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집단 소송 위기 카카오게임즈..서브컬처 이해 부족했나
현지 낮은 승소 가능성에도 '집단 소송' 준비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사태가 날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두 번에 걸쳐 대표이사가 사과에 나섰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여전히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보상을 요구하며 집단 환불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법조계와 게임 아이템 관련 소송 판례를 고려하면 실제 소송이 진행돼도 카카오게임즈가 이용자들에게 환불이나 보상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게임업계도 카카오게임즈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확정된 손해가 아닌 미래 가능성에 대한 손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상황이라 보상이 진행된다면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관상 환불 요건 충족 어려워
20일 게입업계에 따르면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국내 운영사인 카카오게임즈를 상대로 환불 소송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이용자들의 결제 내역 영수증을 취합 중으로 관련 메일만 1만여통이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에는 500만원 이상 고액 과금을 한 이용자들도 상당수다.
이들은 ▲재화 지급 등 일본 서버와 한국 서버 간 서비스 차별 ▲중요 이벤트에 대한 불충분한 공지 ▲운영진의 소통 부재 등 카카오게임즈의 서비스 운영 미숙을 지적하며 피해 보상 및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들은 한정판 아이템 ‘키타산 블랙 SSR'을 뽑을 수 있는 이벤트 기간에 서버 점검으로 인해 3시간 조기 종료된 문제를 핵심으로 꼽고 있다. 해당 아이템을 뽑기 위해 게임 내 재화인 ‘쥬얼’을 구입해두거나, 교환 포인트를 모아왔는데 해당 이벤트 기간이 예정보다 3시간 조기 종료돼 피해를 보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정상적인 피해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이용자들은 확률형 아이템인 ‘키타산 블랙 SSR'이 이벤트 조기 종료로 뽑게 될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피해 보상을 요구하지만, 이는 미래 가능성에 대한 것으로 피해로 받아들여지기 어렵다. 이미 사용한 ’쥬얼‘의 경우 카카오게임즈 모바일 서비스 이용약관 제23조에 따라 청약 철회가 불가능하다.
카카오게임즈가 해당 점검에 앞서 사전 공지를 통해 알린 점도 이용자들의 피해로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점이다. 서비스 이용약관 제13조에 따르면 회사는 새로운 콘텐츠 내용, 각종 버그 패치 등 게임서비스의 운영상 또는 기술상 필요한 경우에 게임서비스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시로 변경할 수 있으며, 변경 전 해당 내용을 게임서비스 내에 공지하도록 명시돼 있다.
“승소여부 상관 없다”
소송에 참여 의사를 밝힌 이용자 상당수는 승소 여부와 상관없이 게임 정상화를 위해 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보상은 못 받더라도 한번 혼내주겠다고 나선 이들이 많다.
우마무스메는 서브컬처 게임으로 마니아적 요소가 강하다. 일본 게임사 사이게임즈가 개발해 지난해 일본에 먼저 출시한 우마무스메는 국내에 출시하기 전부터 국내 마니아층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국내 출시 이후 서브컬처 게임이 '리니지'를 제치고 앱 마켓 매출 1위를 차지한 것이 인기의 방증이다.
하지만 마니아적인 요소가 큰 게임인만큼 이용자들이 세세한 곳까지 원작의 감성을 요구하고 나서며 카카오게임즈도 운영이 쉽지 않았다. 이용자들은 국내 출시 직후 일본 캐릭터의 현지 사투리가 제대로 번역되지 않은 점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후에도 일본 서버의 운영방침과 다른 카카오게임즈의 운영들이 지적사항으로 제기됐고, 이와 관련해 카카오게임즈가 미흡하게 대처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며 현재 상황에 이르게 됐다.
현재 우마무스메 커뮤니티 등에서 나오는 이용자들의 주된 목소리는 "운영사가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하다" "이용자를 돈벌이 수단으로만 여긴다" "일본 서버와 운영이 차이가 난다" 등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마니아층이 즐기는 서브컬처 게임의 경우 이용자들의 몰입도가 일반 게임과 남다르고, 더욱 세부적인 요소들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라며 "특정 계층을 겨냥한 만큼 일정 이상의 성공이 보장돼 있지만, 마니아들을 설득한다는 측면에서 쉽지 게임운영이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환불 등 금전적인 보상 자체는 어렵지만, 과금·무과금 이용자 모두를 위한 보상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시우 사업본부장은 "사이게임즈와 논의를 통해 구제책을 마련하겠다. 어려우면 게임 외적으로 할 수 있는 해결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조 대표도 "개선책들을 하나씩 직접 실행해 나가며, 이용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또 신뢰를 하나씩 쌓아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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