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굽는 타자기] 가진 자의 전략을 내 것으로..'역설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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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야심작 매킨토시 출시를 6주 앞두고 허를 찔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시 자사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하청업체" 정도로 여겼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매킨토시와 유사한 운영체계 개발계획을 발표한 것.
그는 잡스에게 "우리 둘에게 제록스라는 부자 이웃이 있었는데 내가 TV를 훔치려고 그 집에 침입했다가 당신이 이미 훔쳐 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과 비슷하다고 봐요"라고 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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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믿음 기자] 1983년 스티브 잡스는 애플의 야심작 매킨토시 출시를 6주 앞두고 허를 찔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당시 자사에 컴퓨터 프로그램을 납품하는 “하청업체” 정도로 여겼던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가 매킨토시와 유사한 운영체계 개발계획을 발표한 것. 그건 현재 널리 사용되는 ‘윈도우’ 운영체제로, 분노한 스티브 잡스는 당장 빌 게이츠를 소환했다. 하지만 이튿날 나타난 빌 게이츠는 당당했다. 그는 잡스에게 “우리 둘에게 제록스라는 부자 이웃이 있었는데 내가 TV를 훔치려고 그 집에 침입했다가 당신이 이미 훔쳐 갔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과 비슷하다고 봐요”라고 응수했다. 사실 빌 게이츠는 애플을 모방했다기보다는 이미 10여 년 전 제록스가 선보인 컴퓨터 ‘알토’를 참고한 것으로, 그건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나 마찬가지라는 논리였다.
저자는 이런 개념을 ‘역설계’라고 명명한다. 배우고자 하는 대상을 체계적으로 분해해 탁월함의 비밀을 알아내고 중요한 통찰을 뽑아내는, 성공 패턴을 발견하는 접근법이란 얘기다.
역설계는 프로 미식축구 경기에도 적용된다. 상황을 멀리서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줌아웃 전략’도 역설계의 일환이다. 1950년대 미국 뉴욕 자이언트팀의 사무국장 웰링턴 마라는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경기 전 관중석에서 사진을 찍고 사진을 자기 팀 벤치에 던져 정보를 전달하면서 팀을 8년간 여섯 번이나 챔피언 결정전에 올려놓았다. 오늘날 미식축구팀들이 활용하는 공중 이미지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저자는 경기장 전체를 조망하는 것만큼 상대편 작전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가까이서 보이지 않는 패턴이 줌아웃으로 멀리서 바라보면 비로소 보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멀리서 바라볼 때 보이는 것 중 하나는 ‘패턴’이다. 패턴을 찾아내면 추상화 작업이 가능한데, 저자는 “대상을 수치화하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데이터과학이 등장하면서 성공한 원인을 ‘사후’에 알아내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예측하고 개선점을 찾아내게 되면서 최근 크게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노래를 빌보드 톱 10에 진입시키고 싶다면 “4분의 4박자, 밝은 가사로 된 경쾌한 노래를 만들되 악기 종류를 너무 많이 넣지” 않는 게 방법이다. 영화를 성공시키고 싶다면 “다양한 유형의 인물을 등장시키고 저속한 요소는 거의 또는 전혀 넣지 말고 확실한 인과응보 구조를 만들면” 된다. 소설이라면 “첫 부분을 짧은 문장으로 시작하고 문장에 부사를 최대한 적게 쓰고 중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어휘를 사용”하면 된다.
물론 이런 법칙의 모방만으로 성공을 담보하긴 어렵다. “특정한 공식이 자주 이용될수록 내용이 뻔해져 재미가 없기 때문”이며 “각자가 지닌 강점과 개성, 살아온 이력이 달라서 결과물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핵심은 ‘변주’를 통한 자기화다. 서로 다른 두 대상을 접합하는 것도 변주가 될 수 있다. 저자는 “스티브 잡스는 MP3 플레이어도, 휴대전화도 발명하지 않았다. 그 둘을 결합할 방법을 찾아내 아이폰을 탄생시켰다”며 “창의성은 아이디어들이 교접할 때 나온다. (중략) 기존의 검증된 공식을 이용하되 그것을 당신만의 방식으로 변주하라”고 권한다.
역설계 | 론 프리드먼 지음 | 이수경 옮김 | 어크로스 | 376쪽 | 1만7800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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