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 지정' 여왕 장례식에 푸드뱅크마저 중단..'경제적 타격' 우려까지

김군찬 2022. 9. 1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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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 당일인 19일 공휴일 지정
편의시설, 필수 공공 서비스 중단
파운드화 가치 37년 만에 최저치 추락
가디언 "경기 침체 위험 짙어져"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 홀에 안치된 가운데 일반인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군찬 인턴기자]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곧 거행되는 가운데 공휴일로 지정된 장례식 당일에 각종 편의시설과 필수 공공 서비스 운영이 중단된다. 경제 위기에 직면한 영국에 경제적 타격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다.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약 500여 명의 세계 지도자, 왕족 및 기타 고위인사가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여왕의 서거로 영국은 장례식이 엄수되는 19일까지 10일간의 애도 기간을 지내고 있다. 장례식 당일은 공휴일로 지정됐다. 이날 은행, 슈퍼마켓, 영화관 등 편의시설뿐만 아니라 국민보건서비스(NHS), 푸드뱅크(무료 급식소) 등 필수 공공 서비스까지 운영이 중단될 예정이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19일 영국에 있는 약 1300개의 맥도날드 매장이 당일 오후 5시까지 운영을 중단한다. 영국 맥도날드는 15일 트위터에 "맥도날드의 모든 사람들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 대한 경의를 표할 수 있도록 영국 전역의 매장은 19일 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영업을 중단한다"며 "오후 5시 이후 운영 시간 및 서비스는 지역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적었다.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쇼핑센터 '프라이마크', 백화점 '존 루이스', 식료품점 '웨이트로즈', 슈퍼마켓 '아스다', 영화관 '씨네월드' 등 여러 영국 내 기업들이 장례식 당일 영업 중단을 발표했다.

시민들이 지난12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관이 머무는 성 자일스 대성당에 들어가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가가 운영하는 NHS 예약 환자의 진료 예약 일정도 대부분 취소되거나 변경됐다. NHS는 영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해 무료로 종합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영국의 공공보건의료체계를 말한다. 15일 BBC에 따르면 영국 서식스주의 NHS 일정은 여왕의 장례식으로 인해 변경됐다. 서식스 NHS 대변인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진행됨에 따라 공휴일에 필요한 기본 의약품을 집에 비축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도 이날 일부 푸드뱅크가 19일 운영 중단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푸드뱅크는 식료품을 저소득층에 나눠주는 무료급식소다. 보도에 따르면 스토크온트렌트시, 이스트 엠브리지, 이스트 그린스테드, 그랜섬, 링우드, 사우스 세프턴 지역 푸드뱅크가 문을 닫기로 했다.

영국 정부는 애도 기간 영업을 중단해야 할 의무는 없다고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여왕 서거 다음 날 성명에서 "사업의 성격과 위치, 계획된 행사의 분위기에 따라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지만, 이는 개별 업체의 재량에 따라 하면 된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 서거 다음 날인 지난 9일(현지시간) 런던 등 영국 버스 정류장, 지하철역, 상점 등에는 여왕 추모 사진과 메시지가 게시됐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번 공휴일 지정으로 인한 영업, 서비스 중단은 경제 위기에 직면한 영국에 경제적 타격을 미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17일 영국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7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전년 동기 대비 10.1% 상승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7일에는 외환 시장에서 영국 파운드화 가치가 한 때 1파운드당 1.145달러 대로 밀리며 1985년 이후 37년 만에 최저치로 추락하기도 했다.

지난 14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이 여왕을 애도하기 위해 멈춰서면서 경기 침체 위험이 짙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왕 서거 전부터 영국 경제는 취약해져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며 "장례 때문에 공휴일이 늘고 기업이 사업을 일시 중단해 경기 전망은 더 나빠졌다"고 분석했다.

모듀프 아데크벰보 AXA인베스트먼트 이코노미스트는 "장례 기간 은행이 추가로 쉬면서 영국이 기술적 경기 침체(technical recession)에 빠질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술적 경기 침체는 2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2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여왕 장례식이 영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 예측된다"고 보도했다.

김군찬 인턴기자 kgc60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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