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들의 새로운 축제 'FTX MLB 홈런더비 X'
“처음 보는 생소한 대회지만, 진짜 즐거웠어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7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컬쳐파크에서 ‘FTX MLB 홈런더비 X 서울’을 개최했다.
야구 세계화를 목표로 하는 이 대회는 LA 다저스,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뉴욕 양키스 등 총 4팀이 참가하며 각 구단의 출신의 은퇴 선수(레전드), 현역 여자 야구/소프토볼 선수(슈퍼스타), 타 종목 선수 및 인플루언서(와일드카드), 자국 리그 은퇴 선수(히어로즈)가 참여한다.
지난 7월 영국 런던에서 첫 대회가 열린데 이어, 오는 10월에는 멕시코 멕시코 시티의 ‘캄포 마르테’에서 개최된다. 일반 야구장 축소판 경기장에서 대결이 이뤄지며, 공격팀과 수비팀 모두 점수를 낼 수 있다. 타자에게는 25번의 타격 기회가 주어지며 홈런 혹은 타겟 히트를 목표로 스윙을 한다. 수비팀은 두 명의 선수가 외야를 지킨다.
공격팀은 홈런이 나오면 1점을 얻고, 수비수가 타구를 잡으면 수비팀에 1점이 돌아간다. 타구가 땅에 맞기 전에 세워진 과녁을 맞출 경우, 공격팀은 1점을 얻으며, 홈런 구역에 세워진 타겟을 맞출 경우 홈런 점수 1점에 추가 1점을 획득한다. 또 타자는 아무 때나 ‘핫 스트릭(Hot Streak)’을 선언할 수 있는데, 5개의 타구 동안 모든 점수가 2배가 된다. 수비수들의 캐치 점수 역시 2배가 된다.
올해 처음 대회가 열렸지만, 많은 야구팬들이 이날 경기장을 찾았다. 행사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약 5000명에 달하는 관중이 인천에 집결했다. KBO리그 10개 구단의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상당수였으며, MLB 유니폼을 입고 있던 팬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팬들은 선수들이 홈런을 때리면 열화와 같은 환호를 내뱉으며 경기장 열기를 끌어올렸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이진학(32)씨는 “처음 보는 행사라서 흥미가 생겼다. 레전드들의 활약에 놀랐다. 은퇴를 한 선수들이 많은데, 생각보다 정말 흥미진진한 경기를 해서 재밌었다”라면서 “즐길 수 있는 거리도 많아 상당히 즐겁다”라고 방문 소감을 밝혔다.
LA 다저스의 와일드카드 곽윤기의 팬이라는 송재윤(22)씨는 “곽윤기 선수가 많은 홈런을 때리길 바랐는데, 아쉽게도 잘 되지 않았다”라면서 “곽윤기 선수를 평소라면 빙상장에서 볼 수 있었을텐데, 야구장에서 보니 상당히 생소했다”라고 말했다. 곽윤기는 시카고 컵스와 예선전에서 홈런 없이 2점을 뽑아냈다.
박용택의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있던 이재민(27)씨는 “최근 최강야구를 통해 박용택 선수에 대한 애정이 더 생겼는데, 이날 예선전에서 무려 13개의 홈런을 때린 걸 보고 깜짝 놀랐다”라면서 “결승전에서도 많은 홈런을 때려서 우승과 MVP를 차지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선수들도 팬들의 열기에 덩달아 신이 나는 모습이었다. 뉴욕 양키스 출신의 스위셔는 태극기가 새겨진 배트를 들고 나와 쇼맨십을 보여주기도 했고, KBO 레전드들도 팬들의 인사에 환호하며 경기가 끝난 뒤에는 팬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스위셔는 “너무 재미있었다. 팀이 져서 아쉽지만 즐겁게 플레이 했다. 한국 사람들이 너무 잘 챙겨 주고 모두 인상도 좋아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라면서 “한국 팬들이 너무 많이 찾아와 나 역시 경기를 너무 즐겼다”고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이승엽 역시 “야구를 잘 모르는 분들도 다른 이벤트를 보기 위해 오신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분들에게 야구의 재미를 많이 알려드려서 조금이라도 야구를 좋아하는 팬들이 늘어난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좋은 행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오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홈런더비 경기 외에도 관람객들이 야구를 체험할 수 있는 배팅존, 투구존 등이 설치됐다. 이밖에도 DJ 공연과 헤이즈, 크러쉬, 싸이 등 유명 가수들의 공연도 준비됐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이연학(43)씨는 “아들이 야구를 좋아해 같이 찾아왔는데,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아내가 좋아하는 가수들도 오고, 아들과 함께 야구를 즐기니 기쁘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시대 이후에 이렇게 야외에서 가족이 함께하는 축제는 처음이다. 내년에도 이 대회가 한국에서 열린다면 또 오고 싶다”고 얘기했다.
인천=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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