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배당..순이익 성장 종목 담아라

김기진 2022. 9. 20.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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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장세 피난처 '배당주'

주식 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졌다. 코스피지수는 8월 중순 2500선을 회복했지만 9월 15일 종가 기준 2401.83으로 내려앉았다.

8월 말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강력한 긴축 의지를 표명한 것이 국내외 증시가 흔들리기 시작한 결정적인 원인이다. 여기에 9월 13일(미국 현지 시간) 발표된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변동성을 키웠다. 8월 미국 CPI는 전년 동월 대비 8.3% 올랐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8%였다. 인플레이션이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인 만큼 미국 금리 인상 사이클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한국 금리 역시 인상 가능성이 커진다. 증시에는 악재다.

물가 상승, 금리 인상 기조 장기화 가능성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며 투자자는 배당주로 관심을 돌리는 모습이다.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며 배당주에 투자자 관심이 쏠린다. 배당주 펀드도 대안으로 주목받는다. 사진은 기대 배당수익률이 높고 2022년 순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S-Oil의 울산공장. (S-Oil 제공)
▶은행주, 대손준비금 변수지만

▷기대 배당수익률 여전히 높다

증시가 불안한 흐름을 보일 때 배당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특히 국내 기업이 배당 정책을 강화하는 추세라 투자 유인이 강하다.

과거 국내 기업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기업에 비해 배당에 인색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에 힘을 쏟는 상장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중 배당을 실시한 곳은 2020년 529곳에서 2021년 556곳으로 늘었다. 이 중 92.4%에 해당하는 514개 법인이 2년 연속 배당을 지급했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이 실시한 배당 총액도 2020년 20조395억원에서 2021년 26조2000억원으로 약 30% 증가했다. CJ제일제당, JB금융지주 등 분기·중간배당을 도입하는 회사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다만 배당주에 투자할 때 배당수익률, 주당배당금(DPS)과 더불어 실적 성장을 꼭 확인하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배당은 당기순이익을 재원으로 이뤄진다. 순이익이 감소하면 배당 규모가 감소할 확률이 높다. 아예 배당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실적 악화로 주가가 급락하면 배당수익보다 평가 손실이 커질 수도 있다. 이경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기업 실적 감소 전망이 2023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실적과 고배당을 함께 고려하면 안정적인 투자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세 곳 이상이 배당수익률 예상치를 제시한 종목 중 예상 배당수익률(9월 13일 종가 기준)이 높고 순이익 역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상당수는 금융주다. DGB금융지주(9.44%)와 JB금융지주(9.39%), BNK금융지주(9.3%), 우리금융지주(9.17%)가 9%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업은행(8.32%)과 하나금융지주(8.19%), 신한지주(6.72%), KB금융(6.64%) 또한 높은 배당수익률이 기대된다. 최정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금융위원회가 대출 부실에 대비해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을 요구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은행 DPS 추정치는 낮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보수적인 관점에서 올해 DPS는 2021년과 같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해도 현 주가 기준 은행 평균 기대 배당수익률은 약 6.7%로 여전히 높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기업 중에도 고배당수익률, 순이익 성장 두 가지 조건을 충족하는 곳이 많다. 한국가스공사(7.2%),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 7.06%), GS(6.35%)가 여기에 해당된다.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8875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상반기 순이익의 두 배 가까이 된다. 천연가스와 유가 등 에너지 가격 강세에 따라 해외 사업이 성장하며 실적에 기여했다. HD현대는 정유(현대오일뱅크)와 기계(현대제뉴인) 사업 부문이 선전하며 순이익 성장을 이끌었다. GS는 GS칼텍스, GS에너지, GS EPS 등 주요 계열사 실적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은행주와 에너지 종목 외에는 KT&G (5.88%), LX인터내셔널(5.63%)이 기대 배당수익률이 높다. KT&G는 자회사 KGC인삼공사 실적이 최근 주춤했다. 중국 봉쇄, 면세점 회복 부진 등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본업인 담배 사업이 국내와 해외에서 꾸준히 성장 중이다. 지난해 11월, 3년간 약 2조7500억원을 들여 주주환원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투자자가 반길 만한 사안이다. LX인터내셔널은 석탄 사업 덕분에 실적이 고공행진한다. 상반기 순이익은 454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증권가에서는 연간 순이익 8044억원을 기대한다.

예상 주당배당금이 높은 종목 중 순이익 성장이 기대되는 곳은 고려아연, S-Oil, SK 등이 있다. 고려아연은 2020년 보통주 1주당 1만5000원을 배당했다. 2021년에는 DPS를 2만원으로 올렸다. 증권가에서 예상하는 2022년 DPS는 2만667원이다. S-Oil은 8087원, SK는 8000원을 예상한다.

▶배당주 펀드도 관심 모아

▷6개월간 설정액 3122억원 증가

개별 종목 선별이 어렵다면 배당주 펀드나 ETF를 매입하는 선택지가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배당주 펀드 설정액은 3122억원 늘었다(9월 13일 기준).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 ‘베어링 고배당 플러스’ ‘베어링 고배당’ 등에 투자금이 집중됐다.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은 S&P배당귀족지수 수익률을 따르는 펀드다. S&P배당귀족지수는 S&P500지수 구성 종목 가운데 배당이 25년 연속 늘었고 시가총액이 30억달러 이상이며 3개월 일평균 거래량이 500만달러를 넘는 종목으로 구성됐다. 베어링 고배당 플러스는 최근 6개월간 설정액이 734억원 증가했다. 투자신탁 자산의 60% 이상을 국내에 상장된 종목 중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베어링 고배당펀드는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과 장기적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저평가 우량주를 담는다.

수익률을 기준으로 보면 ‘KOSEF 미국방어배당성장나스닥’이 돋보인다. 6개월 수익률 13.81%로 배당주 펀드·ETF 중 가장 높다. 1년 수익률은 23.21%다. 이 상품은 ‘나스닥 미국 저변동성 배당성취자(Nasdaq U.S. Low Volatility Dividend Achievers)’지수를 따른다. 미국에 상장된 대형주 중 최근 1년간 변동성이 낮았던 섹터에 속하고 최소 10년 연속 배당을 늘린 종목을 선별해 담는다.

‘KINDEX 미국고배당 S&P’ ‘마이다스 글로벌 블루칩 배당 인컴’도 악조건 속에서 선방했다. 각각 6개월 수익률 8.39%, 7.78%를 기록했다. KINDEX 미국고배당 S&P는 10년 연속 배당금을 지급한 미국 주식 중 현금흐름부채비율, 자기자본수익률(ROE), 배당수익률, 5년 배당성장률이 우수한 기업을 편입한다. 마이다스 글로벌 블루칩 배당 인컴은 미국 배당주와 우선주, 배당·채권 관련 ETF, 글로벌 리츠(REITs)가 주요 투자 대상이다.

장기 투자자에게 쏠쏠한 수익을 안긴 상품은 ‘브이아이 굿초이스 배당’ ‘우리중소형고배당’ 등이 있다. 모두 3년 수익률이 50%가 넘는다.

[김기진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76호 (2022.09.21~2022.09.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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