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찾은 이재용.. ARM 인수전 '촉각', 여왕 장례식 참석할 듯

김준엽 2022. 9. 1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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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국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와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ARM 인수는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이슈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 삼성전자의 행보는 늘 시선을 끈다.

현금성 자산만 120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ARM 인수에 참여할 충분한 명분과 여건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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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0월 13일 영국 윈야드 삼성 삼성전자 복합단지 준공식에 참석한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고 이건희 회장의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영국을 찾았다. 이 부회장은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 홍보와 함께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에선 이 부회장이 반도체 설계기업 ARM을 방문해 인수 논의를 본격화할지 주목하고 있다.

18일 산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전세기를 이용해 16일 영국에 도착했다. 지난 6일 출장길에 올라 멕시코 파나마 등 중남미 지역과 캐나다를 들렀다. 이 부회장은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각국 정부의 주요 관계자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을 부탁하고 있다.

영국에서 이 부회장은 리즈 트러스 총리와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 일정을 고려해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19일 장례식에 참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용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삼성엔지니어링 도스보카스 정유공장 건설 현장을 찾아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영국 왕실의 인연은 고(故) 이건희 회장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삼성전자가 1995년 영국 윈야드 지역에서 복합가전단지 준공식을 가질 때 영국 왕실이 대대적으로 참석했다. 당시 이 회장은 왕실 전용열차로 도착한 여왕을 안내하고 함께 공장 가동 스위치를 눌렀다. 여왕은 “한국과 영국의 경제협력에서 새로운 장을 여는 윈야드 파크 준공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공식 연설을 했다.

삼성전자는 영국 왕실 가전 공급업체이기도 하다. 현재 비스포크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에어드레서 등의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올해 5월 생활가전 분야에서 처음으로 왕실의 제품 및 서비스 평가 인증 가운데 가장 높은 등급인 ‘퀸 로열 워런트’를 받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영국에서 비즈니스 미팅도 가졌다. ARM 인수는 전 세계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이슈라는 점에서 이 부회장, 삼성전자의 행보는 늘 시선을 끈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불발되면서 전 세계 반도체 업체들은 ARM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인텔, 퀄컴, SK하이닉스 등이 ARM 인수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반독점 문제로 무산된 만큼, 반도체 업체들은 여러 곳이 컨소시엄 형태를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추진하고 있다. 대부분의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칩셋이 ARM 설계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특정 업체가 인수하는 그림보다 여러 기업이 지분을 나눠 갖는 게 좋다는 판단에서다.

현금성 자산만 120조원 이상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도 ARM 인수에 참여할 충분한 명분과 여건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자가 꾸준하게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ARM 인수나 인수전 참여를 검토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DS부문장 경계현 사장은 최근 경기도 평택캠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전자 반도체의 가치를 높이고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M&A를 항상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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