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금리가 발목잡아"..금융위, 내주 자영업자 만기연장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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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전 11시 서울 정부종합청사 19층 회의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과 (만기연장 관련해) 조율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6개월마다 네 차례 연기되는 동안, 만기연장 종료 시점에 늘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서 지원을 끊을 수가 없었다"며 "현재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됐지만, 이번에는 높은 금리와 경기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고 했다.
이미 지난 7월 만기연장 종료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던 금융위의 속내는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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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만기연장 종료' 유예 가닥
만기연장 종료 직전마다 확진자 급증해 유예
이번에는 높은 금리와 경기 악화가 발목
금융위, 다음주까지 연장 방법 결정해 입장 밝힐 듯
"연장을 찔끔하지 말고 길게 해주길 바란다. 현재 금리가 많이 올라 금리 조정도 검토해 달라."(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의원)
"자영업자가 상당히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여야 의견과 대통령 당부를 감안해 연착륙을 유도하고 있다."(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지난 19일 오전 11시 서울 정부종합청사 19층 회의실.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 소속 의원 6명이 금융위원회를 찾아왔다. 이달 말 끝나는 소상공인 대출 만기연장 조치를 종료하지 않고 지속하는 게 목적이었다. 간담회는 예정 시간 30분을 넘어 한 시간 가까이 돼서야 끝났다. 이날 아침엔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도 "이달 말 만기연장 조치가 종료되는데 연장을 희망하는 이들이 있다. 기간을 부여하는 게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달 말 끝나는 금융지원에 대해 "상환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금융당국이 금융권과 적극 협의해달라"(지난 15일, 금융위원장 등과 오찬 간담회)고 요청한 이후 여야까지 금융위를 전방위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상 만기연장을 유예하는 걸로 가닥을 잡은 금융위는 다음 주 안에 연장 방법을 결정해 밝힐 계획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은행들과 (만기연장 관련해) 조율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은행들도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당국에서 부실에 대비해 특별대손준비금까지 쌓으라고 해 다방면으로 위험 요인을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무조건 연장은 아닐 듯…제한적 지원 가능성
소상공인 대출 만기를 연장해주고 상환을 유예해주는 조치는 2020년 4월부터 시작됐다. 코로나19가 터진 후 소상공인들이 타격을 받으면서 내놓은 극약처방이었다. 올해 1월 말 기준 만기연장과 원금·이자 지원을 받은 소상공인 대출 잔액은 총 133조3000억원. 이들이 빚을 못 갚으면 바로 은행 부실과 직결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6개월마다 네 차례 연기되는 동안, 만기연장 종료 시점에 늘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나서 지원을 끊을 수가 없었다"며 "현재 거리두기가 완전히 해제됐지만, 이번에는 높은 금리와 경기 악화가 발목을 잡았다"고 했다. 이번에 만기연장이 또 이뤄지면 다섯번째 연장 조치가 된다.
연장 방법은 예전과 다를 것으로 보인다. 과거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재연장해 줬다면, "동일한 내용으로 연장하지는 않을 것"(지난 15일 기자간담회)이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말처럼 이번에는 제한적으로 조치할 가능성이 높다. 차주들은 만기연장, 원금 상환유예, 이자 상환유예 세 그룹으로 나뉘는데 그룹별 특성에 따라 맞춤형 지원방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이자마저 못 내는 이자 상환유예 그룹에 대해서는 금융권의 우려가 높은 만큼 은행의 잠재부실 위험을 낮추고, 정치권이 요구하는 대로 소상공인의 부채 부담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만기연장 종료 공식 발표했던 금융위…입장 유턴해야
이미 지난 7월 만기연장 종료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던 금융위의 속내는 복잡하다. "만기연장과 상환유예를 벌써 4차례나 연장한 상황에서, 또 연장하게 되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일단 시간을 벌어두는 쪽으로 했으나 이제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7월 14일 김주현 금융위원장)는 말을 뒤집을 수밖에 없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공식적으로 연장이라는 말을 꺼내지 않고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판단하라고 하되, 이면에선 '반드시 연장'으로 조율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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