은 실외 마스크 의무 완전 해제다. 정부는 앞서 지난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다. 그러나 집회, 스포츠 경기, 콘서트 등 50명 이상이 모이는 실외 행사에서는 여전히 착용 의무를 남겨뒀다.
박혜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방역지원단장은 지난 20일 “BA.5 변이로 인한 재유행이 정점을 지났고 감염재생산지수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실외는 감염 위험이 낮기 때문에 남은 의무 조치를 해제한다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가장 먼저 검토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정기석 중대본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은 지난 16일 코로나19 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일상적 대응체계 전환에 관한 논의가 필요한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정 단장은 “최근 유럽 호흡기 학회에 참석해보니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았다”면서 “호흡기 내과 의사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촘촘히 앉아 토론하는 행동은 각자의 자신감과 객관적인 국가적 통계에 근거했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방역 관리의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논의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의료계를 중심으로 영유아를 먼저 푸는 방법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아이들의 경우 마스크 착용으로 얻는 이득보다 손실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영유아 마스크 착용을 가장 먼저 해제하고 초중등 학생들 등 순차적으로 마스크를 벗게 하자는 의견을 냈다. 정 교수는 “아이들의 교육이나 특히 언어, 표정에 있어서 많은 문제가 생기고 있다는 것을 교육 현장 전문가들에게서 듣고 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도 이 같은 어려움을 알고 있다는 입장이다. 박 단장 역시 “영유아 마스크 착용에 따른 정서, 언어, 사회성 발달 부작용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충분히 검토한 후 착용 완화 결정이 이뤄지게 되면 발표하겠다”고 했다.
천병철 고려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국민 대부분이 감염돼서 항체가 있는 마당에 실내 마스크 착용으로 얻을 수 있는 방역 효과가 이제는 크지 않다”며 “아주 좁은 공간에 여러명이 밀집한다던지, 합창 등으로 비말을 많이 방출하거나, 공기 환기가 잘 안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굳이 착용 의무를 정부가 고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천 교수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도 진즉 해제됐지만 여전히 많은 국민이 야외에서 마스크를 쓰고 있다”면서 “한국은 시민 위생 관념이 다른 나라보다 높고 이미 개인 방역 수칙 준수가 이미 생활화됐다. 방역당국이 이 논의를 더 일찍부터 하지 않은 이유가 오히려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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