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산골영화제와 만난 두 감독.. 의외의 결과였다
[김성호 기자]
영화제 수난시대다. 강릉국제영화제에 이어 평창국제평화영화제가 지자체의 지원중단 통보 뒤 폐지를 선언했다. 울산국제영화제도 단 1회 개최 뒤 울주산악영화제와 통합되게 되었다.
몇몇 영화제가 겪는 부침 속에서도 꾸준히 제 색깔을 발하는 내실 있는 영화제도 있다. 다른 영화제와 차별화되는 특색으로 인지도를 높여온 무주산골영화제도 그 중 하나다. 올해 6월 10회째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무주산골영화제는 무주의 환경을 십분 살린 야외상영회와 대중적인 상영작들로 방문객들의 호평을 얻었다. 관내에 이렇다 할 영화 관련 시설이 없던 동네에서 운동장과 국립공원, 문화관, 지역 학교, 주민센터 등의 시설을 동원해 상영회를 여는 것도 매력포인트가 됐다.
▲ 달이 지는 밤 포스터 |
ⓒ 무주산골영화제 |
무주산골영화제가 제작한 영화
영화의 도시를 배경으로 한 영화도 속속 나오기 시작한다. 무주산골영화제가 제작한 신작 <달이 지는 밤>도 그중 하나다. 한국 영화팬들 사이에서 꽤나 주목받고 있는 김종관, 장건재 감독이 각각 중편 한 편씩을 만들어 앞뒤로 붙였다. 조지훈 무주산골영화제 프로그래머는 이 영화에 대해 "각자 자기 세계가 있는 감독들이 그 세계가 맞닿을 수 있는 지점을 가졌다"고 평했다.
앞의 영화는 김종관이 연출했다. 영화는 무주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한 명의 여자(김금순 분)가 내리며 시작된다. 그녀는 무주 산골의 외딴 집을 찾는다. 반쯤 부서진 이 집에서 그녀는 초를 켜고 나름의 의식을 시작한다. 어둠 속에서 방울을 흔드는 모습은 그녀가 무당임을 알게 한다.
▲ 달이 지는 밤 스틸컷 |
ⓒ 무주산골영화제 |
무주가 고른 감독들, 김종관과 장건재
한예리 주연의 <최악의 하루>, 정유미, 정은채, 한예리, 임수정이 출연하는 옴니버스 <더 테이블>, 아이유가 나오는 <아무도 없는 곳> 같은 영화를 통해 김종관은 한국 영화계의 이야기꾼으로 부상했다. 그는 섬세한 감각으로 인물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를 통해 관객의 관심을 붙들어낸다. 큰 서사보다 감정을 움직이는 작은 이야기를 선호하는 관객들은 그의 영화에 큰 지지를 보여왔다.
<달이 지는 밤>은 장건재 감독의 작품 제목이다. 이 제목이 두 편을 묶은 영화의 제목이 되었는데, 첫 편에도 나름의 제목이 있다. 김종관 감독이 연출한 첫 영화의 제목은 <방울소리>다. 딸을 잃은 무당이 한밤 중 부서진 집에서 흔드는 방울소리가 곧 영화의 제목이 된 것이다.
▲ 달이 지는 밤 스틸컷 |
ⓒ 무주산골영화제 |
기대 모은 공동작업, 그 결과는?
한 편의 영화로 묶인 만큼 장건재 감독의 <달이 지는 밤> 역시 비슷한 설정과 분위기를 공유한다. 역시 무주를 배경으로 흘러가는 영화 속에서 관객들은 산 이들 가운데 죽은 이가 들어오는 묘한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 주인공들부터 무주군청에서 일하는 커플(강진아, 곽민규 분)로 잡았고, 이들에게 일련의 기이한 이야기가 벌어지는 과정이 관객을 잡아끈다.
장건재 감독은 2012년 작 <잠 못 드는 밤>과 2014년 작 <한여름의 판타지아>로 새로운 작가를 기다리던 한국 영화팬들의 관심을 휘어잡은 젊은 감독이다. 이 같은 성취로 그는 장강명 작가의 베스트셀러 <한국이 싫어서>의 연출까지 이르게 됐다. 주인공은 고아성이 낙점됐다.
▲ 달이 지는 밤 스틸컷 |
ⓒ 무주산골영화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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