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 시절 약탈한 우리 다이아도 돌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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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장례식에 등장하는 컬리넌 다이아몬드를 원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으로 반환하라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왕관과 홀에는 식민지 시절, 영국이 남아공에서 약탈한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남아공인들은 컬리넌 다이아몬드를 남아공에 돌려주는 것이 영국의 식민 역사 청산이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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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0캐럿 심장 크기 원석 쪼개 왕관과 홀 장식..여왕 장례식에도 등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장례식에 등장하는 컬리넌 다이아몬드를 원산지인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으로 반환하라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여왕의 장례식에서 관 위에는 여왕의 위엄을 나타내는 왕관과 왕권을 상징하는 홀(笏)이 놓인다.
왕관과 홀에는 식민지 시절, 영국이 남아공에서 약탈한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다.
이 다이아몬드의 원래 이름은 '아프리카의 위대한 별(Great Star of Africa)' 또는 '컬리넌 1세(Cullinan I)'다.
원석은 1905년, 토머스 컬리넌 소유의 남아공 광산에서 발견됐다. 원석의 원래 크기는 약 3106캐럿에 달해 사람의 심장만했다고 전해진다. 2년 후인 1907년, 원석은 당시 영국 군주였던 에드워드 7세 왕에게 66번째 생일 선물로 보내져 영국 왕실 소유가 됐으며 이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세공 과정을 거쳤다.
컬리넌 다이아몬드는 9개의 큰 보석과 96개의 작은 보석으로 절단됐다.
가장 큰 다이아는 '아프리카의 위대한 별', 두 번째로 큰 다이아는 '아프리카의 작은 별'이라는 이름이 지어졌으며, 이 중 '아프리카의 작은 별'이 여왕의 왕관을 장식하게 됐다.
16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남아공에서는 컬리넌 다이아몬드를 남아공 박물관으로 반환하라는 온라인 청원이 개설돼 6400여 명이 서명한 상태다.
남아공인들은 컬리넌 다이아몬드를 남아공에 돌려주는 것이 영국의 식민 역사 청산이라고 주장한다.
남아공 대학의 아프리카 정치학과 에베리스토 벤예라(Everisto Benyera) 교수는 CNN에 "식민지 거래는 불법적이고 부도덕하다"라며 "채굴 당시 개인 광산 회사, 정부, 대영 제국은 더 큰 식민 네트워크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남아공 야당인 EFF의 리앤 매티스 대변인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여왕이 반세기 넘게 다이아몬드를 과시해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매티느 대변인은 "우리는 반환을 요구하지 않는다. 반환은 유효한 계약이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아프리카의 위대한 별'을 포함하는 모든 식민 절도에 대한 송환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영국 왕실이 가져간 진귀한 보석을 돌려달라는 요구는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국가들을 중심으로 계속되고 있다.
인도에서도 대영제국 시절 약탈해 간 코이누르(Kohinoor) 다이아몬드를 돌려달라는 요구가 인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끊이지 않고 있다.
한편 아프리카 국가들 역시 식민 시절 영국 군대가 약탈한 자국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끈질기게 싸워온 결과, 지난달, 영국 박물관은 1897년 영국군 작전 중 나이지리아 남부의 베냉 왕국에서 약탈한 물건 72점을 나이지리아 정부에 반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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