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 황선홍의 오현규 특별 지도 "동네 이장님처럼 편하게"

김정용 기자 2022. 9. 21.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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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올림픽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제공

[풋볼리스트=화성] 김정용 기자= 한국 역사상 최고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이었던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이 차세대 대형 공격수 오현규를 위해 쉬지 않고 조언하고 있다.


20일 경기도 화성시의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올림픽 대표팀 훈련이 진행됐다. 황선홍 감독은 약 2년 뒤 열릴 2024 파리 올림픽을 위해 21세 이하 선수단을 선발했다. 26일 같은 장소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친선경기를 가질 멤버다.


지난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을 부랴부랴 준비해 나갔다가 일본에 0-3으로 대패하며 많은 비판을 받았던 황 감독은 이번 소집부터 올림픽 준비 과정을 밟아나가게 된다.


인터뷰에 나선 공격수 오현규는 최근 수원삼성의 최전방을 이끌며 K리그1 최고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는 스트라이커라 기대가 크다. 오현규 스스로 "박스에서는 내가 확실히 장점이 있다. 싸움에서 이기고 나서 이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능력이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사실 감독님께서 원하시는 침착함이나 마무리 부분을 제가 해소해 드릴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할 정도로 결정력에 대한 자신감이 커진 상태다.


차세대 최고 공격수가 한국 스트라이커 사상 최고 레전드 황 감독의 지도를 받는다는 점에서 다른 포지션보다 남다른 효과도 기대된다. 오현규 역시 "조금 전 여기 오면서도 감독님께서 코칭을 많이 해 주셨다. 감독님께서 겪으신 경험을 토대로 저한테도 많이 알려주셨다. 많이 배울 수 있다는 기쁨도 있다. 많이 여쭤보고 많이 코칭해주시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황 감독과의 시간을 즐긴다고 말했다.


황 감독의 이야기는 구체적인 팁부터 잔소리까지 폭이 넓다. "골을 어떻게 넣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많이 알려주셨고, 감독님께서 과거에 겪으셨던 수비수는 너무 과격하셨다고 말씀하시더라. 근데 이제 지금은 많이 좋아졌으니 골을 더 많이 넣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해 주셨다. 저도 앞으로 더 많은 득점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황 감독에 대한 인상은 친근함이다. "멀리서 봤을 때는 무섭고 좀 무뚝뚝하신 분 같다고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가까이서 이렇게 잘 지내고 보니까, 이렇게 말씀드리기 좀 뭣하지만 동네 이장님 같은 친근하신 분이다. 가까이 다가가서 제가 궁금한 거 쉽게 물어볼 수도 있게 해 주신다. 덕분에 우리 팀에 편안함이 있는 것 같다."


오현규를 비롯한 이번 소집 선수들은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정점을 찍었던 황 감독의 현역시절을 보지 못한 나이다. 하지만 오현규는 "유튜브를 많이 찾아봤고, 난 포지션이 같으니까 축구를 배우는 내내 황선홍 감독님 같은 축구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유튜브도 어렸을 때부터 찾아봤고 그 전에 CD로도 찾아봤다. 이렇게 가까이서 있는 게 사실 믿기지 않고, 볼 때마다 설레고 새롭다"고 말했다.


황 감독이 계속 가르침을 준다는 오현규의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오현규와 황 감독 인터뷰 사이 고영준의 인터뷰가 진행됐는데, 10분도 되지 않는 짧은 시간을 활용해 오현규에게 직접 몸싸움을 하는 시늉을 하며 수비를 상대하는 요령에 대한 개인교습을 했다.


이어서 인터뷰에 임한 황 감독은 "만날 잔소리 하는 것 같아가지고 좀 미안한데. 꼰대라 그럴까 봐. 젊은 선수들이고 우리나라 축구를 이끌어가야 될 선수이기 때문에 이 짧은 시간이지만 한 가지라도 내가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 커서 이것저것 두서없이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 한 가지라도 얻어가고 오현규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만날 잔소리를 해야 될 것 같다"고 했다.


황 감독은 오현규가 장차 한국을 대표하는 공격수가 될 자질을 갖췄다며 "올해 많이 뛰면서 폭발력이나 집중력이나 몸싸움이나 이렇게 강력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어려운 것은 지속성이다. 스트라이커의 숙명이다. 1년 잘했다 해서 그다음 연도에 잘한다는 보장이 없다. 끊임없이 득점에 대한 고민, 또 수비를 떨어뜨려놓고 할 수 있는 움직임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 스트라이커 계보가 퇴색돼 있는데 오현규가 그 뒤를 이어 대형 스트라이커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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