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수리남 논란, 국민 안전이 최우선

유인호 2022. 9. 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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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국민 절반 이상이 마약 산업과 관련돼 있는."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공개한 한국 드라마 '수리남'의 도입 부문이다.

이 드라마로 인해 한국과 수리남이 외교 분쟁을 겪을 상황에 처했다.

드라마 수리남은 같은 이름의 남미 국가에서 활동한 한국인 마약 두목과 그를 체포하기 위한 국가정보원, 작전에 합류한 민간인 사업가 이야기를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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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마약·비리 국가 표현
외교 분쟁 우려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전 국민 절반 이상이 마약 산업과 관련돼 있는…."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가 공개한 한국 드라마 ‘수리남’의 도입 부문이다.

이 드라마로 인해 한국과 수리남이 외교 분쟁을 겪을 상황에 처했다. 드라마에서 남미 국가 수리남이 마약 국가로 지칭되면서 수리남 정부의 항의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수리남은 같은 이름의 남미 국가에서 활동한 한국인 마약 두목과 그를 체포하기 위한 국가정보원, 작전에 합류한 민간인 사업가 이야기를 다뤘다. 다만 촬영은 수리남이 아닌 제주도와 도미니카 공화국 등지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그런데 왜 수리남 정부가 문제로 삼고 있는 걸까. 드라마에서 수리남이 ‘마약 국가’와 ‘비리 국가’로 표현되면서 국격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앨버트 람딘 수리남 외교·국제경제·국제협력 장관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제작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며"드라마에 나온 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자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외교적인 분쟁을 우려하고 있다. 외교부는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넷플릭스 시리즈 방영 이후 우리 정부에 대한 수리남 정부의 입장 표명은 아직 없었다"며 "수리남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수리남을 관할하는 주베네수엘라 한국 대사관은 홈페이지에 안전 공지문을 올렸다. 대사관은 "수리남에 거주하는 한인 여러분께서 드라마 방영 여파로 아주 곤혹스러우실 것으로 짐작된다"며 "각자 안전을 위해 주의를 기울이고 조금이라도 염려되거나 도움이 필요한 사안은 즉시 한인회장을 통해 연락해 달라"고 공지했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수리남에 사는 교민은 50여명이다. 아직 현지에서 우려할 만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외교부는 선제적으로 교민 보호에 나선 셈이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수리남 분쟁에 대해 예상됐던 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수리남 정부는 작년 드라마 제작 단계에서부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가 영어 제목에서는 나라 이름을 넣지 않는 것으로 중재에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마약왕의 실화 바탕으로 제작된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넷플릭스는 앞서 콜롬비아 마약 카르텔과 멕시코 마약 카르텔 배경으로 제작된 시리즈 ‘나르코스’를 내놓은 바 있다. 콜롬비아와 멕시코가 마약 국가와 비리 국가로 그려진 것은 수리남과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 역시 북한과 휴전 상황으로 인해 종종 해외 작품에서 부정적으로 묘사된다.

그렇다고 그들 국가나 우리 정부 역시 외교적인 문제로 삼진 않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표현된 이미지가 실제 국격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수리남 분쟁 역시 해프닝에 그쳤으면 한다. 최근 ‘오징어게임’ 등 이른바 ‘K-드라마’가 세계적 주목을 받고, 영향력도 커지면서 일어난 부작용 중 하나로 여겨진다.

다만 제작사들이 보다 책임 의식을 갖고 부작용을 충분히 고려해 제작하는 노력이 있어야만 불필요한 외교적인 분쟁을 야기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작품의 성공도 중요하지만 수리남에 있는 우리 교민의 안전 문제가 최우선돼야 한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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