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뉴욕 유엔총회서 '자유·연대' 강조한 尹대통령 "세계, 위협받고 있다"
[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취임 후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자유와 평화에 대한 위협은 유엔과 국제사회가 그동안 축적해온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를 강력히 지지하고 연대함으로써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부터 고물가, 기후위기 등 전 세계적인 도전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으로 ‘자유와 연대’를 제시한 것이다. 유엔 내에서 한국의 역할을 확대하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7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열번째 연사로 나서 “오늘날 국제사회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으로 또다시 세계 시민의 자유와 평화가 위협받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진정한 자유와 평화는 질병과 기아로부터의 자유, 문맹으로부터의 자유, 에너지와 문화의 결핍으로부터의 자유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며 “유엔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이제는 더 폭넓은 역할과 책임을 요구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팬데믹, 탈탄소, 디지털 격차 등을 도전 과제로 제시하며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협력으로 재정 여건과 기술력이 미흡한 나라에 지원이 더욱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원 확대가 지속 가능한 번영의 기반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제사회에서 어려운 나라에 대한 지원은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지속 가능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국제 사회의 연대 속에서 한국의 책임과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은 코로나 치료제와 백신의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ACT-A 이니셔티브에 3억 달러, 세계은행의 금융중개기금에 3천만 달러를 공약하는 등 글로벌 보건 체계 강화를 위한 기여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후 변화 문제에 관해서도 대한민국은 Green ODA를 확대하고 개발도상국의 저탄소 에너지 전환을 도울 것"이라며 "앞으로도 다른 나라보다 더 진보한 디지털 기술을 더 많이 공유하고 지원과 교육 투자에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유엔총회의 주제인 ‘분수령의 시점’에 맞춰 '자유와 연대 : 전환기 해법의 모색'을 연설 주제로 제시한 윤 대통령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글로벌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인 국제 규범 체계가 과연 유용한 것인지에 관하여 지금 시험대에 올라 있다고 할 수 있다"면서 "자유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자유를 지키고 확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확고한 연대의 정신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 규범 체계에 등을 돌리고 이탈하게 된다면 국제사회는 블록화되고 그 위기와 혼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며 "전환기적 위기의 해결책으로서, 세계 시민과 국제사회의 리더 여러분들의 유엔 시스템과 보편적 국제 규범 체계에 대한 확신에 찬 지지를 다시 한번 호소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핵 위기 등과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연설 초반 '힘에 의한 현상 변경과 핵무기를 비롯한 대량 살상 무기, 인권의 집단적 유린'을 언급한 수준에 그쳤다. 이는 박근혜·문재인 등 전임 대통령들이 유엔 기조연설에서 ‘북핵 공조’를 강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정 국가를 꼽지 않으면서도 이러한 위협을 극복하기 위한 국제 연대의 중요성을 피력하고자 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뉴욕에서 복수의 양자 회담에 나설 예정이다. 이날 연설 직후에는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와 오찬을 갖는다. 안토이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도 만나 북한 문제와 한·유엔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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