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시민단체, 재일 조선학교에 '무용신' 후원

윤종은 2022. 9. 17.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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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일본 조선학교 무용부에 무용신발(아래 '무용신')을 후원하는 한일 양국 시민들의 움직임이 결실을 맺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재일본 조선학교를 후원하고 있는 국내 시민모임 '팀아이'(한국 측 회장 조성무)는 지난 2020년 3월, 94만 원의 후원금으로 일본 내 조선학교에 35켤레의 무용신 후원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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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아이, 재일 조선학교 '무용신' 후원 캠페인 전개

[윤종은 기자]

 2021년 10월 26일 무용신 4차 캠페인을 통해 재일 조선인 중급학교(=중학교) 무용부 학생들에게 전달된 무용신.
ⓒ <팀아이>
 
재일본 조선학교 무용부에 무용신발(아래 '무용신')을 후원하는 한일 양국 시민들의 움직임이 결실을 맺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재일본 조선학교를 후원하고 있는 국내 시민모임 '팀아이'(한국 측 회장 조성무)는 지난 2020년 3월, 94만 원의 후원금으로 일본 내 조선학교에 35켤레의 무용신 후원을 시작했다. 이후 올해 3월까지 총 5차례에 걸쳐 2천 6백만 원을 모금, 1천 31켤레의 무용신을 조선학교에 전달, 일본 내 조선학교 무용부 전원에게 무용신을 후원했다.

팀아이는 올해에도 제6차 무용신 후원 운동을 지난 8월에 시작해 지난 14일 모금을 마감했다. 1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해 총 474만 원의 후원금을 냈다. 이는 새로 무용부에 입회하는 신입 무용부원 전원에게 무용신을 선물하는 데 쓰인다. 

조성무 팀아이 회장은 "이제 무용신 6차 캠페인을 마무리할 단계다. 올해에도 재일조선학교 무용부에 들어온 신입생들에게 '생애 첫 무용신 선물'을 전달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1~2개의 조선학교 행사도 후원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조 회장에 따르면 재일 조선학교에 보내는 무용신은 서양식 발레슈즈와는 제원이 조금 다르다. 서양 발레슈즈는 꼿발 동작을 위해 슈즈의 앞꿈치에 두터운 패딩을 대지만, 재일 조선학교의 무용신은 앞꿈치 패딩이 없는 것이라고 한다. 조선무용에서는 꼿발이라든지 도약과 같은 위험한 동작이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재일조선학교의 무용은 흔히 '조선무용'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1930년대 일본에서 활동했던 무용가 최승희 선생이 그 연원이다. 최승희 선생은 1933년 '에헤야 노아라'라는 작품을 필두로 조선 전통의 무용동작을 근대적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을 일본에서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당시 최승희 선생은 자신의 작품들을 '조선무용'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오늘날 재일 조선학교의 무용부 학생들은 최승희 선생의 후예들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일본 이어 러시아 고려인 학교도 지원

무용신 운동의 선구자의 한 명인 이인형 전 팀아이 회장은 "일본내 극우 분위기가 강해질수록 재일동포와 조선학교의 생활과 학습 조건은 열악해 진다"면서 "현재 조선학교는 일본 정부가 지급하는 교육 보조금 지급대상에서 제외돼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일본의 국내 상황을 개선하기란 불가능하지만 무용신과 같은 상징적인 지원을 통해 동포애와 연대감을 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팀아이 측 관계자는 "일제시대 전 세계 주요 도시를 순회공연하던 최승희 선생의 삶과 춤을 조사연구하다가 재일 조선학교 무용부를 만났다"면서 "일본에서 조선무용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학생들이 고마워 무용신 운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러시아 연해주 고려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우스리스크 아리랑 가무단'과 독립지사인 '최재형 민족학교' 등에도 무용신 후원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성무 회장은 "향후 팀아이와 '무용신2022'는 매년 신입생들에게 무용신 선물을 전달하는 사업을 정례화하고, 그밖에 재일조선학교의 각종 공연을 후원하는 일을 계속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한일간 외교문제가 얽혀 있어 정부나 기업이 내놓고 지원하기 어려운 사정이므로 시민사회가 발 벗고 나서야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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