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질문하고, 발언 순서 바꾸고..확 바뀐 '이재명 최고위'

안규영,김승연 2022. 9. 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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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전 9시30분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

최고위원회의 개의를 선언한 이재명 대표가 불쑥 최고위원들에게 "정해진 순서대로 발언을 하다 보니 장경태 최고위원이 매번 맨 끝에 발언하게 된다"며 "오늘은 저와 발언 순서를 바꿔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차례로 자신의 '발언문'을 낭독한 뒤 비공개로 전환되던 최고위원회의가 '능동형 회의'로 전환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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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9일 오전 9시30분 국회 본청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회의실. 최고위원회의 개의를 선언한 이재명 대표가 불쑥 최고위원들에게 “정해진 순서대로 발언을 하다 보니 장경태 최고위원이 매번 맨 끝에 발언하게 된다”며 “오늘은 저와 발언 순서를 바꿔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통상 발언 순서는 최고위원 선거 득표율 순인데, 이날은 1위가 꼴등에게 자신의 순서를 내준 것이다.

이 대표는 7번째로 돌아온 자신의 발언 순서 때도 회의 참석자들에게 연신 질문을 쏟아냈다. 정부의 ‘초부자 감세’ 기조에 대한 원내 전략을 박홍근 원내대표에게 물어보고, 김성환 정책위의장에게는 정책위 차원의 대응 방안을 물었다.

이 대표 취임 이후 최고위원회의 방식이 이같이 달라졌다. 시작은 지난 14일 회의였다. 이 대표는 모두발언을 마무리하던 중 갑자기 김 정책위의장에게 쌀값 폭락 방지 대책에 대한 설명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제가 벌써 세 번째인가 네 번째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대표가 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직자에게 질문하고 즉석에서 답변을 듣는 것은 낯선 풍경이다. 이 대표는 16일 전북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영빈관 신축 예산 논란을 언급하며 박 원내대표에게 “삭감하겠느냐”고 물었다.

당대표와 원내대표, 최고위원들이 차례로 자신의 ‘발언문’을 낭독한 뒤 비공개로 전환되던 최고위원회의가 ‘능동형 회의’로 전환되면서 당 안팎에서는 신선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같은 회의 방식 변경에는 이 대표 본인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고 한다. 한 측근은 2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 자신이 참여한 회의에선 어떻게든 결과를 남기려는 성격이라 현장에서 각종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바로바로 확인하려는 것”이라며 “이 대표의 경기지사 시절 확대간부회의도 이런 식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워낙 행정 경험이 풍부하다 보니 정치적 수사만 늘어놓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현실적 대안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회의에 참석하는 당 지도부 구성원들에게 이 대표가 무언의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지도부의 한 의원은 “정책위의장에게 불쑥 쌀값 안정화 대책을 묻는다거나 원내대표에게 영빈관 예산 삭감 의지를 물어봤다는 것은 이들이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는지, 또 자신의 지시 사항을 제대로 이행할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부쩍 늘어난 최고위원회의 ‘시청자’를 위한 배려라는 측면도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핵심 의원은 “이 대표 취임 전에는 최고위원회의를 유튜브로 시청하는 사람이 1000명 안팎이었지만, 지금은 많게는 1만명 이상이 실시간으로 회의를 지켜본다”며 “이 대표 입장에선 현안에 대해 더욱 충실히 설명하고, 회의에 생동감을 부여해 보는 사람들의 흥미를 더해주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규영 김승연 기자 ky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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