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험지서 의료봉사 20년, 우는 자와 같이 울었다

민태원 2022. 9. 21.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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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자와 같이 울고 웃는 자와 같이 웃는 사람이 되자.'

외과 의사인 박세업(60)씨가 아프가니스탄과 모로코 등 해외 험지에서 20년째 의료봉사를 펼치며 지켜온 인생 모토다.

박씨는 부산의대 졸업 후 의료봉사를 하러 방문한 아제르바이잔의 난민촌에서 "전쟁이 나고 어려울 때는 오지 않다가 난민이 된 후에야 와서 약주고 도와주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절규하는 한 청년을 만난 뒤로 어렵고 힘들 때 같이 있어주는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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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회 아산상 대상 의사 박세업
아제르바이잔 난민촌 방문 때 결심
현재는 모로코서 결핵 퇴치 열정
제34회 아산상 대상 수상자인 박세업 외과 의사가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주민을 진료하고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 제공


‘우는 자와 같이 울고 웃는 자와 같이 웃는 사람이 되자.’

외과 의사인 박세업(60)씨가 아프가니스탄과 모로코 등 해외 험지에서 20년째 의료봉사를 펼치며 지켜온 인생 모토다. 그는 “의사로 있든 청소부로 일하든 나이 들어 일을 하지 못하든 상관없이 그곳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웃고 울 수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런 삶의 철학은 의대생 시절부터 예순까지 이어온 봉사와 인술의 원천이 됐다.

박씨는 부산의대 졸업 후 의료봉사를 하러 방문한 아제르바이잔의 난민촌에서 “전쟁이 나고 어려울 때는 오지 않다가 난민이 된 후에야 와서 약주고 도와주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절규하는 한 청년을 만난 뒤로 어렵고 힘들 때 같이 있어주는 의사가 되겠다고 결심을 했다고 한다.

2002년 개인병원을 정리하고 호주 유학에서 돌아온 뒤 2005년 전쟁으로 신음하는 아프카니스탄에 의사가 부족해 많은 사람들이 숨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가족과 함께 그곳으로 향했다. 수도 카불의 국제병원과 미군기지 내 한국병원장을 맡아 주민 치료와 현지 의료진 훈련에 힘썼다.

이후 국제보건의료 비영리단체인 ‘글로벌케어’ 북아프리카 본부장을 맡아 모로코에서 지금까지 결핵 퇴치에 열정을 쏟고 있다. 그가 그간 치료한 결핵 환자는 2만7000여명에 달한다. 박씨는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알람을 울려 결핵약 복용을 확인하는 스마트 약상자를 도입해 모로코 결핵 환자 완치율을 70%에서 90%까지 끌어올렸다. 2019년부터는 모로코와 인접한 모리타니아에서도 비슷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아산사회복지재단(이사장 정몽준)은 이런 봉사의 삶을 인정해 박씨에게 제34회 아산상 대상을 수여키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그는 “북아프리카에서 일하는 동안 해당 국가의 의료시스템이 조금 더 합리적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재단은 이와 함께 27년간 국립소록도병원에서 한센인 치료에 기여한 오동찬씨에게 의료 봉사상을, 56년간 미혼모 등 소외 여성을 돌봐온 착한목자수녀회에 사회 봉사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시상식은 11월 17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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