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도 한몫..땅값 10배∙인구 70만된 제주, 뜻밖의 골칫거리

최충일 2022. 9. 1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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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만 넘은 후 9년 만에 10만명 증가


한라산을 배경으로 제주공항 상공에서 바라 본 제주시 연동 노형동 일대에 고층빌딩과 아파트 등이 들어서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도 인구가 70만명을 넘어섰다. 2013년 60만명을 기록한지 9년 만으로 통계청이 예측했던 2029년보다 7년 빠르다. 제주 인구가 늘면서 돈도 따라 왔지만, 빈부 격차와 교통·쓰레기 문제 등은 해결 과제로 떠올랐다.

17일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제주 총인구는 70만83명으로 집계됐다. 내국인 67만9016명, 외국인 2만1067명 등이다. 전체 인구의 72.7%(50만7945명)가 제주시에, 나머지 27.3%인 19만2138명이 서귀포시에 살고 있다. 연령별로는 14세 이하 유소년 13.4%, 15세부터 64세까지 생산가능인구 70.2%, 65세 이상 고령 인구 16.4%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효리’ 제주살이도 이주 열풍 한몫

JTBC '효리네 민박' 방영 당시 이효리와 이상순. [JTBC 캡처]

제주의 인구 증가는 육지에서 불어온 이주 열풍이 이끌었다. 특히 2010년을 기점으로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하려는 사람이 급증했다. 여기에는 연예인 이효리가 제주살이에 나서 주목을 받는 등 ‘셀럽효과’도 한몫했다.

제주 순이동인구는 2010년 437명, 2013년 7823명, 2016년 1만4632명, 2019년 2936명, 지난해 3917명 등으로 꾸준했다. 순이동인구는 전입 인구에서 전출인구를 뺀 것이다.


투자 수요에 땅값 10배, 아파트값 3배 상승


고층 빌딩과 호텔, 주거시설이 들어선 제주시 연동 일대. 최충일 기자
이주 열풍에 따른 부작용도 많다. 사람이 몰리자 부동산값이 너무 올랐다. 2010년 이후 저비용항공사가 자리를 잡으며 수도권~제주 접근성이 좋아진 데다 관광지로 과거보다 더 주목을 받자 투기 심리까지 자극했다. 또 한때 중국을 중심으로 한 외국인 투자도 크게 늘었다. 이효리가 살던 제주시 애월읍 인근 땅값은 10여 년 전보다 많게는 10배 이상 올랐다. 5~6년 전부터 제주지역 일부 대단지 아파트 매매 가격도 높게는 3배까지 치솟았다.

애월읍 일부 3.3㎡당 20만원 하던 게 200만원으로 올랐고, 서귀포시 대정읍 모 아파트 84㎡규모는3억원대에서9억원대로 껑충 뛰었다.


부자 많지만…빈부 격차 심화 사회문제


고층 빌딩과 호텔, 주거시설이 들어선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 일대 전경. 최충일 기자
비싸진 부동산에 부자는 더 부자가 됐지만, 빈부격차는 더 벌어졌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최근 발표한 ‘제주지역 가계순자산 규모 및 자산 격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제주지역 가계 평균 순자산은 4억9153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세종을 제외한 전국 시·도에서 서울(6억9350만원) 다음으로 많다. 제주도는 2017년 3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전국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순자산은 총자산에서 부채를 뺀 것이다. 상위 10%가 보유한 자산이 하위 40%가 보유한 자산보다 얼마나 많은지를 나타내는 팔마비율도 14.4배로 전국 평균인 11.2배보다 높았다.

사람 몰리자 쓰레기·교통 문제도 심화


지난해 2월 제주시 봉개동 쓰레기매립장에 쌓인 쓰레기 더미들. 최충일 기자
사람이 몰리는 만큼 늘어난 쓰레기도 문제다. 환경부에 따르면 제주도 내 1일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1년 764t에서 2022년에는 1150.9t으로 50.6% 증가했다. 2020년 기준 1인당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하루 1.64㎏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전국 평균 0.89㎏의 두 배에 달한다. 제주도는 도내 생활폐기물 가운데 40%가량이 관광 산업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체증과 주차문제도 심화하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제주 자동차 누적등록 대수는 67만 6710대다. 인구 1명당 거의 1대를 보유한 것으로 전국 평균보다 훨씬 높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인구 70만 시대에는 제주 브랜드 가치 상승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지만, 해결 과제도 산적해 있다”며 “환경오염, 일자리·사회간접자본(SOC) 부족 문제 등을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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