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못 싸우겠다" 전역 요구한 러 병사들..우크라에 남긴 손편지 10통

황수미 2022. 9. 17.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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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200여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피로 누적과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전역을 호소하는 러시아 병사들의 손편지가 이지움에서 발견됐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지움을 되찾은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병사들이 버려두고 간 군화와 전투복 등 소지품들 사이에 남겨진 손편지 10통을 발견했다.

한편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수복한 이지움에서는 집단 매장지가 발견돼 논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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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 누적과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전역을 호소하는 러시아 병사들의 손편지가 우크라이나 동북부 이지움에서 발견됐다. [사진=트위터 캡처]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시작된 전쟁이 200여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피로 누적과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전역을 호소하는 러시아 병사들의 손편지가 이지움에서 발견됐다.

이지움은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던 우크라이나 동북부의 전략 요충지로 알려졌다. 이후 지난 11일(현지 시각) 우크라이나가 동북부 탈환 작전을 벌이며 이지움의 통제권을 거의 반년 만에 되찾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지움을 되찾은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병사들이 버려두고 간 군화와 전투복 등 소지품들 사이에 남겨진 손편지 10통을 발견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군이 이지움을 탈환하기 열흘가량 전인 지난 8월말쯤 작성돼 퇴각 과정에서 남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편지에는 주로 오랜 전투로 인해 누적된 피로와 악화한 건강 등을 호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모스크바 지역의 미사일 사령부에서 근무하다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됐다는 한 병사는 "휴식 부족에 전투 의지가 고갈됐다"며 "내게 주어진 우크라이나 영토에서의 특별군사작전 임무 완수를 거부한다"고 작성했다. 특별군사작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을 강행하며 붙인 군사행동의 공식 명칭이다.

다른 병사는 "육체적·정신적 고갈을 경험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전투가 불가하다고 호소했다. 또 부상으로 건강이 악화했음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했다며 자신의 직위 해제를 요구하는 병사도 있었다. 이 외에 결혼이나 자녀 출산을 이유로 휴가를 요청했지만 상부로부터 거절당했다는 식의 불만도 편지에 담겼다.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14일(현지 시각) 러시아에 점령됐다가 최근 되찾은 동북부 하르키우주 이지움 인근에서 우크라이나 국기를 꽂은 BMP-2 보병 전투 차량 위에 선 채 손을 흔들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한편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수복한 이지움에서는 집단 매장지가 발견돼 논란이다. 15일 하르키우 지역의 고위 경찰 수사관인 세르게이 볼비노우는 이지움 인근에서 440구가 넘는 시신이 매장되어 있었다고 스카이뉴스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시신 대부분은 총에 맞거나 지뢰 폭발 등으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는 이를 러시아군이 저지른 전쟁범죄의 결과로 보고 조사에 돌입했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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